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한 2030 공략 위해 예술단 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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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한영진입니다. 북한이 오는 2월 9일부터 한국의 강원도 평창에서 진행되는 겨울철 올림픽 경기대회에 140명 규모의 예술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올림픽 경기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가 고작 10명인데 비해 예술단과 참관단, 태권도시범단 등 부차적인 인원이 수백명이나 온다고 하자,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체제선전장으로 만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과거 북한은 예술단과 응원단을 남한에 파견해 ‘우리민족끼리’라는 여론을 확산시켜 대북지원을 유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번에도 예술단을 보내 한국의 젊은 세대의 마음을 잡으려고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는 남한의 20대 30대 공략이 제대로 먹힐 지 알아보겠습니다.

<사운드 바이트>

이 녹음은 남북이 평창 동계 올림픽에 대규모 예술단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는 언론 보도 내용입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북폭’이라는 위험한 상황까지 치달았던 한반도가 언제 그랬는가 싶게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판문점에서 진행된 남북실무급 회담에서 단연 주목받은 인물은 북한의 관현악단장 현송월이었습니다. 그가 어느 관현악단 단장인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암튼 북한 대표단 단장도 현송월에게 깍뜻이 예의를 표시했다는 점으로 볼 때 실세임은 틀림없다는 관측입니다.

북한의 신세대에 속하는 현송월은 올해 나이 30대 후반으로, 김정은의 후계자시절 음악 멘토, 즉 음악을 개별지도했던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그가 은하수 관현악단 단원들이 무더기로 처형되던 2013년 경에 처형됐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다시 공개석상에 등장하는 등 김정은 체제에서 급속히 입지를 굳히고 있습니다.

현송월은 지난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 오르면서 북한 신세대 지도그룹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의 신세대 그룹이 남한 문재인 대통령 지지세력인 20~30대를 공략하기 위해 대규모 예술단과 태권도 시범단을 파견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파견하겠다고 제의한 삼지연관현악단이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현송월이 남북실무급 회담에 참가한 것으로 볼 때 북한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모란봉악단과 같은 신세대 음악단을 파견해 현재 남한 정권을 지지하고 있는 20대 30대의 마음을 잡으려 한다는 관측입니다.

북한 모란봉악단은 20~30대 여성들이 주축이 된 악단으로, 북한판 ‘걸그룹’ 즉 소녀그룹으로 잘 알려졌습니다.

<사운드 바이트> 모란봉 악단 공연

지난해 ‘촛불시위’로 집권한 현 남한 정권은 20~30대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런 젊은 세대의 마음에 ‘우리민족끼리’라는 새로운 향수를 불어넣어 미국과 중국으로 가해오는 강력한 대북제재를 희석시키려고 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말까지 미국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능력을 갖추었지만, 능력이 높아진 만큼 대외적 환경은 과거 김정일 때보다 더 열악해졌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시절에 북한 핵위협은 ‘잠재적인 위협’으로 평가됐지만,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는 당장 풀어야 할 ‘직접적인 위협’으로 부각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대북군사옵션 카드를 책상위에 올려놓고 중국 지도부와 한반도 처리문제까지 논의를 마쳤다는 언론 보도가 최근까지 나왔습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다시 발사한다면 미국은 북폭 내지는 해상봉쇄에 돌입할 태셉니다.

여기에 중국의 대북 경제제재는 올겨울 한파에 못지 않게 매섭습니다.

중국의 한 소식통은 “현재 시진핑 정부 관리들은 북한의 김씨 3대 세습에 대해 강한 불만을 품고 있으며, 인터넷상에도 김정은이 20대 나이에 최고 권력을 물려받아 호화생활을 하는 데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에서 인터넷을 즐겨 사용하는 세대도 20~30대 젊은이들입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4차에 걸쳐 채택된 유엔제재 결의대로 중국은 북한의 석탄과 수산물, 의류수출 등을 차례로 막았고, 이제 남은 것은 원유 송유관뿐입니다. 중국이 북한의 급변사태를 우려해 마지막 카드로 송유관 밸브만을 잠그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최근 공해상에서 중국유조선이 북한 선박에 기름을 넘겨주다가 적발되기도 했지만, 이는 중국 정부차원의 밀무역이 아니라는 점을 미국에 알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지금도 몰래 북한을 지원하고 있는 중국 내 세력은 옛 장쩌민(강택민) 파라면서 이들은 시진핑(습근평) 정부의 반대세력”이라고 말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집권 후 반부패 투쟁을 강력하게 벌이면서 보시라이(박희래) 저우융캉(주영강) 쩡칭홍(정경홍) 등 옛 장쩌민(강택민), 후진타오(호금도) 계열의 고위 공직자들을 연이어 처벌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시진핑 주석의 반대파들이라는 겁니다.

