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게 문제지요-11] 김정일 사후 통일의 최대 장애물은 북한 간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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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안녕하세요. 북한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이모저모 살펴보는 <북한, 이게 문제지요> 시간입니다.

오늘도 북한 문제 전문가인 국민대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님 나와 계십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7일 사망하면서 북한의 향후 정정 불안과 함께 북한 정권의 몰락 내지는 통일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오늘 통일에 대한 북한 입장을 살펴볼까요?

란코프: 네, 그러지요. 사실 북한에서 통일의 길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북한 특권계층, 북한 간부들의 반대입니다. 세계적으로 남북 통일을 반대하는 세력은 많습니다. 하지만 북한지도층만큼 반통일 감정이 심한 세력이 없습니다.

변: 북한 지도층도 말로는 통일을 지지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란코프: 물론 북한 간부들은 말로만 통일을 지지합니다. 그러나 사실상 그들은 통일을 정치 자살과 같이 생각합니다. 북한 언론은 남조선 생활에 대해서 거짓말을 많이 합니다. 원래 북한 언론은 남조선이 지옥과 같은 나라, 주민들이 어렵게 사는 나라라고 주장했습니다. 지금 북한에서 이러한 주장을 믿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10년 전부터 북한 신문이나 방송은 이러한 거짓말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그 대신에 새로운 거짓말을 만들었습니다. 이 새로운 거짓말이란 무엇일까요? 바로 남조선 사람들이 김정일을 흠모하고 김정일 통치 밑에서 살고 싶다는 거짓말입니다. 이와 같은 거짓 선전을 하는 이유는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김정일의 위대성을 선전하기 위해섭니다. 그렇게 하면 남북 통일이 되어도 김정일이나 그의 후계자가 인기 높은 지도자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통일 이후 김정일이 그대로 지도자로 인정을 받을 수 있을 줄 안다면 고급 간부들이 통일을 싫어할 까닭이 없습니다.

하지만 통일 후 북한 정치를 결정할 사람들은 노동신문보다 조선일보나 동아 일보를 읽는 남한 사람들입니다. 북한 간부들은 남조선의 현실을 잘 압니다. 그들은 통일이 되면 자신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알 고 있습니다. 그들은 통일이 되면 자신의 특권과 권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알 고 있습니다.

변: 남한 사람들은 통일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북한 주민들은 아나요?

란코프: 글쎄요. 남한 사람들도 말로는 통일을 원한다고 합니다. 진보세력도 보수세력도 입을 모아 통일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서로 비판할 때 반대편을 반 통일 세력으로 묘사합니다. 하지만 남한 정치 현실을 본다면 통일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남북한 경제격차 때문입니다. 북한이 어렵게 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통일이 자신들에게 심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북한 간부들도 통일을 반대하는 이유는 이와 비슷합니다. 그들의 주요 걱정도 크나큰 경제격차입니다.

변: 그 격차가 얼마나 큰지 대다수 북한 주민들은 잘 모르겠지요?

란코프: 맞습니다. 이미 이 시간을 통해 누차 말씀드린대로 세계에서 남북 한 만큼 일인당 소득격차가 심한 이웃나라는 없습니다. 북한에서 오토바이만 있어도 부자입니다. 반대로 남한에서 5천만명 인구 중 자가용 승용차를 보유한 인구가 1400만명이나 됩니다. 매년마다 해외를 방문하는 남한 사람들은 1700만명 입니다. 대부분 관광차 외국을 방문하는 사람들 입니다. 북한에서 식량난으로 거의 100만명의 인구가 굶어 죽었을 때 남조선 여성들이 제일 큰 관심사는 몸이 뚱뚱해 지지 않게 하는 다이어트 관리였습니다.
남북 관계가 활발해진다면 북한 사람들은 이 같은 격차를 알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들의 세계관과 의식은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북한에서 50년 동안 60년 동안 권력을 유지해온 사람들에 대한 분노를 폭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 지배계층은 이 사실을 알 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그들은 남북 관계를 활발해 지는 것을 통제, 제한 시키려 노력합니다.

변: 하지만 이처럼 남북관계의 활성화를 통제하려는 북한도 남북경제 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만큼은 어느 정도 남북 교류를 허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란코프: 북한 간부계층이 받아 들일 수 있는 남북 교류는 그 대가로 돈을 받되, 북한 주민들이 남한 생활에 대해서 배울 수 없는 형태의 것입니다. 북한 특권계층이 개성공단을 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로 북한 정권은 개성공단을 통해서 돈을 벌고 있습니다. 둘째로 개성공단 노동자들이 남한에 대해서 많이 배울 수 밖에 없지만 그들은 같은 지역에서 살고, 보위부와 노동장에서 엄격한 감시를 받고 있습니다. 북한 특권 계층의 희망은 개성공단과 같은 협력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러한 협력 때문에 위험한 지식이 확산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남과 북이 진짜 통일의 길로 가기 시작한다면 통제하기 어려운 관계와 접촉이 많이 발생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북한 언론은 연방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연방제라면 남북관계가 어떻게 바뀔까요?

변: 아무래도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을까요?

란코프: 그렇습니다. 연방제뿐만 아니라 연방 준비 단계에서도 남북 관계가 많이 커질 것입니다. 그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남한이 얼마나 잘 사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그들은 정권에 대한 불만이 커지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방제가 가까워 올수록 이러한 위험한 지식이 더욱 확산될 것입니다. 북한 사람들은 서울에서 잘 못사는 사람이라도 자가용도 있고 컴퓨터도 있고 매일마다 쌀밥에 고기요리까지 먹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물론 지금도 이러한 소문은 많이 퍼져 있습니다. 특히 남한에서 나온 연속극, 영화 등 때문에 이러한 소문이 많이 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문은 소문일 뿐입니다. 믿을 수도 있고 믿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직접적으로 경험한다면 소문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된다면 북한 체제가 흔들리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변: 북한은 과거 고려연방제를 주창하는 등 끈질기게 연방제를 주창해왔는데 지금도 그런가요?

란코프: 북한 특권계층은 지금은 연방제가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연방제를 결사 반대합니다. 말로만 연방제를 추진하는 이유는 자신의 진짜 반 통일 입장을 숨기는 것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연방제를 이룩하는 방법은 김정은이나 김정일 정권과의 회담이 아닙니다. 제가 보기에 연방제식 통일은 북한이 먼저 민주화된 이후에만 가능할 것입니다. 바꾸어 말해서 김정일이나 그 후계자를 대체할 민주 세력만이 연방제 통일을 이룩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연방제 통일은 아주 좋은 전략입니다. 흡수통일 보다 훨씬 좋은 전략입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북한에서 정권이 바뀌지 않을 때까지 실시 할 수 없는 전략입니다.

변: 네, 말씀 감사합니다. <북한, 이게 문제지요> 오늘은 통일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입장에 관해 란코프 교수님과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