변: 안녕하세요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차근차근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오늘도 대담엔 북한 전문가로 남한 국민대 교수이신 안드레이 란코프 박삽니다. 안녕하세요. 북한이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뒤 경제 살리기를 위해 여러 모로 힘쓰고 있는 분위깁니다. 특히 북한은 황금평 특구나 나선특구 등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잔뜩 기대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중국 지린성은 지난해 나진시와 오는 2020년까지 나선 경제무역구를 개발하기 위한 기본협약을 체결했는데요. 그 전망을 어떻게 봅니까?
란코프: 값싼 노동력을 중심으로 하지 않는 한 황금평 특구와 달리 나선 특구는 수송에 의존하지 않는 사업입니다. 중국 만주에 위치하는 중국 공장은 물건을 수출하려면 제일 먼저 대령이나 단동까지 철도나 화물차로 수송해야 합니다. 너무 비싸요. 북한 만주에서 단동까지 1천 키로입니다. 그래서 비싼 육송이 많이 짧아질 수 있습니다. 나선 특구를 개발한다면 그래서 중국은 이익이 많이 생길 수 있습니다. 육상 수송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중국기업의 입장에서 북한의 동해항구를 이용할 기회가 있으면 수송비를 크게 절약할 수 있습니다. 비싼 육상수송이 많이 짧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경우에 중국은 북한을 나라나 경제로 보는 것보다 그냥 수송 공간처럼 봅니다. 다시 말해 값싸게 통과할 수 있는 공간으로 봅니다.
변: 그렇군요. 현재 나선 특구 상황은 지금 어떨까요?
란코프: 나선 특구는 황금평 특구 보다 사정이 훨씬 좋습니다. 중국은 고속도로를 완공했고 항구에서 부두를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신의주의 경우 즉 황금평 특구의 경우 중국은 북한 경제상황이나 북한 관리주의에 대해서 신경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비교적으로 성공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경제 입장에서 보면 나선 특구는 경제개발만 도와줄 수 없다 생각합니다. 나선은 한국과 중국 상품이 많이 팔리는 시장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나선 특구는 생산은 별로 없습니다. 의미 있는 경제 활동이 별로 없습니다.
변: 장성택이 지난 8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황금평 특구, 신의주 특구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경제활동 증진방안에 관해서도 논의했는데 성공적으로 봅니까?
란코프: 지금 북한 정부의 기본 희망은 중국 지원과 투자를 이용하여 거의 죽어버린 북한 경제를 살리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장성택의 중국 방문은 성공적인 것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중국측은 나선특구에 대해 관심이 있지만 다른 사업에 대해서는 의심이 많습니다.
란코프: 왜 이렇게 의심이 많을까요?
란코프: 이유는 몇 가지 있습니다. 제일 기본적인 이유는 북한에 대한 불신감 때문입니다. 저는 중국을 많이 가보고 북한과 무역을 했던 사람들과 자주 만났습니다. 그들은 입 모아 북한과 협력하기 너무 어렵다고 말합니다. 북한 간부들은 뇌물을 달라고 하고, 뇌물을 받고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곤 합니다. 북한에서 포장도로가 거의 없고 철도가 아주 낙후합니다. 그래서 중국 사업가들은 국경에서 멀지 않은 지역에 투자하지만 내륙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북한 정부는 외국 투자자들이 들어오면 철도공사, 포장도로 공사를 할 것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되지 못합니다. 세계 어디에서나 도로건설, 전기망 건설, 통신망 건설을 구축한 뒤 투자를 유치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입니다. 물론, 국내에서 부정부패를 관리하는 임무도 해당 국가가 해야 하는 일입니다.
변: 북한이 이처럼 중국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엔 사정이 열악하긴 하지만 중국 정부가 중국 회사들이 북한에 투자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란코프: 가능성은 있습니다. 중국정부는 힘이 많습니다. 그들은 중국 사업가들이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투자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기업은 중국 공산당이나 중국 정부의 압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사실상 지난 5년이나 10년 동안 북한의 지하자원 개발에 투자했던 대기업 대다수가 북한에 투자한 까닭도 중국정부의 압력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중소기업에는 압력을 가하기 어렵습니다. 중국정부는 북한의 대북 투자규모가 너무 클 경우 얻을 게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변: 북한에 대한 투자 규모가 클 경우 중국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란코프: 사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대북 투자가 크면 너무 위험한 전략입니다. 이렇게 투자한 돈은 다 낭비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성공한다 해도 경제력이 많이 커지는 북한이 중국말을 고분고분 잘 듣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반대로, 북한이 힘이 많아 지면 중국과 미국 그리고 남한과 러시아, 일본까지 이들 강대국의 대립을 자신의 이익에 맞게 잘 이용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그 경우 중국은 대북 지원을 할 필요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변: 문제는 중국은 앞으로 북한에 대해 대규모 지원을 줄 수 있을지 여부인데요?
란코프: 제가 보기에 중국이 대규모 투자를 지원하려면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북한 주권을 없애버리고 평양에서 중국 측이 100% 믿을 수 있는 위성 정권이 생기면 중국이 대규모 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북한 지도부는 현 단계에서 중국에 이러한 양보를 할 수 없습니다.
중국 측이 대규모 투자를 하려면 조건이 하나 더 있습니다. 북한 정부가 부정부패를 없애버리고 통신망과 수송망을 더 개발해야 합니다. 그러면 중국 정부의 입장과 상관없이 많은 중국 기업들이 북한에 많이 들어오기 시작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북한은 투자에 편리한 나라가 되야 합니다. 하지만 현 단계에서 북한 정부는 이러한 나라가 될 의지와 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변: 네, 감사합니다. <북한, 이게 문제지요> 오늘 순서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북한에 투자하고 싶어도 북한에 대한 불신감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는 점을 란코프 교수로부터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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