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광주 인터뷰 “탈북민은 먼저 온 통일”

0:00 / 0:00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 한영진 기잡니다. 남한에 입국한 탈북민이 3만명을 웃도는 가운데, 이들의 사회정착을 지원하는 남북하나재단, 즉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대표단이 얼마전 미국을 방문하고 미국의 난민정착 프로그램에 대한 요해와 답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는 손광주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으로부터 남한의 탈북민 정착현황과 미국의 난민정착 프로그램에 대해 들어보는 순서를 마련했습니다.

손광주 이사장님, 안녕하십니까, 먼저 이번 미국 방문의 목적에 대해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손광주 이사장: 저는 이번에 미국의 난민 정책 업무를 담당한 분들과 면담을 하고 미국의 난민 프로그램과 정착 시설을 알아보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미국은 아시다시피 이민의 나라로서, 미국이 선진화된 난민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도 얻고, 그리고 이를 한국의 탈북민 정착프로그램에 도움을 얻기 위해서 방문했습니다.

한영진: 그러면 이번 방문기간에 탈북민들도 만나보셨다고 하는데요. 어떤 사람들을 만났습니까,

손 이사장: 먼저 서부지역 샌프란시스코에서 난민들에 대한 정착을 돕는 NGO를 방문하고 샌프랜시스코에서 공부하고 있는 탈북민을 만났습니다. 현재 대학원에 들어가기 위한 영어학습을 하고 있고, 아주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한영진: 그분은 한국에서 온 탈북민이었고요. 그리고 워싱턴에서는 여기 정착하고 있는 탈북민들을 만나보셨습니까,

손 이사장: 여기서는 두 사람의 탈북민을 만났는데요, 한 사람은 목공을 하면서 가구를 만드는 일을 하는데 매우 열심히 정착하고자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미국 와서 배운 것이 미국사회에서 크레딧을 쌓으면 정착에 빠르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체도 건강하고 정신도 매우 건강한 탈북청년이었습니다. 또 한 사람은 현재 미국에 와있는 탈북민들을 돕는 일을 하는 단체를 만들어서 헌신적으로 탈북민들의 정착을 돕고 있는 여성이었습니다. 두 사람 다 미국에서 훌륭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영진: 이사장님께서는 탈북민들의 탈북과정을 한국에서도 보셨고, 미국에서도 보셨는데, 두 차이가 어떻다고 느끼셨습니까,

손 이사장: 두 차이가 분명히 있는데요. 미국의 난민 정착 시스템은 크게 PRM(미국무부) 프로그램이 있고, ORR(미국 보건복지부)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미국무부와 미국 보건 복지부에서 하고 있는 프로그램인데, 제가 보건데 미국의 난민정착 프로그램은 미국에 빠르게 정착하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 중에서 핵심은 난민이 직업을 구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스스로의 힘으로 미국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난민들이 미국에 와서 직업을 구하고, 착실히 일하면서 크레딧을 확보해나가면서 정착해 나가는 것이 아주 훌륭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시스템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영진: 북한의 청취자분들을 위해서 크레딧이 무엇인지에 대해 좀 설명해주십시오.

손 이사장: 미국사회는 기본적으로 정직하고 신용을 쌓아야만이 보편적인 미국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크레딧이란 사회적 신뢰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사회적 신뢰의 기본은 정직함과 성실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난민 정착프로그램도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에게는 사회적 신뢰를 높게 평가해주는 거지요. 그런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다고 봅니다.

한영진: 그러면 한국의 정착프로그램은 어떻습니까,

손 이사장: 한국의 탈북자 정착프로그램은 정부가 주도하면서 탈북자들의 입국부터 취업, 교육, 건강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미국의 난민정착 프로그램은 아주 엄격하고, 그리고 개인이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쉽지 않은 프로그램인데, 반면에 한국의 정착 프로그램은 온정주의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은 난민을 받아들여서 첫째는 5년간의 영주권을 받아서 생활하도록 하고, 그리고 나서 시민권이 주어지는데, 탈북자들은 한국에 오면 12주의 하나원 생활이 끝나면 바로 주민등록증을 획득하는 거지요. 미국으로 말하면 시민권을 바로 획득하는 거지요.

