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게 문제지요-12] 북한 지도층, 국내안정 위해 김정은 절대 필요

북한군 최고사령관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1일 새해를 맞아 공식활동으로 군고위 간부들을 대동하고 탱크부대를 시찰하는 모습.
북한군 최고사령관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1일 새해를 맞아 공식활동으로 군고위 간부들을 대동하고 탱크부대를 시찰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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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안녕하세요.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이모저모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오늘 순서에서는 북한 김정은 시대의 개막에 따른 문제들을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향후 김정은 정권이 이끌게 될 북한이 어떨까요?

란코프: 현 단계에서 김정은 정권이 어떻게 될지 말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보기에 북한은 앞으로 3~4년 동안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른 살도 되지 않은 김정은은 현 단계에서 나라를 통치할 능력도, 경험도 없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나이도 있고 경험이 많은 고급 간부들의 조언을 받아 북한을 다스릴 것입니다. 그 사람들은 김정일 시대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3~4년 동안 김정은이 이끌 북한은 김정일 시대의 북한과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아마 3~4년 후에는 바뀔 수도 있습니다. 그때가면 김정은은 자신의 후견인들을 무시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음대로 정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변: 그러니까 앞으로 3~4년이 고비인데요. 혹시 아직은 권력기반이 취약한 김정은에 대한 쿠테타도 가능할까요?

란코프: 제가 보기에 현 단계에서 쿠데타나 김정은 정권에 대한 공격이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물론 김정은의 권력 세습을 보면 향후 몇 개월은 제일 위험한 기간이 될 것 같습니다. 내년 3~4월까지 그렇습니다. 만일 김정은에 도전하고 타도하려는 음모, 쿠테타가 벌어지거나 혹은 그를 대체할 수 있는 인물이나 세력이 있다면, 바로 지금이 도전 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 이러한 세력이나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기본적인 이유는 북한에서 힘이 있는 사람들이 다 같이 체제유지를 제일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체제유지를 위한 필요 조건은 바로 국내안정을 유지하는 일입니다. 그 입장에서 보면 김정은만큼 상징적인 의미가 깊은 사람이 없습니다.

올해 스물 아홉 살 정도의 김정은은 북한이란 국가 체제의 지속성을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김정일의 아들, 김일성의 손자이니까 그 사람만큼 상징성이 높은 간부는 있을 수가 없습니다. 물론 북한 지도부에서도 김정일을 싫어하거나 믿지 않는 고급간부나 군인들이 없지는 않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그 사람들도 김정은을 직접적으로 공격할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이유는 국내 안정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만약 어떤 군인이나 당중앙 비서가 김정은을 암살하거나 그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나면 일반 국민들이나 중, 하급 간부들로부터 인정을 받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이러한 시도가 북한 체제를 흔들리게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 결정권자들이 잘 아는 바와 같이 체제가 흔들린 다면 북한은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습니다. 체제가 무너진다면 그들은 자신들의 미래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변: 그런 상황이라면 북한의 특권 계층, 엘리트 계층도 국내안정을 위해서도 김정은을 지지할 수밖에 없겠네요?

란코프: 확실히 알 수 없지만 그럴 것 같습니다. 현 단계에서 북한 특권계층, 지도계층은 국내 안정유지를 위해, 또 체제 유지를 위해서 김정은이란 상징 인물을 필요로 합니다.

변: 교수님 말씀을 들어보면 국내 안정 때문에 김정은에 도전하는 쿠테타는 없을 것 같은데요. 그 경우 김정은이 이끄는 북한의 상황도 안정적일까요?

란코프: 반드시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정은에 도전할 사람이 없지만 그 측근들은 서로 많이 다툴 것 같습니다. 사실상 김정은은 현단계에서 취약한 지도자로 봐야합니다. 그 때문에 그는 불가피하게 자신을 돌봐주는 후견인들이 없으면 안됩니다. 그 후견인들은 서로 다툴 수도 있고, 또 후견인이 되고 싶은 사람들도 다양한 암투와 음모를 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지금 북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김정일의 여동생인 김경희, 그리고 그의 남편인 장성택이 힘이 제일 많은 후견인이 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들에 도전할 인물이나 세력이 많이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앞으로 몇 년 동안 지도부 다툼의 대상은 김정은이 아닌 그의 후견인들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김정은을 바꾸는 것은 체제위기와 붕괴를 초래 할 수 있지만 장성택이나 김경희를 바꾸는 것은 그리 위험하지 않을 것입니다.

변: 그러니까 김정은은 북한체제 유지의 핵심이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 없지만, 그의 주변인물과 측근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인가요?

란코프: 물론 확실히 알 수 없습니다. 권력 세습은 불가피하게 위험한 시대입니다. 사람들은 공포나 야심 때문에 비합리주의적인 행위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북한 결정권자들 대부분이 합리주의적인 정치인들이기 때문에 그들은 김정은의 상징적인 가치를 잘 알고 있습니다.

변: 그렇다면 김정은은 언제 북한의 진정한 권력자로 떠오를 수 있을까요? 다시 말해 '김정은 시대'는 언제 개막할 수 있겠습니까?

란코프: 이 질문도 확실히 대답할 수 없습니다. 김정은이 필요조건으로 생각하는 정책을 실시하기 위해서 제일 먼저 경험이 많고 믿을 만한 사람들에게 중요한 직책을 주어야 합니다. 이것은 하루 아침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물론 중요한 변수는 김정은의 개인성격입니다. 그가 야심이 많다면 하루 빨리 후견정치를 포기하고 절대 권력자가 되기를 원할 것입니다. 반대로 김정은은 권력에 대한 야심이 전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그는 아주 오랫동안 후견인들이 시키는 대로 통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김정은이 시대가 3~4년 아니면 5년후에 시작 할 것 같습니다.

변: 네, <북한, 이게 문제지요> 오늘 순서에서는 김정은이 북한의 상징적인 인물로서 체제와 국내 안정을 위해 절대 필요한 존재이고, 또 북한 지도층도 그 때문에 김정은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관해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