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한영진입니다. 지난 4일 북한에서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항공 및 반항공군 비행지휘성원들의 전투비행술 경기대회-2017’이라는 대회가 열렸습니다. 2014년에 막을 올린 이 비행술 경기대회는 올해로 4번째입니다.
이번 항공쇼에는 북한 항공군 사령관을 비롯해 사단장 여단장 등 공군 지휘관들이 잇따라 출연했고, 이들은 30년이 넘은 노후 전투기들을 타고 하늘을 날았습니다.
중국이 원유수출을 중단하겠다는 위협하는 와중에 진행된 전투비행술 경기대회, 그 속내를 오늘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 알아보겠습니다.
<사운드 바이트>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한국 공군에 해당하는 항공 및 반항공군이 개최하는 전투비행술 경기대회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2014년 이후 매년 한차례씩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비행술 대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보도는 북한이 지난 6월 4일 보도한 비행술 경기대회가 열렸다고 한국언론이 보도한 내용입니다. 최강의 대북제재 속에 극심한 유류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그것도 30년이 훌쩍 넘은 노후 전투기들을 동원해 비행술 경기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를 두고 외부사회에서는 여러가지 해석을 낳았습니다.
이번 비행술 경기대회에는 북한에서는 최신 전투기라고 하는 미-29와 이미 주력전투기종에서 단종된 미그-21, 미그 17기까지 총동원됐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낡은 전투기를 동원해 비행술 경기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와 관련해 남한의 탈북군인 단체인 북한인민해방전선 최정훈 사령관은 “낡은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는 북한이 공군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매년 비행술 경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정훈: 지금 북한 공군이 가지고 있는 비행기는 모두 소련제이고, 소련 사람들도 그 기종이 오래되어 단종시켰고 그럼 어떻게 해요. 겨우 연명하는 수밖에 없는 비행기죠. 그래서 공군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어야 전력을 강화된다고 하기 때문에 비행술 대회를 자주 하는 것 같고요.
현재 북한이 보유한 전투기는 모두 800여대로 알려졌습니다. 그중 90% 이상은 생산된지 30년이 넘은 노후 기종들로써, 생산국가인 러시아도 더 이상 생산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 북한이 보유한 전투기의 성능은 어떨까요?
북한이 유력 전투기로 꼽고 있는 비행기는 끝이 뾰족하고 날개가 뒤로 날렵하게 젖힌 미그 29기입니다. 구 소련은미국의 전투기 F-16과 대적하기 위해 미그- 29를1977년에 만들었습니다. 벌써 나이가 40살이 넘었습니다. 북한은 1988년에 미그 29를 도입하기 시작하여 현재 약 40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비행기의 대당 가격은 2천900만 달러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 미그 29보다 조금 성능이 좋은 ‘수호이 25’라는 전투기도 있는데, 이 기종도 1975년에 제작됐습니다. 북한이 약 40대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미그 23기는1967년에 생산됐고, 미그 19기는 1954년에 생산되었습니다.
미그 19기는 1983년 이웅평 대위가 몰고 남한으로 귀순했고, 1996년에는 이철수 대위가 몰고 귀순해 한미 군당국에 낱낱이 공개됐습니다.
현재 북한은 미그 15기, 미그17기도 수백대 보유하고 있는데, 이런 비행기에는 미사일도 장착하지 못하고 오직 자폭용으로 운용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난 2014년에는 북한 미그 19기 3대가 추락했다고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전투기를 마지막으로 수입한 것은 1990년대 초로 김일성 주석이 살아있을 때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생전에 신형 전투기를 구입하기 위해 러시아나 중국에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할아버지때부터 물려받은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북한 전투기 조종사들도 타기를 꺼려한다고 북한 텔레비전에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북한 tv녹취: 비행기를 타기가 힘들고 위험하기 때문에 비행훈련을 할 때마다 지휘관들이 손에 땀을 쥐고 가족들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꼭 타야 한다고 하시며 비행길에 오르신 우리 원수님이십니다.
북한이 김정은 위대성을 선전하기 위해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과정에 비행기의 노후화를 폭로해버린 겁니다. 북한은 이처럼 낙후한 비행기로 미국의 항공모함을 까부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투기 비행술대회에서 연설한 김광혁 공군사령관도 “적항공모함을 비롯한 그 어떤 대상물들도 일격에 소멸해버릴수 있는 일당백의 불사조들로 튼튼히 준비시키겠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tv 녹취: 맨 앞장에서 출격하여 적항공모함을 비롯한 그 어떤 대상물들도 일격에 소멸해버릴수 있는 일당백의 불사조들로 튼튼히 준비시키고…
북한군 지도부의 이러한 주장은 북한의 낙후한 공군전력으로는 도저히 실현될 수 없는 허황된 주장에 불과하다고 최정훈 사령관은 말했습니다.
