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한영진입니다. 북한에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돌아온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씨가 19일 사망하자, 미국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 정권을 '잔혹한 정권'이라고 강력히 규탄했고, 존 매케인 미국 공화당 상원 군사위원장은 "김정은이 웜비어를 살해한 것"이라고 미 정치권이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미국 의회에서도 북한을 더 강하게 압박하기 위한 새로운 대북제재법안이 나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웜비어 사건으로 미국인들을 인질삼아 핵문제 등 협상용으로 이용하려던 북한의 '인질작전'이 큰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북한은 어디로>시간에는 "중대한 위기에 직면한 북한의 미국인 인질작전"을 보내드립니다.
이 녹음은 오토 웜비어씨가 19일 사망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입니다.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거주하는 웜비어의 가족은 성명을 통해 "아들 오토 웜비어가 집으로의 여행을 완전히 끝냈다고 발표하는 것은 우리의 슬픈 의무"라며 사망소식을 알려졌습니다. 이들 가족은 웜비어의 사망은 북한에서 받은 끔찍한 고문과 학대의 결과라고 주장했습니다.
알려진바와 같이 지난 13일 평양을 출발해 미국으로 돌아온 버지니아 종합대학 3학년 재학중이던 웜비어씨는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19일 오후 3시 20분 숨을 거뒀습니다. 북한에서 돌아온 지 엿새만입니다.
웜비어씨는 지난해 1월 북한으로 관광을 갔다가 평양 양각도 호텔 복도에 걸려 있는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북한 공안기관에 체포됐으며, 같은해 3월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고 북한 매체가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그를 1년 넘게 억류하고 있다가, 지난 12일 갑자기 석방의사를 밝혔고, 웜비어는 미국으로 돌아온지 엿새만에 숨진겁니다. 웜비어가 입원한 병원의 신경과 전문의는 그가 최소 14개월 전에 심각한 뇌손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측은 웜비어가 노동교화형을 받은 이후 보툴리누스 중독증 증세를 보였으며, 수면제를 먹은 뒤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의료진은 그의 몸에서 보툴리누스 중독증 증세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5일오토 웜비어를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돌려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가 돌아온 이후 가족은 북한 측의 끔찍한 고문과 가혹행위가 있었다며 반발해왔고, 결국 웜비어가 숨지면서 미북관계는 급속히 냉각될 전망입니다.
3년전에 미국에 정착한 탈북민 김모씨는 웜비어군의 사망소식을 듣하자, 아쉬움을 표시하면서 북한의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2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김모씨:그저께인가 아버지가 기자회견하는 것을 보았는데요, 키도 크고 늘씬하게 생겼던데 참 안됐네요. 뻔하지요. 매 맞고 굶주리다가 잘못되었네요. 아, 안됐네요.
북한에 있을 당시 중국에 갔다는 죄로 감옥에 수감된 적이 있는 김씨는 "북한이 미국사람들을 철천지 원수로 여기기 때문에 웜비어씨를 증오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씨: 제 나라 사람도 때리고 박는 판에 다른 나라 사람이라고 가만두겠습니까, 철천지 원쑤라고 하겠는데 뻔하지요. 보는 것 같은데요. 북한에서 자기네가 책임 회피를 하려고 그래서 죽기전에 미국에 보낸다고 보낸 것 같아요. 너는 이제 나가면 죽는다고 하고 보낸 것 같아요.
그는 미국인들이 위험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방문하는데, 이번일을 계기로 여행을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웜비어씨의 사망 소식을 접한 미국 내 여론은 강경 분위기로 변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토 웜비어씨의 사망소식을 전하면서, 북한 정권을 '잔혹한 정권'(brutal regime)이라고 규탄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육성 녹취: 오토 웜비어가 방금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1년 반동안 북한에 억류되어있었고, 그동안 상당히 많은 나쁜 일이 있었습니다. 그가 가족의 품에 안겼지만, 너무 열악한 상태에서 왔기 때문에 결국 사망하게 됐습니다. 북한은 너무 잔혹한 정권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생에서 부모가 자식을 잃는 것보다 더 비극적인 일은 없다"며 법규범과 기본적 인간의 품위를 존중하지 않는 정권들에 의해 저질러진 이런 비극을 예방하려는 미국 정부의 결심을 더욱 굳게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렉스 틸러슨 미국무장관은 "북한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향후 대응을 시사했습니다. 미국 정계 인사들의 대북비난 발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셀수 없는 많은 무고한 남녀가 북한의 범죄자들 손에 죽어갔다"며 "웜비어의 죽음은 다른 누구보다 미국인들의 심금을 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공화당 소속의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미국 시민인 웜비어는 김정은 정권에 의해 살해당한 것"이라고 규탄했습니다.
