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 도발과 ‘벌떼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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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한영진입니다. 최근 남한 영공을 침범해 미군 사드기지 현장을 정찰하고 돌아가던 북한 무인정찰기가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서 발견됐습니다.

하늘색 바탕에 길이가 1.8미터, 날개 폭 너비가 2.4미터인 이 작은 무인기가 요즘 한국 사회에서 특별 화제가 됐습니다. 이 무인기가 비록 연료부족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일각에서는 남한에 새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를 시험하기 위한 의도적인 추락으로 분석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왜 북한이 이런 무인기를 남쪽으로 내려보내는지, 그리고 북한의 무인기 전술은 무엇인지 오늘 <북한은 어디로>시간에 알아보겠습니다.

<사운드 바이트>

이 보도는 북한의 무인기가 남한영공을 침범했다가 강원도 인근 야산에서 발견됐다는 한국 언론 보도입니다.

북한 주민들도 무인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실텐데요, 실제로 북한 텔레비전이 2012년 4월과 2013년 7월 열병식때 공개한바 있습니다. 잠시 텔레비전 내용을 들어 보시겠습니다.

<북한 tv 녹취>: 저 초정밀 타격기들은 목표들을 정확히 타격 소멸하여 잿가루로 날려 보낼 것입니다.

당시 무인기들은 군용자동차에 실려 열병식 광장을 지나갔는데, 길이가 10m가량 되는 것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는 길이가 1.8미터, 날개폭은 2.4미터나 되는 작고 조악한 비행체였습니다. 가격은 미화 2만 달러 정도 된다고 언론에 밝혀졌는데 실제로 그렇게 나가는지는 알수 없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에는 주한미군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를 배치하기로 한 경상북도 상주군 골프장 일대가 촬영됐는데, 사진 10여장이 발견됐습니다. 고도 2천 미터 상공에서 찍었는데, 사진의 해상도는 선명하지 못합니다.

한국군 당국은 이 무인기가 성주지역을 촬영하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으로 돌아가려다 연료가 떨어져 추락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무인기는 2014년 3월 백령도와 경기도 파주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와 비슷했습니다.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에는 백령도 일대 군사시설이 찍혀 있었고, 경기도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에는 청와대가 찍힌 사진이 나왔습니다.

이때 발견된 무인기들은 북한 조선기록영화에서 나왔던 것들과 유사했습니다. 발견된 무인기는 ‘체코제 쌍발’ 엔진을 장착하고 있었습니다. 한국군 당국은 북한이 체스코(체코)에서 무인기 엔진을 직접 수입했거나 또는 중국을 통해 역수입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러면 북한의 무인기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요?

북한은 1980년대 말부터 무인기를 수입해왔고, 자체로 만들고 있습니다. 2014년에 북한 무인기에 대해 연구한 이대우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무인기 자체개발 능력이 없는 북한은 미국, 중국, 러시아로부터 무인기를 도입해 개조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현재 약 1천대의 무인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폭형 무인기(무인타격기)를 100여대 가량 실전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처음 무인기를 러시아 등에서 구입해 고사포 훈련용으로 사용하다가, 2000년 들어서는 정찰 및 타격용 무인기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는 2012년 평양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처음 무인기를 공개했고, 2013년에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지도아래 정밀타격용 무인기를 시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재 약 1천 여대의 무인기 중 일부는 정찰용 무인기로 남한에 날려보내고 있고, 자폭용은 수백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무인기 전술은 ‘벌떼작전’, 즉 자폭형으로 수백대의 무인기를 한번에 띄우는 것이라고 한국언론은 보도했습니다.

한국언론 녹취: 전력이 노후해 일명 ‘깡통’이라고까지 불리는 공군력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무인기에 힘을 쏟는다는 것. 유사시 무인기를 벌떼처럼 남측에 내려 보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북한 텔레비전에 공개된 무인기는 사전에 지상 좌표를 입력하면 좌표에 따라 비행하다가 목표물이 나오면 충돌하는 방식으로 공격합니다.

북한이 이처럼 자폭형 무인 타격기를 상당수 실전배치하는 것은 낙후한 미그기들로 한미 공군력을 당해내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대체하기 위한 예비전력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군사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미그기들은 30년이 훨씬 지난 것들로, 한국과 미국이 보유한 신형 전투기들과 대적하기 어려운데다, 고물 비행기에 사람을 태워 자폭하라고 내몰리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저가 무인기에 폭탄을 실어 대량으로 공격한다는 것입니다.

