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은 어디로> 오늘 진행을 맡은 한영진입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
이 말은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의미로 손자병법에 나오는 유명한 문구입니다.
세계 군사가들에게 잘 알려진 <손자병법>은 중국 춘추 전국시대에 '손무'라는 명장이 그의 손자인 '손빈'과 함께 3대에 걸쳐 저술한 병서입니다. 즉군사전법과 전술을 기술한 책인데요.
이 책은, 군사전법에는 물론, 인간의 일상 생활 어느 분야에 적용시켜도 무리가 없을 만큼 인간사회의 근본을 정확히 파악하고 쓴 역사책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군사가들은 손자병법보다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군사전술과 전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중국의 군사가들에게는 손자병법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의 원조인 김일성 전 주석도 중국에서 항일운동을 했으니 결국 북한군의 군사전법도 손자병법에 기반을 두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힘들 것입니다.
간추린 토막 상식 마치며, 오늘의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는 '북한군, 왜 미국 군사력을 모를까'를 시작합니다.
방금 들으신 내용은 2015년 세계 군사비 순위를 나라별로 발표한 것입니다. 최근 영국의 군사주간지 <제인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2016년 미국 국방비는 6천220억 달러, 중국은 1천917억 달러로 나타났습니다.
이어 영국이 538억 달러로 3위, 인도가 507억 달러로 네번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5위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487억 달러로 차지했고, 러시아는 484억 달러로 6위를 차지했습니다. 일본의 국방비는 417억 달러로 8위였고, 한국은 325억달러로 세계 10위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군사비를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히 얼마인지는 모릅니다. 다만 지난 4월 9일 최고인민회에서 군사비가 국가예산의 15.9%라고 발표한 바 있어 이를 북한돈과 달러의 공식 환율로 계산해 약 1억5000만달러로 추산됐습니다.
하지만, 한국 국방부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 재래식 무기 구입과 유지에 막대한 돈을 탕진하기 때문에 미화 102억 달러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 세계 최강인 미국의 군사력은 얼마나 될까요?
미국은 지난해 기준으로 6천220억 달러를 지출했습니다. 군사비가 세계 최고이듯, 군사력도 세계 최강입니다. 미국 한 나라 군사력은 전세계의 모든 군사력과 맞붙어도 이길만큼 강하다고 군사 평론가들은 지적합니다.
우선 해군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미국은 10만톤 급 항공모함을 10여척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항공모함 1척에 전투기가 80여대 탑재되어 있습니다. 이 항공모함에는 이를 보호하기 위해 여러대의 이지스함과 핵잠수함 등이 따라다니는데, 이 항모전단은 웬만한 국가의 공군과 해군을 합친 것 보다 더 강하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런 항공모함이 10개나 있어 위력이 엄청나지만 유지비에도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실례로 중국은 7만톤 급 항공모함이 1척 있습니다. 미군은 핵잠수함을 포함해 잠수함은 70여척, 이지스함 60여척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2014년 미국의 전차전력은 8,800대, 그중에서 3세대 전차를 8천대 이상 보유하고 있습니다. 3세대는 전차가 달리면서 포를 발사하는 체계인데, 북한군은 아직 3세대 전차를 보유하지 못했습니다.
미군의 공군력은 F22전투기와 F-35전투기 등4세대 전투기만 1400여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실례로F-22랩터라고 하는 초음속 스텔스 전투기는186대나 보유하고 있는데, 현재 세계 어느 나라 전투기와도 견줄 수 없는 최첨단 스텔스 기능을 장착한 전투기입니다. F-22랩터 성능에 대해 시험하기 위해 미국의 주력전투기인 F-15이글과 컴퓨터로 가상 전투를 진행했는데, 148대1이라는 엄청난 차이로 이겼습니다. 북한에서 최정예라고 하는 전투기가 미그 29인데, 이 전투기는 F-15 전투기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러니 F-22와는 대비도 안된다는 소립니다.