미국은 헌법으로 규정한 자국민 보호의무를 최고 가치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자국민 보호를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다해서라도 구출하는 나라로 여러 차례 사례를 보였습니다. 2009년 북한 국경을 넘어 취재하다가 체포됐던 미국 여기자 두명을 구출하기 위해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을 파견하기도 했습니다.
2014년에는 735일간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 케네스 배씨와 관광객으로 북한에 갔다가 체포됐던 매튜 토드 밀러를 석방하기 위해 미국정보국장이 비행기를 가지고 들어가 데려오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도 사망한 오토 웜비어를 데려올 때도 미국은 직접 비행기를 띄웠습니다.
미국은 자국민을 살해한 테러범을 끝까지 찾아내 응징하는 전례도 보였는데요, 2001년 9월 11일 뉴욕 세계무역센터를 비행기로 테러해 수천명을 살해한 9.11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을 10년간의 추적끝에 찾아내 암살하기도 했습니다.
김연호 존스홉킨스 대학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웜비어 사망 사건은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연호 연구위원: 미국 시민이 북한에서 18개월 동안 억류를 당했고, 북한 입장에서는 나름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 시민들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상황이거든요. 그 멀쩡했던 청년이 어떻게 혼수상태로 돌아올 수 있는가 하고 굉장히 분개해하고 있지요.
미국인들은 정치 간판을 하나 뜯어냈다는 혐의로 15년을 구형하는 북한의 처사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번 계기가 미국인들에게 북한의 인권유린의 심각성을 실감할 수 있는 계기로 된다는 겁니다.
김 연구위원: 잔혹한 정권, 법치주의를 무시하는 정권이라고 표현했으니까 미국 대통령 입장에서는 굉장히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고 볼 수 있지요. 웜비어 학생이 버지니아 주립대 학생이지 않습니까, 만약에 북한에 억류되지 않았다면 올해 5월에 졸업했을 텐데 졸업을 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버지니아 대학 학생들과 교직원들, 그리고 지역 주민들은 굉장히 경악하고 있고, 그 다음에 오하이오주 출신이기 때문에 그 지역 주민들은 물론이고 상원의원들도 굉장히 규탄하고 있지요.
김 연구위원은 미국인들의 분노가 격앙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북한에 대한 강경제재가 취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일각에서 흘러나오던 북한과의 대화론은 쑥 들어가게 되었다며, "과거 일본인 납치 피해자 사망사건처럼 웜비어 사건을 다루려고 할 경우 큰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미국 의회에서도 대북제재 법안 통과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 연구위원: 일단 강력한 규탄 뒤에는 정치적으로 웜비어 사망사건에 대한 강력한 진상규명을 강력하게 요구 받을겁니다. 그리고 미국 정부도 진상규명을 위해서 노력할거고요. 아직도 북한에 억류된 미국 시민 3명을 조기에 석방시키는 과제가 남아 있지요. 북한이 만약 여기서 이 문제를 자꾸 지연시키거나 협상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엄청난 후폭풍을 맞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성욱 한국자유연합 대표는 미국인 인질작전으로 북핵문제를 타결하려던 북한이 오히려 "정권의 본질을 세계앞에 드러내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성욱 대표: 앞으로 북한 정권과 일정한 대화를 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그러나 법적인 협상의 대상은 아니다, 법적인 협상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 정권과는 예를 들어 평화협정을 맺는다든가, 과거 1970년대 윁남과 맺었던 것처럼 북한과 미국이 평화협정을 맺는다든가, 혹은 미북관계 정상화를 한다든가 국제적인 공신력있는 협상의 대상은 절대 될 수 없다, 왜 민주정부가 아니기 때문이죠.
김 대표는 북한 정권의 본질을 아는 이상 미국 정부도 법치국가로서 넘어서는 안되는 '레드라인'을 준수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대표: 이번 사건이 북한이 테러 집단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준 계기이기 때문에 북한과 한미군사훈련 중단이나 평화협정체결과 같은 협상은 말도 안되고 미국이 넘지 말아야 할 마지노선이라는 것을 미국에 확인시켜준 계기가 되었다고 봐야지요.
북한은 오토 웜비어 사망에 대해 아직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대남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20일 "미국식 허세는 절대로 통할 수 없다"는 기사에서 미국의 전략자산이나 강경한 제재에도 끄떡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어디로> 오늘은 "중대한 위기에 직면한 북한의 미국인 인질작전"을 보내드립니다. 지금까지 RFA자유아시아방송 한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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