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미사일 논란에 싸인 북한 열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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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한영진입니다. 북한이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 105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단행했습니다. 북한의 청취자 분들도 이 열병식을 텔레비전을 통해 봤을 텐데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주석단에서 만족스럽게 열병식을 지켜보았습니다.

이번 열병식은 트럼프 미국 정부가 북한의 6차 핵실험 징후와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움직임에 강력한 군사적 응징을 가하겠다고 벼루고 있는 가운데, 진행되어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하지만, 열병식에 가짜로 의심되는 지상대 공중 미사일이 등장하는가 하면 북한이 최신 주력전차로 개발한 선군호 탱크가 열병 대오에서 이탈하는 모습이 영상에 공개되어 북한 무기의 실전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는 "가짜 미사일 논란에 싸인 북한 열병식"에 대해 보내드리겠습니다.

영 언론 '열병식에 가짜 미사일 등장' 제기

먼저 북한의 지대공 미사일 가짜라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의 열병식을 취재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한 영국 BBC 방송의 존 서드워스(John Sudworth) 기자는 김일성 광장 앞에서 현지 실황보도를 진행했습니다.

북한 열병식 녹취/John Sudworth 기자 보도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이 가짜라는 의혹을 제기한 매체는 영국 데일리메일이었습니다. 데일리 메일은 16일(현지 시각) "열병식 현장을 전하던 존 서드워스 BBC 기자 뒤편으로 줄지어 가는 미사일 중 하나의 탄두 끝이 부자연스럽게 위쪽으로 휘어진 것이 포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실제로 서드워스 기자의 등뒤로 지나가는 북한 미사일들 가운데 탄두가 하늘로 약간 휘어진 모습이 나타났고 이는 전세계 언론을 탔습니다. 한국 언론의 보도를 들어보겠습니다.

한국 언론 녹취(MBN): 영국의 데일리 메일은 "탄두가 심하게 구부러진 미사일뿐 아니라 금이 가 있는 무기들을 본 사람들은 북한의 미사일을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의 환구시보도 미사일 전문가의 말을 통해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발사체는 실제 미사일이 아니라 모형일 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6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을 받는 북한 김정은이 태양절에 대규모 열병식을 통해 신형 무기들을 공개했다며 "하지만 공개된 미사일 중 일부는 가짜일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이번 김일성 생일 105주년 기념행사를 취재하도록 외국기자들을 초청하고, 일부 허락된 것만 찍도록 통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BBC 카메라는 가짜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찍을 수 있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동영상을 본 네티즌, 즉 인터넷 시청자들속에서는 북한 미사일의 진위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습니다.

영상을 본 한 네티즌은 "북한이 공개한 지대공 미사일은 구 소련이 개발한 S-200형 지상대 공중 미사일"이라면서 "이 미사일은 탄두의 앞부분이 약간 휘게 설계되어 있다"며 가짜설을 부인했습니다.

그러자, 다른 네티즌은 "그러면 다른 미사일은 모두 휘지 않았는데, 왜 유독 하나만 휘었는가?"면서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한이 가짜 미사일 모형을 공개하는 것도 일종의 기만전술이라고 남한의 동국대학교 김용현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김용현 /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다만, 우스꽝스러운 (미사일) 모형을 외부에 비춰지게 함으로써 자신의 능력을 감추면서 의도된 기만전술을 펼쳤다. 그런 차원에서 경계심을 늦출 수 없는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김일성 생일을 계기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나 6차 핵실험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10만톤급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한반도 해역으로 출동시키고, 대북 군사억지력을 높이자, 북한은 공격의 구실을 주지 않기 위해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보다는 무력시위를 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북 주력전차 '선군호' 연기 뿜으며 열병대오 이탈

북한의 이번 열병식에서 또 다른 관전포인트, 즉 볼거리는 선군호 탱크의 성능이었습니다.

북한 TV 녹취: 김성철 육군상장의 지휘차를 따라 광장에 들어선 땅크(탱크) 장갑차 종대!

하지만, 김일성 광장으로 선군호 탱크 부대가 들어서고 있을 때, 탱크 1대는 연기를 뿜으며 대오에서 이탈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한국 언론은 김정은 위원장이 김일성 광장을 가르며 지나가는 비행기들을 바라보느라 '선군호' 탱크가 이탈하는 장면을 보지 못한 듯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일성 광장앞으로 9대로 구성된 탱크 종대가 지나가야 했지만, 8대만이 지나갔습니다.

북한이 주력 전차로 선보인 '선군호' 탱크는 구소련의 2세대 전차인 T-62를 개조한 것으로 대구경 기관총과 대공 미사일까지 갖추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무게를 늘린 결과 차체를 감당할 수 있는 엔진까지 개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 장면은 본 외국인들은 "북한이 열병식을 위해 준비를 많이 했지만, '맛이 간 선군호 탱크 때문에 오점을 남겼다'고 평가했습니다.

북, 상금액수까지 공개하며 외국인 유치

최근 북한이 김일성 김정일 생일을 계기로 진행하는 축전과 체육대회에 참가하는 외국인들에게 항공료와 상금까지 제공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외국인 유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북한은 4.15행사가 끝난 즉시 대외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 내년도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 참가하는 외국인들에게 체류비와 교통비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공개했습니다.

비용이 제일 많이 드는 항공료는 "자부담을 원칙으로 하되, 특별한 경우에는 축전조직위원회가 부담할 수 있다"라는 '특별 단서'를 달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지금까지4월의 봄친선예술축전을30차례 진행했지만, 지원규모에 대해서는 비밀에 부쳐왔습니다. 대신 "세계의 벗들이 수령님을 존경하여 자발적으로 찾아오고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북한이 지금까지 외국인들에게 제공되는 항공료나 상금의 액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내년부터 진행될 예정인 '정일봉상 국제성악콩클 대회에는 상금을 지불하겠다고 공시했습니다.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2018년부터 평양에서 정일봉상 국제성악콩클을 2년에 한번씩 조직한다"면서 1등한 한 사람에게는 금메달과 상장, 시상금 1만 달러를 수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2등을 2명에게는 은메달과 상금 5천달러, 3등을 한 3명에게는 각각 동메달과 상금 3 천달러를 각각 수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4월 9일 평양에서 진행된 제28차 만경대상 국제마라톤 대회 때부터 상금 액수를 달러로 지불하겠다고 공개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조선체육'이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선수들의 왕복 비행기표와 숙식비와 교통편, 구급치료비까지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공지했습니다.

당시 마라톤 경기에서 1등한 사람에게는 미화 1만달러, 2등에게는 7천달러, 3등에게는 3천달러를 지급하는 등 10등까지 차등 지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28차 만경대상 국제마라톤 대회에서는 북한의 박철 선수와 조은옥 선수가 1등을 했습니다. 이들에게 약속한대로 상금을 전부 다 지급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핵문제와 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문제로 북한은 최근 심각한 외화난을 겪고 있습니다. 북한이 심각한 외화난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구체적인 보상 내용까지 공개하면서 외국인들을 유치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베일에 싸여 있던 보상금 내역이나 상금규모까지 미화로 공개한 것은 참여율이 부족한 김부자 우상화 행사에 더 많은 외국인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유인책으로 풀이해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어디로' 오늘 시간에는 "가짜 미사일 논란, 고장난 탱크로 웃음거리 된 북한 열병식"을 보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