얼마 전 북한 노동신문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길영조영웅추격기련대 전투비행사들의 야간습격전투비행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그 날 훈련에 낡은 소련제 미그 18, 19기가 등장했는데, 이런 비행기는 6.25전쟁때나 써먹던 이런 노후한 비행기입니다. 현재 이런 비행기를 보유한 군대는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 남한의 군사 전문가는 "북한이 현재 약 800여대의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전쟁이 일어나면 38선(휴전선)을 넘어 내려올 만한 비행기는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또한 미국은 한국과 일본, 독일, 태국 영국 등 23개 나라에 미군기지를 두고 세계 어느지역에서 전쟁이 나도 즉시 개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습니다.
미국이 이처럼 방대한 군사비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무장 장비 뿐 아니라, 군인복지에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남한의 군사 평론가는 말합니다. 병사들에게 대우를 잘해주기 때문에 미군 전투원들의 전투력도 당연히 세계 최강일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남한도 세계 군사비 지출 10위 국가로, 해군과 공군, 미사일 무장에 많은 돈을 쏟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무기들을 다룰 수 있는 군인들의 육체적 준비와 정신적 준비입니다.
현재 남한군의 평균 신장은 172cm, 무게는 60kg입니다. 이에 반해 북한군의 평균 신장은 162cm, 무게는 42kg입니다.
북한군의 평균 신장이 이처럼 차이나는 것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아이들이 먹지 못해 자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미국이나 남한 등 세계 여러 나라 군사력 차이를 일반 병사들에게 알려주지 않고 군인들에게 "미군은 돈에 팔린 고용병, 남한군은 허수아비"라고 가르칩니다.
"지피지기 백전불퇴"라고 손자병법에도 있듯이 인민군 병사들에게 세계 군사력 수준을 제대로 알려줘야 이에 대비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북한군을 총괄하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도 이것을 아는지 모르는 지, 최근 재래식 무기로 무장한 북한군 부대들의 훈련을 연일 참관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조선중앙텔레비전이 공개한 북한군 특수부대원들의 청와대 습격 가상훈련은 사실상 세상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습니다.
북한군 특수부대원들이 소련군이 타던 우뚜바 비행기를 타고 청와대 모형처럼 생긴 대상물에 낙하합니다. 일부 대원들은 활공기를 타고 높은 산에서 땅 바닥까지 강하합니다.
군인들은 철갑모자에 야시경 같은 것을 달고, 얼룩군복을 입고 진격하지만, 미군 특수부대나 남한 특수부대원들이 사용하는 전투 장비에 비해 한심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군사 평론가들은 평가했습니다.
더욱이 중국 백화점 직원들도 쓰는 무선 대화기도 없어 북한 특수부대원들이 큰 소리로 소통하는 모습은 오히려 북한군의 열악한 전투장비 실태를 노출시키는 결과만 초래했습니다.
또 노동신문 21일자가 공개한 북한군 대연합부대 방사포병 중대사격경기에 참가한 북한 병사들도 먹지 못해 비쩍 말라보였고, 장갑도 없이 언손으로 포탄을 장약하고 손을 호호 부는 모습은 북한군 병사들의 열악한 보급실태를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런 모습들을 쌍안경으로 보면서 만족해 하면서 "인민군대에서 멋따기 훈련을 단호히 배격하라"는 주문도 했습니다.
얼마 전에 진행한 북한군 제526대연합부대와 제671대연합부대사이의 쌍방실동훈련에 참가한 북한 탱크들은 칠이 벗겨져 빨갛게 녹이 쓸어 있습니다.
현재 세계는 무인기로 전쟁하는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얼마 전 미국 국방부는 시리아에서 드론, 즉 무인기를 이용해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지도자 3명을 사살했다고 밝혔습니다.
폭탄을 실은 무인기가 소리 없이 적진으로 날아가 목표물에 정확히 투하함으로써, 적의 지도부를 소탕하는 작전은 현대전에서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세계 군사과학이 이처럼 발달되고, 세계 각국이 막대한 돈을 쏟아부으면서 군사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십년 째 빈곤국가 대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북한은 재래식 무기 자랑에 빠져있습니다.
RFA 주간기획 '북한은 어디로' 오늘은 "북한군, 왜 미국 군사력을 모를까?"를 마칩니다. 진행에 한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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