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9월 이후 대북 초강경 압박으로 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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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최근 중국공산당 쑹타오 대외연락부장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해 상당한 관심을 받았습니다. 쑹타오의 방북을 계기로 북중 양국관계가 어떻게 될지 궁금한데요. 지금 두 나라 관계의 상태는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란코프: 제가 볼 때 지난 8-9월부터 중국과 북한 관계가 빨리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것은 갑작스러운 소식입니다. 저는 거의 25년 동안 북중 관계를 관찰해왔지만 이렇게 양국관계가 빠르게 나빠진 것은 1992년 남조선과 중국이 수교한 때 이후로 보지 못한 일입니다. 관계가 빨리 악화되었다는 신호는 매우 많습니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 2375호를 잘 지키려는 생각이 있습니다.

기자: 북중 관계가 이렇게 악화된 데는 유엔의 대북제재에 중국이 동참한 측면도 있을 것 같은데요. 중국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에 예외없이 동참해왔죠?

란코프: 그렇다고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았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원래 종전의 대북 결의들은 가장 최근에 유엔이 채택한 2375호만큼 엄격하지 않았습니다. 과거 결의 내용들은, 북한이 수출할 수 있는 것도, 수입할 수 있는 것도 여전히 많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이런저런 구실을 내세워 대북제재를 부드럽게 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2016년 3월부터 북한은 해외로 석탄을 수출할 수 있는 길이 막혔지만 석탄을 수출해서 얻은 돈을 민간 복지로 쓸 경우에는 석탄 수출이 가능했습니다. 당연히 북한 측은 항상 석탄 수출의 목적이 인민복지라고 주장했고, 중국측은 이 말을 믿는척하며 수입하였습니다. 바꾸어 말해서 제재 자체는 구멍이 아주 많이 있었고, 중국측은 이 구멍을 잘 이용했습니다. 게다가 매우 중요한 것은, 중국이 국제시장 가격보다 훨씬 더 싸게 석유와 정유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것입니다.

기자: 그런 측면에서 보면 중국은 대북제재를 실시할 때 100% 동참이 아닌 매우 소극적인 태도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란코프: 기본이유는 중국의 전략적인 국가이익 때문입니다. 중국은 북한의 핵개발을 결코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핵개발보다 더 싫어하는 게 있습니다. 이것은 다름이 아니라 북한의 체제붕괴, 그리고 혼란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중국이 대북제재를 엄격하게 하도록 압박했을 때, 중국측은 반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중국의 기본 우려는 북한에 압박을 많이 가하고, 그래서 그 영향으로 북한에서 경제위기가 발생한다면, 북한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중국측에게 북한이 흔들리는 사태는 악몽과 같은 일입니다. 그래서 중국은 북한에게 압력을 가하지만, 지나친 압력을 가해서는 안 된다는 태도입니다. 그러나 최근 소식을 보면 이런 중국의 소극적 태도는 옛날 이야기가 된 것 같습니다.

기자: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란코프: 중국에서 나오는 여러가지 신호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는 개인적으로 중국 학자나 외교관들과 가끔 만나는데, 이들에게서 분위기가 바뀐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 9월부터 갑작스럽게 미국만큼 대북 제재를 강하게 하는 경향이 생겼습니다. 9월 말 중국정부는 중국에 있는 북-중 합작기업들이 향후 3개월 이내에 영업을 중지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지금 중국에 북한식당이 수십 곳 정도 있는데, 이들은 내년 1월 초순까지 문을 닫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은 모두 다 귀국을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지금 중국에는 북한 파견 노동자들이 3만 명 정도 있습니다. 중국정부는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한 중국 기업들에게 권고를 했습니다. 이 권고의 내용이 무엇일까요? 첫째로 북한 노동자들은 고용기간이 끝난 다음에 그들의 조국, 북한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요구입니다. 둘째로 북한 노동자들의 고용기간을 연장할 수 없고, 새로운 노동자들도 고용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기자: 그렇다면 중국에 있는 북한노동자들이 모두 다 2018년에 귀국할 것이라고 생각해도 되겠습니까?

란코프: 그럴 것 같습니다. 물론 현 단계에 중국이 이 원칙을 얼마나 잘 지킬 지 알 수 없지만, 지금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감안해보면, 북한 노동자들은 길어야 1년이나 1년 반 이내에 거의 모두 귀국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들을 대체할 북한 노동자들도 올 수 없습니다. 이것은 당연히 북한경제에 심한 타격을 줄 것입니다. 왜냐 하면 북한노동자들은 그들이 번 돈의 대부분을 국가에 바쳐야 했습니다. 북한정부는 중국에 값싼 노동력 송출을 통해서 돈을 잘 벌었지만, 이제는 노동력 송출로 돈을 벌 방법이 사라졌습니다.

기자: 그런 입장에서쑹타오 대외연락부장의 방북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기자: 의미가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측은 자신의 입장을 표시하려 쑹타오 특사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도, 멀지 않은 미래에서도 북한은 중국의 이러한 태도를 받아들이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쑹타오의 방북은 언론의 생각만큼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