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한영진입니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북한이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 미사일을 시험발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한반도에는 전쟁기운이 감돌았습니다.
미국의 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이 한반도로 집결하고, 중국은 원유공급을 중단할수 있다는 강경의지를 보이면서 핵실험을 막는데는 일단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북한 관영매체가 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설계도면이 완성됐다고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과 전쟁을 하겠다고 위협하는 와중에도 평양에 고층아파트를 건설하고, 고속철도를 놓겠다고 발표하는 것을 봐서는 북한이 실제로 미국과 전쟁할 마음은 없다는 관측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북한은 어디로’시간에는 “북한의 오랜 숙원-고속철 구상 이뤄지려면”을 보내드립니다.
<사운드 바이트>
방금 들으신 소리는 시속 300km로 달리는 한국 고속열차의 소음입니다.
한국은 2004년에 시속 300km로 달리는 고속열차를 서울에서 부산까지 운행시키는 데 성공했고, 오는 2018년에는 시속 430km로 달리는 고속열차를 개통할 예정입니다.
시속 300km로 달리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가 450km이기 때문에 2시간 가량 걸리고, 430km로 달리는 ‘해무’ 고속열차를 도입하면 1시간이면 돌파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부산에서 서울로 매일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만일 북한에 고속철도가 들어가면 평양에서 신의주까지는 230km이기 때문에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평양에서 청진까지는 720km이기 때문에 2시간 반이면 도착할 수 있다는 소립니다.
게다가 고속철도는 복선으로 건설되기 때문에 열차들이 다른 열차를 지나보내느라 정체될 필요도 없습니다. 현재 북한에는 평양과 신의주, 평양과 청진, 평양과 만포를 잇는 철도가 있는데, 대부분 일제시기 부설된 단선 철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세계적인 고속철도 수준은 어떨까요?
세계에서 고속철도를 제일 먼저 시작한 나라는 일본입니다. 1964년에 완성한 신칸센이라는 고속열차는 시속 210km로 가장 빨랐습니다.
<사운드 바이트>
방금 들으신 소리는 자기 부상 열차로 탈바꿈한 시속 600km으로 달리는 신칸센 고속열차의 소음입니다. 다음으로 프랑스가 1981년에 고속철을 건설했고, 그 다음 독일과 스페인(에스빠냐)가 뒤를 이었습니다.
한국은 2004년에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고속철을 보유했습니다. 처음 시속 300km로 달리는 고속철도를 놓았지만, 내년에는 시속 430km로 고속열차가 등장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뒤늦게 고속철 개발에 뛰어든 중국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사운드 바이트>
중국의 고속철도 길이는2016년말에 2만km로, 다른 나라들의 고속철도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길다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했습니다. 중국은 2035년까지 4만500km의 고속철도망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중국은 미국 서부에도 고속철도를 깔아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은 처음 시속 300km의 고속철도를 개발했다가 얼마전에는 시속 600km로 달리는 고속열차를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과학원은 머지 않아 고속열차가 비행기 속도에 비슷한 시속 800km에 도전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미국의 고속철 상황은 어떨까요?
미국은 고속철도 대신 항공산업이 발달되어 대부분 미국인들은 장거리 여행은 물론 국내여행도 비행기로 하고 있습니다.
<사운드 바이트>
중국은 13억 이상 인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속철도를 이용하는 손님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과 비슷한 국토면적에 인구가 3억명 정도 되기 때문에 중국보다 이용객이 적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고속철도를 깔면 투자 비용을 빨리 회수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여 항공여행이 위주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고속철 시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왜냐면 인터넷이 발달하고 정보시대에 살기 때문에 생활리듬도 빨라졌습니다. 사람들은 여행목적지까지 빨리 가기를 원하고, 물동량도 빨리 날라야 하기 때문에 비행기 속도와 같은 고속열차를 을 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북한도 고속철도 건설을 구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7일 평양철도종합대학이 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각종 ‘설계도면’을 최근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대학에서는 조선(북한)식의 고속철도 설계기준, 총계획 설계, 건설공사, 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부문별, 공정별, 대상별 설계도면을 높은 수준에서 완성하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조선식 고속철도설계기준”이라는 부분입니다. 북한이 흔히 자력갱생을 말할 때 조선식이라는 문구를 씁니다. 결국 북한 자체로 개발한다는 의미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속 60km로 달리는 기관차는 자력갱생으로 만들지는 모르겠지만, 시속 300km이상 달리는 고속열차를 자체로 개발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북한은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와 유럽까지 관통하는 한반도 종단 철도에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한반도종단철도(TKR)란 한반도와 중국 대륙을 횡단하는 TCR(중국횡단철도), 한반도와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TSR(시베리아횡단철도), 한반도와 몽골을 잇는 TMGR(몽골통과철도), 한반도와 만주를 횡단하는 TMR(만주횡단철도)를 말합니다.
이 철도 모두 북한을 통해야만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은 전략적으로 굉장한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북한이 물동량에 상관없이 통과료만 받아도 많은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이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허락할 경우, 일본과 한국에서 엄청난 물동량이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한국도 스스로 대륙으로 뻗어나가는 통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한반도 종단철도 건설에 관심이 상당히 높습니다. 그래서 한국정부는 2015년 광복절을 맞아 북한에 한반도 종단철도를 시범운행하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류길재 전 통일 장관의 말입니다.
류길재 전장관 : 경의선 같은 경우에는 오래전에 연결되어 있고, (북한이)수용하면 그렇게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중국에 고속철과 고속도로 지원을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3년께 중국과 함께 신의주∼평양∼개성을 잇는 380㎞ 구간에 고속철도와 왕복 8차선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장성택 처형 이후 별다른 진척이 없습니다.
장성택은 중국에 지하자원을 주는 대신 신의주와 평양을 잇는 고속도로와 고속철 공사를 지원받으려고 했지만, 처형되면서 무산됐습니다.
북한이 중국의 지원을 거절하는 것은 중국에 지배당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북한은 중국에서 자본주의 황색바람이 밀려들어오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때문에 중국이 미화 3억 달러를 투자해 신의주와 단동을 연결하는 ‘신압록강 대교’를 3년전에 건설하고도 북한이 열지 않아 아직 개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생전에 “평양-신의주간 고속도로를 건설해달라”고 중국에 요청했지만, 중국이 이왕이면 서울까지 연결하자고 제안하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서울까지 고속철과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북한 주민들이 그곳을 통과하는 차량과 물동량을 보고 외부사회에 대해 환상을 가질까봐 두려워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중국은 북한 인민들이 보지 못하게 고속도로 주변에 큰 장벽을 쌓고 그 속으로 고속철과 도로를 뚫자고 했지만, 결국 북한이 동의하지 않아 실현되지 못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고속철도도 자체의 힘과 기술로 개발한다는 구상아래 설계도면을 완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자력갱생이라고 해도 고속철을 건설하자면 돈이 많이 듭니다.
그러면 그 돈을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요,
현재 미국 트럼프 정부는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재와 협상 수단을 모두 테이블에 올려놓았습니다. 아직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북한이 비핵화에 나설 경우 미북간 외교관계 설정은 물론 북한의 경제발전을 도와준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북한의 오랜 숙원인 고속철과 고속도로 건설도 곧 이뤄질 전망이지만, 핵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상에 불과하다는 지적입니다. 문제는 북한 지도부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어디로’ 오늘 시간에는 “북한의 오랜 숙원-고속철 구상 이뤄지려면”을 보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