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 실험으로 남북관계 1~2년 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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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직면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함께 짚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북한이 결국 4차 핵실험을 단행했습니다. 북한은 원자탄이 아닌 수소탄 실험이라고 주장하지만 한국과 미국 등 많은 국제세계는 믿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실험을 어떻게 보십니까?

란코프: 가장 먼저 저는 이 핵실험이 정말 수소 폭탄 실험인지 의문이 갑니다. 우리가 며칠 안에 그 질문의 정답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현 단계에서도 수소 폭탄이 아니라고 생각할 근거가 많습니다. 북한이 수소 폭탄이라고 주장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들에게 핵무기는 가장 크고 강력한 외교 수단이자 복제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소 핵무기는 일반 핵무기 보다 더 강하기 때문에 수소 핵무기라고 주장함으로써 보다 더 많은 외교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 것 같습니다. 즉, 다른 국가들이 북한이 수소 폭탄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더 많은 양보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수소 폭탄이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기자: 북한은 이미 2006, 2009, 2012년3차례 핵실험으로 유엔의 강력한 경제제재를 받고 있고, 또 다시 핵실험하면 더 강력한 제재가 뒤따른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왜 또 다시 이런 일을 감행했을까요?

란코프: 물론 핵실험을 실시하는 것 자체는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북한은 자신이 핵 보유 국가라고 앞으로도 주장할 것입니다. 유엔안보리에서 제재를 내릴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이것은 북한에게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실상 북한이 가장 무섭게 생각하는 것은 국제 제재 보다 중국 태도의 변화입니다. 중국은 북한의 무역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북한 무역의 3/4 정도가 중국과의 무역입니다. 작년 10월부터 몇 년 동안 긴장되었던 중-북 관계가 개선될 조짐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중국의 태도가 많이 변했고, 북한 경제가 심할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기자: 북한은 과거 3차례 핵실험 때와 달리 이번엔 우방인 중국한테도 사전통보를 하지 않았습니다. 중국이 향후 유엔 제재에 동참하는 것은 물론 독자 제재도 가능하겠죠?

란코프: 제가 이미 말씀을 드린 바와 같이, 중국의 태도는 기본 변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과 북한 관계가 얼마 전까지 좋지 않았습니다.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기 시작한 이유는 2013년 제 3차 핵실험 때문입니다. 작년 말, 북한 외교는 제3차 핵실험이 야기한 위기를 극복하고 중국으로부터 지원과 투자를 다시 북한에 유치하였습니다. 중국 정부는 2년 정도 중단되었던 북한 지원을 위한 사업을 작년 말부터 다시 시작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라선 특구에 전기를 선전하기 위한 전기선 건설을 다시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핵실험으로 인해, 중국은 다시 한 번 북한과의 협력을 냉동시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결국 북한 경제는 심한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기자: 이번 핵실험이 김정은 정권의 몰락을 재촉할까요 아님 오히려 더 강화할까요?

란코프:, 제가 보기에 북한 사람 대부분은 북핵에 대해 별로 반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실상 이번에 그냥 핵실험을 하는 것보다 수소 폭탄 실험을 했다고 주장함으로써 김정은 정권은 국내에서도 자신의 인기를 향상시키려고 노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따라서 이번 핵실험은 단기적으로는 정권을 강화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그렇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중국과의 관계가 다시 악화된다면, 북한 경제가 심한 타격을 얻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제 제재의 강화도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북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미칠 것입니다. 결국 지난 5~7년 동안 지속적으로 생활이 향상되어 온 북한 주민들은 다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결국 체제에 대한 불만이 심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번 핵실험이 경제 어려움을 초래한다면, 국내 안전은 약화될 것입니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 어떻게 될지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기자: 한국 박근혜 대통령은 ‘상응한 강력한 제재를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작년 8월 합의에 따라 중단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로 했는데요. 올해도 남북한 관계개선은 물 건너 갔죠?

란코프: 남북한 관계를 감안하면, 이번 핵실험은 매우 안 좋은 소식입니다. 남한 정부는 북한과의 관계가 별로 좋지 않았지만 작년 8~9월부터 즉 이산가족 상봉 이후부터 좋아질 기미가 보였습니다. 그러나 제4차 핵실험 이후, 남한이 북한과 교류를 지속할 이유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북한 신문 언론의 주장과 달리, 이와 같은 상황에서 남북 관계의 개선을 가장 많이 반대할 세력은 남한의 인민 대중들일 것입니다. 남한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시작한다면, 이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을 것입니다. 사실상 이번 핵실험은 앞으로의 1~2년 동안 남북한 관계의 개선을 거의 불가능하게 할 사변입니다.

기자: 네,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