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중국의 대북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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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한영진입니다. 6차 핵실험을 목전에 둔 북한을 둘러싼 주변 강대국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80여대의 비행기를 싣고 다니는 미국 핵원자력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한반도 동해바다로 향하고 있고, 미 해군 7함대의 핵잠수함 미시간호 등 미국의 전략무기가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 한반도에 집결하고 있습니다.

보통 한개 국가의 군사력과 맞먹는다는 칼빈슨호 항모전단은 비행기를 탑재한 항공모함뿐 아니라 여러척의 구축함과 핵잠수함으로 이루어져 전쟁 하나를 치를 수 있는 전력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거기에 1만 8천톤급 핵잠수함 미시간호는 사거리가 2천km가 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150여발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먼거리에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정밀타격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이처럼 한반도 수역에 방대한 무력이 집결되는 동시에, 북핵실험과 대륙간 탄도 미사일 도발을 막기 위해 미국과 중국 한국 일본, 독일 등 국가들이 참여하는 범 국제적 연대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는 '달라진 중국의 대북제재'를 보내드립니다.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 미사일 도발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한국, 일본 등 국제사회가 머리를 맞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26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의원 전원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대북정책을 비공개 브리핑할 계획입니다. 북한이 핵단추를 누를 경우, 군사력 사용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에 대한 초당적인 동의를 얻어내려는 움직임으로도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때, 북한은 강원도 원산시에서 300~400문의 재래식 장사정포로 대규모 화력시위를 하는 데 그쳤습니다.

24일(미국 현지시간) 한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원산으로 김정은 전용기가 날아간 것으로 봐서는 김정은 참관하에 대규모 무력시위가 있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강원도 원산까지 도로가 좋지 않기 때문에 김정은이 비행기를 자주 이용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한국 언론은 25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북한군이 방사포(장사정포)를 비롯한 각종 화포 300여문을 세워놓고 대규모 무력시위를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초 인민군 창군절인 4월 25일을 맞아 6핵실험이나 대륙간 탄도 미사일 발사시험을 할 것이라는 예상을 했지만, 미국에 도발의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저강도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4월 15일 김일성 전 주석 생일때도 핵실험을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보여주기식 열병식을 진행하는 데 그쳤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외부압력에 저강도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번 제재에 중국이 동참하면서 그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 4월 6~7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진행된 시진핑 국가주석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 사이 정상회담 이후 대북 제재에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의 6차 핵실험 단행 가능성에 대해 유관국들은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정세를 긴장시키는 행위를 하지 말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대변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인민일보 국제자매지 환구시보는 4월 25일자 사설에서 "미국이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시설을 공습한다면 북한 정권은 생사의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에 관한 한국언론의 보도를 들어보시겠습니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핵실험 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북한 정권을 정조준했습니다. 이들 매체는 미중 정상이 전화통화를 하면서 한반도 문제에 공조하기로 했다는 점을 집중 부각하면서, 이런데도 북한이 6차핵실험을 강행하면 상황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계속하여 매체는 북한에 대해 "조금 뒤로 물러서는 것은 겁쟁이가 아니라 용기있는 행위"라고 독려하기도 했습니다.

중국매체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은, 우선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미국이 북한 핵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환구시보는 22일 사설에서도 만일 미국이 북한 핵시설 공격 등 독자적 군사작전에 나선다면 개입하지 않겠지만, 한국과 미국군대가 38선을 넘으면 군사적 개입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도 이웃인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껄끄럽게 대하기 때문에 미국이 그 핵시설을 제거하는데는 침묵을 지킬 수 있다는 입장으로 풀이됩니다.

이와 때를 같이해 중국인민해방군은 정보자산을 총동원해 북한 내 인민군 이동을 감시하고 있으며, 북중 접경에서의 경계 태세를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콩 언론은 중국이 평안북도와 양강도, 함경북도와 마주한 접경지역에 15만 명의 군대를 전개하고, 중국군의 5개 전구 중 하나인 북부전구 소속 부대들에 '전시대비령'을 발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중국 동북지방에서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한 방사능 오염 측정을 위한 검측지휘소를 설치하는 등 비상조치를 가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연호 미국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입장에서 최대한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북한도 자제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동시에 보낸 것"이라고 25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김연호 연구원: 선제타격 전쟁위협 같은 것은 중국 입장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대일로' 그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서도 한반도가 불안해지는 상황을 중국도 원하지 않는 상황이거든요. 결국 북한을 상대로 섣부른 도발을 하지 말라는 그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봅니다.

다음 중국매체가 경고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의 의미는 중국이 대북원유 공급을 중단을 포함해 경제적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신호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중국 매체와 중국 한반도 전문가들은 연일 중국의 대북 원유수출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경종을 우리고 있습니다. 환구시보는 최근 여러 차례 '원유 공급 중단' 가능성을 언급했고, 리카이성(李開盛) 상하이 사회과학원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원유공급 감축이 중국이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이와 때를 같이해 북한 내부에서도 휘발유 판매를 제한하고, 기름가격이 상승했다고 한국 연합뉴스가 AP통신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북한의 주요소들이 기름부족으로 판매를 제한하고 있다고 AP 통신이 평양발로 보도했습니다. AP통신은 평양의 주요소에 외교관이나 차량에만 기름을 판다는 안내문이 내걸려 있었다며….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평양 시내의 기름값은 가격이 크게 올라 kg당 70~80센트였던 휘발유 가격이 kg당 1.25달러로 70% 이상 폭등한 상태입니다.

이와 관련, 김 연구위원은 중국이 반관영 매체인 환구시보를 통해 대북 압박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면서, 북한 내부에서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김연호 연구원: 북한 입장에서는 중국매체에서 그런 말들이 나오니까, 굉장히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을 것이고, 그런 소식을 접한 북한사람들 입장에서는 미래의 예측불가능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 기름을 미리 확보해두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겠지요. 분명히 북한 입장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그렇다고 중국이 원유지원을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굳혔는지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북한은 중국 단동에 있는 빠산 저유소를 통해 연간 50만톤의 원유를 공급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원유수출을 막을 경우, 북한은 심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된다고 북중 무역업계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를 빗대 "중국은 북한의 경제적 생명줄"이라며 "중국이 원한다면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트위터에서 밝혔습니다.

한편, 최근 중국이 대북압박에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듯 하자, 북한이 중국을 강도높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대남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23일 게재한 동영상에서 "그 누구와 함께 한다는 고강도 제재와 압박…"이라며 최근 미국과 대북압박에 동조하고 나선 중국을 비난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중국을 '주변국'이라고 부르며, "그 누구의 장단에 춤을 계속 추면서 우리에 대한 경제제재에 매여달린다면 우리와(북한과)의 관계에 미칠 파국적후과도 각오해야 할것"이라고 고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국가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북한을 계속 두둔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게 각계의 지적입니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할 경우, 미국의 독자적 북핵시설 공격, 중국의 원유수출 중단, 북중간 군사동맹 파기 위협 등 막중한 부담을 감당하면서 김정은이 핵단추를 누룰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어디로' 오늘 시간에는 "달라진 중국의 대북제재"를 보내드렸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 한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