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전문가와 함께 짚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오늘 순서에서는 북한의 무인기 침투 문제와 관련해 국제적으로 이름난 군사문제 전문가인 조셉 버뮤데즈(Joseph Bermudez Jr.) 씨의 견해를 들어봅니다. 버뮤데즈 씨는 북한 군사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KPA 저널 편집인이기도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북한이 정찰활동 목적으로 보낸 무인기가 지난 3월과 4월 남한의 경기도 파주, 인천의 백령도, 강원도 삼척에서 추락된 채 발견돼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남한 군당국은 북한이 현재 약 300대 정도의 무인기를 운용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요. 북한이 언제부터 무인기 개발에 관심을 가졌다고 봅니까?
버뮤데즈: 북한은 1960년대 후반부터 무인기를 확보하는 데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미국이 한반도 비무장지대 상공과 베트남에서 무인기를 운용한 데 따른 반작용이었죠. 미국은 당시 북한과 베트남 양국에 대해 무인기를 활용해 광범위한 정찰활동을 벌였는데 바로 이런 활동이 북한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이죠. 또한 남한도 그 즈음 자체적인 무인기 개발에 관심을 보였는데요. 이를 계기로 북한은 본격적으로 무인기 개발에 나선 겁니다.
기자: 무인기는 통상 정찰활동이 목적이지만 공격용으로 개발되기도 했는데요. 이번에 남한에 추락한 무인기들을 보면 추락한 3대 모두 북한에서 발진했고, 남측의 군사기지 상공을 비행하도록 좌표가 입력됐는데요. 이걸 보면 추락한 북한 무인기의 주목적도 정찰활동으로 봐야죠?
버뮤네즈: 그렇죠. 통상 무인기 역사를 보면 초기에 나온 무인기들은 주로 정찰활동을 목적으로 개발된 것으로 정찰대상은 대공미사일 부대와 전투기 교란을 위한 훈련에 나선 비행기들이었습니다. 공격용으로 전환된 무인기가 나온 것은 나중이었죠. 공격용이 가능하게 된 데는 정밀유도 폭탄과 항법장치를 장착할 수 있게 된 덕분입니다. 물론 초기에도 이런 공격용 무인기가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은 나중이었습니다.
기자: 말씀하신 대로 요즘 무인기 하면 정찰활동 못지 않게 공격용 무인기가 큰 관심을 끄는데요. 이를테면 미국은 국제테러조직인 알 카에다 지도자들을 분쇄하기 위해 파키스탄 등에서 공격용 무인기를 활용하지 않았습니까? 북한의 무인기는 이런 공격용 무인기와는 다르죠?
버뮤데즈: 현재로선 그렇습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현재 상당히 정교한 항법장치, 정찰 및 통신장비를 갖춘 소형 공격형 무인기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무인기들은 아주 효과적으로 공격 능력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북한제 무인기는 아직 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북한이 자체적으로 개발해 최근 군사 열병행진에서 선보인 무인기는 본질적으로 정찰용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 무인기가 공격용이며 목표물을 향해 추락하는 방식으로 고안됐다고 주장합니다. 그런 식으론 그다지 효과를 거두기 힘듭니다. 그럼에도 북한은 그런 실험을 해봤다고 주장합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북한은 앞으로 무인기에 무기를 탑재하려 시도할 겁니다.
기자: 북한이 1960년대 최초 무인기를 개발하려고 했을 때는 나름대로 목적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버뮤데즈: 물론 처음엔 정찰이 목적이었겠지만 공격용 무인기도 개발하려 했을 겁니다. 무인기는 작기 때문에 남한의 방공망을 침투할 가능성이 높죠. 또 다른 나라를 염두에 둔다면 장거리 무인기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기자: 이번에 추락한 북한제 무인기는 정찰용인데 그럼에도 여전히 남한엔 군사적 위협이 되겠죠?