어쨌든 미국의 난민정착 프로그램은 어찌 보면 좀 냉정한 측면도 있지만, 본인이 노력하면 매우 빠르게 정착될 수 있다는 그런 시스템이고 실용적으로 되어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한국의 탈북자 정착 프로그램도 길게 보면 20년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데, 특히 통일부가 전체 정책을 주관하고, 남북하나재단은 탈북민의 정착을 지원하는 기관인데요, 대부분 탈북민들은 정부와 남북하나재단이 지원하는 데 따라 성실하고 열심히 정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영진: 남북하나재단에서 중점적으로 진행하는 지원 사업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손 이사장: 저희 남북하나 재단의 탈북민 정착 지원 프로그램은 크게 다섯 가지 부분에서 하고 있습니다.

첫번째가 의료를 비롯한 생활안정 부분이 있고요, 두번째는 한국에서 자립을 할 수 있도록 취업을 지원하고 있고, 세번째로는 교육을 지원하고있습니다. 네 번째는 탈북민들이 한국사회에 잘 통합될 수 있도록 대국민 인식개선을 위해 사회통합을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탈북민 정착 프로그램을 개선해가는 지속적인 조사연구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지역적응센터, 즉 하나센터에서 지원하는 부분이 많아지고 있고, 각 지방자치단체나 교회, 사회단체들이 탈북민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 지원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하나재단에서 지원하는 것들이 탈북민들에게는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지원이라고 봅니다.

한영진: 그러면 최근 북한 이탈주민들의 탈북 추세나 배경은 어떻습니까,

손 이사장: 최근 탈북민들의 탈북 배경이나 그 이유를 들어보면 과거 1990년대 식량난 시기때는 ‘생계형’ 탈북이 90% 차지했지만, 지금은 물론 생계형 탈북도 있지만, 그 비율이 낮아지는 추세이고, 주로 20~40대의 여성들이 남한으로 와서 좀 더 나은 환경, 더 나은 삶의 질을 찾아서 탈북하는 그런 경우가 많이 늘었습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생계형 탈북’이라고 볼 수 있다면 지금은 ‘이주형 탈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영진: 최근 언론 보도에서도 나왔지만, 김정은 체제들어 탈북민 수가 절반으로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그런데 최근 탈북 동향은 어떻습니까,

손 이사장: 2011년 말에 김정은 정권이 시작되어 2012년부터 평균 1,000~1,500명 수준으로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2009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볼 수 있지요. 그러다가 지난해에 태영호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한국으로 망명했는데, 그러한 엘리트 탈북도 소수지만 늘어난 편입니다.

그러면서 해외에 나가 있는 북한인들에 대한 김정은 정권의 압박, 예를 들면 충성자금을 상납하라는 압박이 심해지면서 해외에 나갔던 북한 사람들의 탈북 숫자가 좀 늘었습니다.

그래서 2015년 5월 대비 2016년 5월에는 입국 탈북자 수는 14%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는 어떤 추세를 보일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탈북민들이 좀 더 늘어날수 있는 환경과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한영진: 현재 한국 정부는 탈북민에 대한 기대는 어떻습니까,

손 이사장: 현재 한국정부는 탈북민들을 ‘먼저 온 통일’로 보고 있고, 남북하나재단의 설립근거가 북한이탈주민들을 지원함으로서 통일기반을 조성한다는 부분이 명기되어 있기 때문에 탈북민들이 한국으로 오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나 환영합니다.

모든 탈북민들은 대한민국 사회에 적응을 하고 성공을 해서 통일이 되면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열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남북하나 재단은 그런 열망이 식지 않도록 지원해드려야 하는 것이고 탈북민의 존재가 “먼저온 통일, 작은 통일”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이들이 한국에서 모두 성공하는 것이 통일을 앞당기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지요. 그것은 우리 남북하나재단 뿐이 아니고 대한민국 국민들도 모두 그렇게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한영진: 남북하나재단이 탈북민 3만명의 정착을 지원하는 일을 담당한 기관으로서 책임이 무거우리라 봅니다. 이번에 미국 방문을 잘 마무리 하시고 앞으로 많은 수고를 부탁드립니다.

손 이사장: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