최정훈: 그 미그기를 가지고 어떻게 항공모함을 까요? 50년대도 아니고…북한으로서는 공군력으로 놓고 보면 미국하고는 경쟁력이 안되고 한국하고도 경쟁력이 안되요. 이전에는 소련의 지원을 받아서 아주 강했는데, 이제는 연식이 오래된 비행기만 가지고 있어서 공군력이 완전히 약해졌어요.
북한이 보유한 전투기 가운데 그나마 성능이 괜찮은 기종은 미그 29와 수호이 25 전투기입니다.
미그 29는 미국의 주력 전투기 F-16에 대응하기 위해 1977년에 제작됐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초에 있는 걸프전, 즉 만전쟁 시기에 미그 29기는 5기나 떨어졌습니다. 그 중 1기는 미 공군의 F-15C 전투기와 맞붙었는데, 미그 29기가 먼저 미군 전투기를 발견하고 묘기를 발휘하며 공격했지만, 결국 미군 전투기의 반격에 도주하다 땅에 떨어져 폭파됐습니다. 4기의 다른 미그기들은 미군 전투기 미사일을 맞고 격추됐습니다.
또 북한이 약 40대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미그 23의 성능도 1980년대 중동전쟁때 검증됐습니다.
1981년 6월 레바논분쟁시기 시리아 공군에 배치된 미그-23과 미그-21이 이스라엘 공군과 맞붙었는데요, 이스라엘공군의 F-15, F-16 전투기는 시리아 공군의 미그기를 85대나 격추시켰습니다.
현재 한국은 북한의 미그 29와 대적할 수 있는 전투기를 400대 이상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미군 항공 전력이 증강되게 되는데,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인 F22가 뜨면 북한 전투기들은 상공에 떠보지도 못하고 궤멸될 수 있다고 한국자유연합 김성욱 대표는 지적했습니다.
김성욱 대표: 지금 북한이 쓰고 있는 주류 비행기들이 이미 비행기 제원에서 한국에서 쓰는 KF종류와 완전히 질이 떨어지지요. KF-16종류와 미그기와 붙으면 어떻게 되는지 북한 주민들이 잘 모르겠지만, 이전에 랩터(F-22)가 공중전(워게임)에서 순식간에 수십대를 초토화 시켜버렸거둔요. 그리고 F-16기종으로 미그기와 붙으면 똑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F-22가 뜨면 북한의 비행기는 몇시간안에 모두 작살이 난다는 거예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비행술 경기대회에 북한군 고위장성들을 출현시키는 것도 ‘공포통치’의 일환이라고 김성욱 대표는 지적했습니다.
이번 경기대회에서 북한 김광혁 항공군 사령관은 노후한 미그 21기를 몰고 하늘을 날았고 그의 뒤를 이어 미그 23, 미그 29기를 몰고 사단장과 여단장, 편대장들이 비행기를 탔습니다.
2014년 5월에 진행된 첫 비행술 경기대회에서는 67세의 오금철 전직 공군사령관이 여러 번 사양하다가 끝내 미그기를 탔다는 일화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당시 김정은은 북한군 장성들에게 사격훈련을 시키고, 수영훈련을 시키는 등 체력이 약하고 담이 약한 지휘관들을 처벌하곤 했습니다.
최근 중국이 동참한 대북제재 속에서 북한 공군은 기름이 부족해 비행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4년에는 기름난으로 공중 훈련을 하지 못하고 비행 조종사들이 모형 비행기를 들고 땅 위에서 훈련하는 모습이 북한 텔레비전에서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4월에는 중국 관영 매체가 대북 원유 수출을 중단할 뜻을 내비치자, 평양 인근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70%이상 폭등하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북한이 올해 비행술 대회를 개최하는데도 어려움이 컸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2017년 비행술 경기대회는 외부의 압력에도 끄떡없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과시욕을 보여주기 위한 ‘보여주기식 이벤트’로 막을 내렸습니다.
<북한은 어디로>오늘 시간에는 ‘지도자의 볼거리로 전락한 북한 항공비행술대회’를 보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