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입북 임지현 유괴 가능성 높다”

0:00 / 0:00

<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한영진입니다.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이 3만명을 넘는 가운데, 남한 TV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기가 높았던 한 탈북여성이 돌연 북한으로 돌아가 “자진입북했다”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남한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해 활달했던 이 여성은 정작 북한 텔레비전 앞에서는 “정말 죽을 죄를 지었다”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이 여성처럼 한국에서 살다가 재입북한 탈북민은 모두 25건으로 나타났는데, 이 중에는 다시 북한을 탈출해 한국으로 되돌아오는 기이한 현상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썩어빠진 남조선 사회에서 못살겠다”고 북한 텔레비전에서 주장했던 사람들이 왜 다시 한국으로 오는 지 외부 사람들은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오늘 <북한은 어디로>시간에는, 최근 북한으로 자진 입북했다는 탈북민 임지현 씨의 사연을 알아보겠습니다.

<사운드 바이트>이런 가정하에서는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는 문제 때문에 중국에 나갔다가 납치 또는 회유됐을 가능성….

얼마전 북한 대남웹사이트에 출연한 탈북민 임지현(북한 명 전혜성)씨가 납치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한국 언론 보도입니다.

지난 7월 16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최근까지 한국 방송에서 북한에 대해 비판적인 말을 했던 탈북민 전혜성, 한국명 임지현(26) 씨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공개한 영상은 대남웹사이트와 세계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트뷰에는 공개됐지만, 북한 주민들이 볼수 있는 중앙텔레비전에도 공개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여성의 재입북과정이 자진입북인지 아니면납치에 의한 것인지는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남한의 자유북한방송 최정훈 국장은 임씨가 북한의 부모을 만나기 위해 지난 5월 중국으로 간 것으로 확인됐는데, 그가 북한 텔레비전에 등장한 것은 이외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최정훈 국장: 그 애가 자진해서 들어갈 수 없어요. 여기저기 지인들과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니까, 돈을 빌려가지고 중국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들어갈 때 목적은 북한에 있는 부모가 한국에 오겠다고 해서 자기가 데리러 간다고 나갔대요. 브로커들에게 얼리워서 나간 것으로 확실시 되고 있어요.

최 국장은 임씨가 제주도를 거쳐 서울에 올라와서는 국방부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한국 종합편성채널에 출연해 활달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최 국장: 그 애가 제주도에서 일했어요. 상황이 이렇게 되어 지인들이 주인에게 전화도 해보고 하니까, 그애가 북한으로 자진해서 들어갈 사람이 아니래요. 아주 잘 나갔어요. 그가 국방 TV에도 출연하고, ‘잘 살아보세’에도 출연하고, ‘모란봉 클럽’에도 출연하고 인기가 높았어요. 팬클럽도 생기고 그랬어요. 그런데 갑자기 북한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당시 임지현씨가 출연했던 남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한 장면을 듣고 넘어가겠습니다.

한국 TV조선 녹취(모란봉클럽): 돈 번다는 생각에 할게요. 그리고 북한의 군대가방 배낭에 술을 넣어가지고 메고 집에까지 옵니다. 딸랑딸랑 하면서 병 부딪치는 소리가 막 들어와요. 그러면 어머니가 무슨 소리야 하고 따라와서 ‘너 술장사 하니?’하고….

이렇게 한국 방송에서 의욕을 가지고 출연했던 임씨는 북한에 돌아가서는 남한 방송에 출연한 배경에 대해 “(한국에서) 술집을 비롯한 여러 곳을 떠돌았지만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만 있었다. 돈도 벌고 연기도 하고 싶어 방송에 출연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에서는 그가 방송에 남다른 끼가 있어 시청자들로부터 인기가 높았고 팬클럽, 즉 임씨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임씨가 북한에 돌아가 남한을 비난하는 입장으로 변한 것을 두고, 그가 위장탈북자로 잠입했다가 다시 북한으로 재입북했을 가능성을 주장하는 인터넷 댓글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방송에 함께 참여했던 한 탈북여성은 “그가 간첩이라면 당초 한국 방송에 출연해 북한을 비난하는 내용을 방송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그가 북한 방송에 나와 보여준 눈빛은 한국 방송에 나왔을 때의 눈빛과 확연히 다르다며 북한에서 협박이나 고문을 받았을지 모른다고 추측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임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실제로 임씨가 재입북 의사가 있었다면 한국에 있는 재산 등을 깨끗이 정리하고 떠났겠지만, 그런 움직임은 없었다고 최정훈 국장은 말했습니다.