만일 이런 무인기에 폭약이나 생화학무기 등을 탑재해 서울 상공이나 원자력 발전소 등을 타격할 경우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됩니다.

김성욱 한국자유연합 대표는 북한이 무인기에 생화학무기를 실어 대량살상을 꾀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합니다.

김성욱 대표: 북한의 무기가 천대 정도 있다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무인기가 단순히 정찰기 수준이 아니라 무기를 달 수 있기 때문에 가공합니다. 폭탄용으로 쓰는데, 가미가제식으로 쓰는데, 거기다 무엇을 다느냐? 무인기에도 생화학탄을 장착한다는 겁니다. 북한에 화학무기는 13종류가 있습니다. 그 중 보톨리늄 독소라는 가스가 있습니다. 이 가스는 10그램이면 1~10만명을 죽인다고 합니다. 북한이 그런 가스를 몇백키로그램이 있을 겁니다. 북한이 이런 ‘더러운 무기’인 생화학무기를 가지고 위협을 하겠지요.

김대표는 “북한 무인기는 고도 100미터 이하 저고도로 침투하기 때문에 포착이 어렵다”면서 “저고도 감시 레이더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과 함께 발견 즉시 요격할 수 있는 반 드론체계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대표: 무인기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고고도가 있고, 중고도가 있고, 저고도가 있는데, 북한 무인기는 저고도로 날아오기 때문에 레이더로 잡아내기 어렵다고 합니다.

북한이 이번에 무인기를 남쪽으로 보낸 것도 새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를 떠보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김 대표: 어떤 의도로 날리고 어떤 부작용을 만들려고 하는지 궁금한데요. 지금 북한이 날리는 것은 문재인 정부를 길들이려고 보내는 것이지요.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슬슬 남한에 무인기를 한두대 떨어뜨려 놓겠지요. 그러면 사람들은 핵폭탄 처럼 겁을 먹겠지요. 그러면 북한하고 타협하는 것밖에는 길이 없다는 쪽으로 몰아가는거죠, 그러니까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거죠.

한국 정부는 지난해 국방백서에서 북한의 화학무기 보유량은 2천500~5천t으로 추정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미 군당국이 북한의 무인기 공격을 막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대우 연구위원은 “북한이 무인기를 침투시켜 대남테러를 감행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북한 소형무인기를 발견하는 즉시 요격할 수 있는 체제를 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현재 한국군이 보유하고 있는 저고도 감시 레이더로는 북한 소형 무인기를 탐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성능 높은 이스라엘 장비로 교체해야 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한국군은 저고도로 침투하는 무인기를 요격하기 위해 30미리 구경의 유도탄을 결합한 대공 화기를 개발했습니다. 이 화기에 장착된 4발의 유도탄은 소리 속도의 2배로 발사되는데, 북한의 무인기 떼를 일격에 소탕한다는 방침입니다.

북한의 무인기 남침은 항공법에 의해 도발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민간용 무인기 시대가 열리면서 세계 각국 업체들이 무인기를 경쟁적으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새로운 항공법도 제정되고 있습니다.

일본은 지난 2015년 총리관저 옥상에서 무인기가 발견되자, 항공법을 개정했습니다. 즉 밀집된 시가지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하고 폭발물 수송과 야간 비행을 금지시켰습니다. 이를 위반하면 일본돈 50만엔, 즉 4천 달러의 벌금을 매기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2년전부터 무인기 비행법을 신설하고 엄격히 통제하고 있습니다. 항공법에 따라 소형무인기를 신고하지 않고 비행한 자는 6개월 이하의 징역과 미화 5천 달러의 벌금을 물리고 있습니다.

비행금지구역에서 허가받지 않고 무인기를 띄울 경우 격추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군사분계선 일대는 비행금지구역이어서 무인기를 날릴 수 없습니다.

현재 남과 북은 휴전상태기 때문에 어떠한 비행체가 넘는 것은 영공침범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남한 사회의 갈등을 조장하고 대남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조악한 무인기를 내려보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어디로> 오늘 시간에는 북한의 무인기 도발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영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