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교수님이 지난 8월 말 북한과 마주한 중국의 유명한 국경도시 단둥을 방문하셨는데요. 우선 단둥이란 도시가 왜 중요할까요?
답: 단둥은 쉽게 말해 북한의 대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른 국가에 비하여 쇄국정책, 즉 고립정책을 엄격하게 시행하고 있는 북한은 옛날 성곽 도시와 유사합니다. 성곽도시라고 해도 몇 개의 대문이 있습니다. 북한에게 제일 중요한 대문은 바로 단둥입니다. 110년 전에 경의선, 즉 평양을 통해서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철도가 생겼을 때부터 압록강 하류에 위치한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이라는 쌍둥이 도시는 바로 북한 무역의 기본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단둥의 이런 역할은 여전히 비중이 높습니다. 북한의 경우 통계 대부분이 비밀이거나 비공개여서 확실히 알 수 없지만 단동을 통해서 북한 전체 무역량의 3분의 2 정도가 중국으로 통과한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 단동에는 북한 외화벌이 회사도 많고, 외화벌이 사업을 하는 무역대표들이 엄청 많습니다. 또한 단둥에는 북한노동자들은 1,5000명이나 20,000명 정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단둥은 중국에서 북한 사람들이 제일 많은 도시입니다.
질문: 방금 최대 2만 명 가량의 북한 사람들이 단둥에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이들 북한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답: 쉽게 말하면, 단동에 체류하는 북한 사람들은 두 개의 계층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특권 계층이고 다른 하나는 노동 계층입니다. 우선 노동계층부터 살펴보면 이들은 물론 단동의 중국 기업소에서 노동을 하는 북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북한에서 국가기관에 의해서 중국으로 파견된 사람들입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일하고, 자신의 가족들을 위해서도, 나라를 위해서도 돈을 벌고 있습니다.
문: 그럼 이번 방문 기간 중 혹시 단둥의 북한 노동자들과 만난 적이 있습니까
답: 없습니다. 러시아를 비롯한 제3국에서 북한 노동자를 만난 적이 있지만 중국에서는 만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단동에 와 있는 북한 노동자들은 감시원들의 너무 엄격한 감시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러시아에서 북한 노동자들은 자유가 많습니다. 그들은 거의 자유롭게 공장에서 나갈 수도 있고, 수많은 경우 자신들의 취업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이것은 러시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중국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단둥에 와 있는 북한 노동자들은 기업소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들에게 숙소는 사실상 감옥과 별 다를바가 없습니다. 계속 감시를 받고 있고, 따라서 저와 같은 외국사람 뿐만 아니라 현지 중국인들과도 만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질문: 완전 통제를 받는다는 뜻이군요. 러시아에서 북한 노동자들은 자유가 있는데, 왜 중국에서는 이처럼 엄격한 감시를 받고 있을까요
답: 북한 노동자들이 자유가 많은 나라는 러시아 뿐만 아닙니다. 중동국가들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도 자유가 많습니다. 따라서 중국에서 노동자들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은 약간 예외적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유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단둥을 비롯한 중국의 만주지역, 즉 동북3성 지역에서는 남한사람들이 많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왜냐하면 북한사람들은 단둥에 나와 있는 남한 사람들을 통해서 남한생활에 대해서 많이 배울수도 있고, 탈북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흥미롭게도 중국에 와 있는 평범한 북한 사람들은 휴대폰, 즉 북한말로 말하면 손전화가 있을 수 없습니다.
기자: 왜 그럴까요?
란코프: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아무 외부 연락을 할 수도 없게 하고, 외부세계에 관한 위험한 지식을 알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도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이런 사정을 안타깝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요즘에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의 열악한 상태에 대해 비판이 많지만, 북한주민 대부분에게 해외로 노동자로 가는 것은 별따기입니다. 이유는 돈 때문입니다. 중국 내 북한 노동자들은 현지 중국인 노동자들보다 3분의 1 수준의 생활비를 받지만, 그들이 받는 돈은 북한 기준으로 보면 매우 큰 돈입니다. 그들은 이 돈을 가지고 귀국한다면 장사를 시작하기 위한 밑천으로 쓸 수 있습니다.
질문: 단둥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을 인민대중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면 단둥의 북한 특권계층은 누구입니까?
답: 단둥의 북한 특권계층은 무역대표들입니다. 무역일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무역대표들은 북한 외화벌이 회사들에 의해서 파견됩니다. 그들의 체류 목적은 쉽게 말하면 대규모 장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중국에서 잘 팔리는 상품을 북한으로 수입하기도 하고, 북한에서 잘 팔리는 상품을 중국에 수출하기도 합니다. 장사이니까, 기본 원칙은 간단합니다. 싸게 살고 비싸게 팔아야 하는 원칙입니다. 무역대표들은 국가에 매년마다 일정한 금액을 바쳐야 하지만, 남은 돈으로 사무실 등을 관리합니다. 돈이 더 많이 남는다면, 그들의 개인 수입입니다. 요즘에 북한 국가가 외화상황이 조금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바쳐야 하는 돈을 옛날보다 많이 요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역대표들 가운데 막대한 돈을 가지고 있는 부자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이 단둥에서 10년이나 15년 전부터 살아 왔기 때문에, 중국이나 일본 기준으로도 부자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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