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ICBM ‘올인’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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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인(all in)

영어 단어 '올인'은 '모든 걸 다 건다'는 뜻으로, 주로 도박장에서 자기가 갖고 있는 돈을 한판에 전부 다 건다는 말로 해석합니다.

2003년 1월 남한의 한 방송사가 24부짜리 드라마 '올인'을 개봉한 다음 사람들 속에서 "올인한다"는 말이 유행했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는 "공부에 올인한다"고 말하고,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는 '일에 올인한다'는 말도 생겼죠.

북한의 청취자분들도 몰래 유입된 한국 드라마 '올인'을 보셨겠지만, 어떤 한 탈북여성은 "한 사람을 사랑하는 데 인생의 모든 것을 다 걸겠다"는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의 말을 듣고 탈북했다는 말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어떤 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거는 경우는 쉽지 않는데요, 이는 인간생활이나 국가관계에서나 마찬가질 겁니다. 하지만 요즘 북한이 미국을 향해 대륙간탄도 미사일을 쏘겠다고 '올인'해서 말이 많습니다.

가공할만한 화력과 천문학적인 군사비를 쓰고 있는 미국을 향해 미사일을 쏘겠다는 북한의 '올인'정신이 세계 무대에서는 통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간추린 용어 해설 마치며 오늘의 주제 "북한 김정은 ICBM '올인' 성공할까"를 보내드립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선서: 나는 합중국 대통령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며, 나의 능력의 최선을 다하여 합중국 헌법을 보전하고, 보호하고 수호할 것을 엄숙히 선서(확약)합니다.

이는 지난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장에서 한 선서 내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헌법을 지키고, 국토 방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국민들 앞에서 맹세했습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16분 동안 취임사를 했지만, 북한문제를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테러분자들과의 단호한 투쟁을 선언한 이상, 북한 핵문제는 트럼프 정부에서 핵심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외교 안보를 책임졌던 고위 당국자들은 퇴임하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실제적으로 미국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대륙간 탄도미사일 제작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면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대통령 취임식이 진행되는 20일에는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움직임도 보였습니다. 북한이 조만간 대륙간탄도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KN-08의 로켓 하단부로 추정되는 물체를 이동하는 장면을 한국 정부 당국이 포착했습니다.

문성균 한국 국방부 대변인입니다.

문성균 한국 국방부 대변인: KN-8이나 KN-14 같은 경우에는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가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를 하고있습니다.

북한이 발사하겠다는 신형 대륙간 탄도 미사일은 길이가 12m 정도로, 사거리는 5천km정도로 추산됩니다. 이 미사일로 미국의 수도 워싱턴 디씨를 타격할 순 없지만, 하와이나 괌, 알라스카 일부를 타격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북한은 이 미사일을 실은 차량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기간에 여기저기 옮기면서 국제적인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20일 노동신문은 "최고 수뇌부(김정은)가 결심하는 임의의 시각과 장소에서 발사될 것"이라고 여전히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한편 23일에는 북한이 강원도 원산 갈마공항 인근에서 대륙간 탄도 미사일 발사를 서두르고 있다는 미국 전문가의 지적도 나왔습니다.

한국언론은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과 북한 김정은 정권을 '창과 방패'에 비유했습니다. 김정은이 "언제든지 쏜다"는 메시지를 연방 흘리면서 "트럼프 찔러보기"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두고 누가 더 강한지를 가리기 위해 미북이 "게임에 돌입한 형국"이라는 관전평도 내놨습니다.

하지만, 네티즌, 즉 인터넷 사용자들은 "엄청난 군사력을 자랑하는 미국에 대고 검증되지도 않은 미사일로 위협하는 북한을 비교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라는 댓글도 달았습니다.

그러면, 이 같은 북한의 도발 움직임을 세계는 어떻게 볼까요?

북한의 대륙간탄도 미사일 발사 움직임은 동북아 주변 강대국들, 즉 미국,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군비경쟁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되고 있습니다.

우선 새로 출범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최첨단 미사일방어(MD)체계 개발을 주요 국방기조로 제시했습니다.

미국은 미국 본토는 물론, 태평양 미군기지와 한국, 일본 등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해 사드배치와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 등 다양화된 미사일방어체계, 즉 MD체제를 전면 갖추겠다는 구상입니다.

일본도 사드 배치를 검토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새 미사일방어체계 계획에 따라 고성능 레이더와 다양한 요격수단을 더 보강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게 되면, 한국에서의 사드 배치는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입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한국의 사드 배치를 반대하던 중국은 '닭쫗던 개' 신세가 됩니다.

중국은 현재 한국 경제와 문화예술 제재까지 강행하면서 사드배치를 반대하고 있지만,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 경우에는 말짱 '도루묵'이 된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면 주변 나라들로부터 '공공의 적'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이나 러시아 등은 영토가 넓어 자국에서도 능히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할 수 있지만, 북한은 땅이 작기 때문에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동해나 서해로 발사하는 순간, 주변 나라들의 반발에 부닥치게 됩니다. 검증되지 않은 탄도 미사일이 자기 나라의 영토나 영해에 떨어질까봐 해당 국가들은 반발이 거셉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북한의 이러한 '올인'이 과연 성공할지 여부입니다. 남한의 이춘근 해양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어느 나라의 국력이강한가를 평가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 전쟁"이라면서 "역사적으로 돈이 가장 많은 나라가 전쟁에서 항상 이긴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주변 4강의 국내총생산(GDP)을 봤을 때, 미국은 2015년에 18조 달러, 중국은 11조 3,800억 달러, 일본은 4조 1300억달러, 한국은 1조 4천억 달러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약 280억 달러로 추산됩니다.

국내총생산이 남한보다 무려 40배 이상 낮지만, 군사비는 가장 높은 비율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미국무부가 지난해 말에 발표한 '2016 세계 군사비지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3%를 국방비로 지출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군사비 규모로 봤을 때 미국은 2015년에 7,240억 달러, 중국은 1,140억 달러로 2위를 달렸고, 일본은 529억달러, 한국은 301억 달러로 세계 11번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북한은 약 35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국토가 작고 자원이 부족한 북한이 부유한 나라들과 군비 경쟁하는 것은 자멸을 재촉하는 길이라고 안보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부유한 나라들과 군비경쟁을 하면 할수록 인민경제만 녹아난다는 설명입니다.

북한이 핵개발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에 집착하게 되자, 북한의 우방인 중국내에서도 김정은 정권 교체론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이 북한을 변화시키는 카드로 중국 공산당이 금기로 하고 있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방할 경우, 중국은 국익에 따라 북한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즉 다시말해 중국이 북한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뒤에서 계속 도와줄 경우, 미국은 대만을 도울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미중간 마찰은 피할 수 없지만, 궁극적으로 중국이 북한의 정권교체를 시도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한국 전문가들은 또 승부사적 기질을 가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의 도발에 그냥 방관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주변 강대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스트롱맨, 즉 강한 지도자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김정은 위원장, 핵과 미사일에 대한 야욕을 버리지 않는 한, 민생경제는 더욱 쇠락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RFA 주간기획 '북한은 어디로' 오늘은 "김정은 대륙간탄도 미사일에 올인하다"를 보내드렸습니다. 진행에 한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