소식통은 현재 중국 당국은 북한과 몰래 거래하는 밀수세력을 소탕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투쟁을 내부적으로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중국 국경 소식통은 “현재 중국의 대북압박은 유례없이 강하다”면서 “단편적 실례로 평양-베이징간 국제열차 검열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세관당국은 열차에 올라 개인들의 짐검사를 깐깐하게 하고 있으며, 북한 대방들이 몰래 들여보내는 밀수물자를 적발하기 위해 검사를 강화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대북제재로 북한 김정은의 스트레스가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한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이 대북제재로 인해 심각한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예술공연도 보고, 폭음과 폭식 등을 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남한의 김성욱 자유연합 대표는 북한 김정은이 중국과 러시아까지 위협할 정도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김성욱 대표: 12월 24일 북한 외무성 성명을 보니까, 이번 제재결의로 인한 결과를 여기에 참가한 모든 나라들이 져야 한다고 앞으로 단단히 계산하겠다고 했는데, 여기에는 중국과 러시아도 해당됩니다. 김정은이 중국과 러시아한테까지 큰소리를 쳤다는 겁니다. 그만큼 김정은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겁니다.

남한 언론은 올해 신년사에 나온 김정은의 사진을 토대로 그의 몸무게를 130kg으로 추정했으며, 이는 집권초기보다 몸무게가 40%나 늘어난 숫치입니다. 또 김정은의 목소리를 분석한 결과 할아버지(김일성)가 앓았던 심혈관계 질병과 아버지(김정일)의 고질적인 병이었던 당뇨병을 앓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이런 미국과 중국의 전방위적인 압박으로부터 파열구를 내기 위해 평창동계 올림픽 경기대회에 140명의 대규모 예술단을 보내겠다고 제기했다는 겁니다.

남한의 일간지 조선일보는 16일 논평에서 한국의 20대 30대는 김정은에 대해 감정이 나쁘다고 지적했습니다.

1980년대 일부 남한 대학생들은 주체사상에 심취되어 북한을 동경했지만, 인터넷을 즐겨 사용하는 요즘 신세대들은 주체사상 자체를 모르는 데다,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반발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신세대들 속에서는 최근 판문점을 통해 귀순한 북한 병사의 몸에서 기생충이 나온 것과 관련해 “북한은 생지옥”이라는 인식이 각인됐습니다.

또 이번 올림픽에서 남북아이스하키(빙상호케이)단일팀 구성으로 지금까지 땀흘려 훈련해온 남한 선수들이 배제된다는 보도에는 “4년동안 청춘을 바쳐 기다렸는데 너무 허무하다”며 북한 선수단의 무임승차에 불만을 토로하는 댓글이 인터넷상에 올라오고 있습니다.

요즘 남한의 신세대들 속에서는 금수저와 흙수저라는 말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금수저란 부모로부터 부를 넘겨받아 고생 없이 풍족하게 사는 자녀들을 말하고, 흙수저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게 별로 없이 어렵게 사는 자녀를 말합니다. 현재 다수의 한국의 흙수저들은 자신의 피타는 노력없이도 호의호식하는 금수저들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으로 치면 김정은과 김여정, 현송월 등은 금수저에 해당되겠지만, ‘장마당 세대’ 등 대다수 젊은이들은 흙수저로 분류됩니다. 그런 북한판 금수저들이 준비한 공연단과 응원단을 한국의 신세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됩니다.

<북한은 어디로> 오늘 시간은 강력한 대북제재에 직면한 북한이 남한의 신세대를 공략하고 있지만, 그 전략이 제대로 통하겠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이상,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