최 국장: 그렇지요. 그 애가 만약 들어가겠다고 했으면, 일체 여기 것을 다 정리하고 들어가겠지만, 중국까지 잠간 갔다가 돌아올려고 생각했는데, 중국에서 100% 잘못된 거지요.

정양석 한국 국회의원은 “통상 본인의 재산을 처리하고 갔을 텐데 많은 재산이 남아있다”며 북한의 납치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 같은 정황으로 볼 때 북한 대남공작기관이 한국사회에서 탈북민들의 입지를 흔들고, 북한 실상을 방영하고 있는 한국 TV방송에 타격을 주기 위한 치밀한 공작일 가능성이 높다고 최 국장은 말합니다.

최 국장: 북한이 요구하는대로 되었습니다. 그 애를 이용해서 탈북자들을 이곳에서 저주받는 인간으로 만들어놓기 위해서 그렇게 만들어 놓고 있는데, 지금 인터넷에서는 댓글이 장난이 아닙니다. 모란봉클럽이 간첩소굴이라고, 모란봉 클럽을 당장 페지하라고 여기 사람들이 댓글을 달고 있습니다.

그동안 탈북민들이 출연하는 종합편성채널은 북한 실상을 알리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 김씨 일가의 호화로운 식생활과 별장생활, 그리고 최고위층들의 내면이 탈북민들의 증언을 통해 한국사회에 전파됐습니다. 때문에 북한은 일반 탈북자가 아닌 방송 출연자를 직접 출연시켜 이 방송이 거짓임을 자백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최 국장: 북한 공작원들이 그 애를 선택했다는 겁니다. 중국이나 한국에 있는 탈북민들을 이용해서 회유를 한 겁니다. 그애를 목표로 한거지요. 이때까지 탈북자들이 넘어갔거나, 납치당한 사람들을 데려다가 인터뷰를 해봐야 큰 의미가 없었거둔요. 자기네가 바라는대로 된 것도 없고 그래서 이번에는 텔레비전에 출연했던 사람을 목표로 한 것 같아요.

한국 방송에 출연했던 임씨가 직접 모략방송이라고 말함으로써 방송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북한 실상이 거짓이라는 것을 전파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겁니다.

또 임씨가 북한에서 한 발언들은 그가 처한 절박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동정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메릴랜드주에 사는 탈북민 강씨도 살기 위해서는 북한 정부에서 하라는 대로 거짓 자백이라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강씨: 들어가게 되면 제 살기 위해서라면 거짓말이라도 해야지요. 재간 있습니까, 저라도 그렇게 할겁니다.

한국으로 탈출했던 탈북민들이 다시 북한으로 재입북하는 사례는 김정은 정권 들어 늘어났습니다.

처음으로 재입북한 여성은 2012년 6월에 북한에 간 서울시 송파구에 살았던 박정숙 여성이었습니다. 그는 평양에 도착해 외신 기자들 앞에서 남한을 “썩어빠진 사회”라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이 여성에 대해 잘 아는 탈북민들은 북한당국이 아들과 며느리를 인질로 잡고 박씨를 협박해 데려갔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러면 북한이 탈북자들을 재입북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2011년 집권 후 탈북자들이 늘어나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2012년경에 ‘남조선에 나간 탈북자들을 다시 끌어오라’는 지시를 국가보위성에 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보위부 등 대남공작기관은 박정숙 여성을 재입북 시키는 등 소기의 성과를 올렸습니다. 하지만, 이는 “재입북 탈북자들을 너무 너그럽게 대해준다”는 내부 주민들의 비난을 키우고 있습니다.

한 대북소식통은 김정은의 ‘광폭정치’를 선전하기 위해 북한이 박정숙 여성을 텔레비전에 공개시켰는데, 일반 간부들조차 “60대가 넘은 사람의 피부가 저렇게 좋을 수 있냐?”며 깜짝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또 남한행을 시도하던 9명의 탈북청소년들이 중앙대학에 진학하자 북한 청소년 들속에서는 “탈북해도 처벌되지 않는다”는 심경변화가 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북한이 재입북한 탈북민들에게 처우를 개선하지 못해 재탈북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2015년에 탈북해 한국에서 살다가 다시 재입북해 남한 사회를 비난하던 탈북자가 아내를 데리고 다시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어디로> 오늘은 최근 북한으로 자진입북했다는 탈북민 임지현 씨의 사연을 전해드렸습니다. 진행에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