버뮤데즈: 좋은 질문입니다. 그건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른데요. 비록 현재로선 큰 의문이긴 하지만, 만일 북한이 무인기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지금까지 확보할 수 없었던 군사 정보를 얻어낼 수도 있고, 그것도 주기적으로 얻어낼 수 있습니다. 이는 남한은 물론 남한 내 미군기지에도 안보 위협을 제기합니다. 물론 이게 가능하려면 북한이 무인기를 제대로 활용할 줄 알고, 또 해당 부대도 잘 운용돼야 합니다. 이 부분에 관해 우린 알 길이 없죠. 만일 북한이 효과적인 공격용 무인기를 개발한다면 유사시 위기가 발생할 때 남한군은 물론 미군 병력에도 추가 위협을 제기합니다. 이처럼 정찰용은 물론 공격용 무인기를 북한이 확보한다면 지금까지 가져보지 못한 군사능력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현재로선 북한이 공격용 무인기까진 개발하지 못한 것으로 봅니다. 아직은 기술 수준이 거기까진 못 미친다는 뜻이죠.
기자: 자료를 보면 북한은 자체 개발한 방현 무인기를 비롯해 3백여대의 무인기를 운용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이런 무인기들은 북한 자체 기술로 만든 것인가요 아니면 외국의 지원을 받았다고 봅니까?
버뮤데즈: 제가 볼 땐 북한이 외국 기술을 도입한 뒤 자체 기술을 가미해 만든 것입니다. 이를테면 군사행진 때 선보인 무인기의 제트추진 장치는 세계 도처의 무인기에는 볼 수 없는 겁니다. 몇 개는 비슷해 보일지 모르지만 정확히 맞는 것은 아니죠. 그걸 보면 북한이 해외 기술을 가져다 자체 생산기술에 접목을 시킨 것입니다. 즉 북한은 그런 기술을 자체 기술과 결합해 북한 실정에 맞는 무기를 개발한 셈입니다.
기자: 북한이 해외기술을 도입했다고 했는데요. 실제로 북한은 1988년과 1990년 사이에 중국에게서 맨처음 무인기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맞습니까?
버뮤데즈: 맞습니다.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북한은 중국제 무인기를 도입한 뒤 이를 바탕으로 자체 무인기를 개발했습니다. 중국이 왜 북한이 무인기를 제공했는지 공개적으론 알 길이 없습니다. 중국이 그냥 북한에 제공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민간 회사를 통해 민간업자로부터 얻었을 수도 있습니다. 무인기는 여러가지 민간용 목적도 많기 때문이죠.
기자: 북한의 무인기에 관해 쓰신 글을 보면 북한이 중국 말고도 시리아로부터도 관련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돼 있는데요?
버뮤데즈: 맞습니다. 시리아는 러시아에서 제도한 저고도 고속비행 시스템을 포함 무인기 기술과 운용 정보를 1994년경 북한에 제공한 것 같습니다. 또한 시리아는 이 같은 시스템에 근거해 몇 가지 모델을 북한에 제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이를 도입한 뒤 자체 무인기 프로그램에 통합했을 겁니다.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시리아 기술자들이 북한의 무인기 개발에 관여했다는 증거는 있습니다.
기자: 사실은 북한은 과거 시리아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참여하는 등 핵 협력을 제공했고, 그래서 두 나라의 군사협력은 늘 주목을 받지 않습니까?
버뮤데즈: 사실 북한, 시리아 양국 간에 이런 무인기 거래가 1990년대 벌어졌는데 이는 두 나라가 당시에 맺은 군사협력협정에 근거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협정엔 탄도 미사일 기술과 지금은 폐기된 시리아의 원자력 협력 기술도 포함돼 있던 것이죠. 북한과 시리아 두 나라 군사협력 역사를 보면 1960년대 후반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기자: 그걸 보면 북한이 무인기 기술 이전 등을 대가로 시리아에 군사 기술을 넘겼을 가능성은 충분하겠군요?
버뮤데즈: 분명 북한은 시리아에 무기 뿐만 아니라 군사 고문관, 과학자, 기술자들은 물론 탄도 미사일 기술과 제조 장비까지 넘겼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또한 시리아 원자력 건설과 관련해 북한이 핵심 부품을 넘겼을 것으로 보는 겁니다. 물론 이 원자로가 나중에 파괴되긴 했지만 말입니다.
기자:네,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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