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한영진입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4형 발사에 반발해 유엔안전보장리사회는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안인 2371호를 통과시켰습니다. 이번 결의안에는 북한의 해외근로자 추가 파견 금지 조항이 포함됐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러시아의 ‘새로운 시베리아’로 알려진 노보시비리스크 도시에 150여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파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은 미장과 콘크리트 타입 등 고된 건설노동에 시달리면서 한달에 5만 루불, 즉 미화로 1천 달러를 당에 바쳐야 한다고 합니다.
그동안 북한 근로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면서도 보수도 제대로 받지 못해 ‘현대판 노예’라는 지적이 인권단체들 속에서 나왔습니다. 그래서 오늘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는 러시아의 노보시비리스크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 현황에 대해 전해드립니다.
<사운드 바이트> 방금 들으신 내용은 역대 최강의 대북제재라고 할 수 있는 유엔결의 2371호에 북한 노동자 파견 금지 조항이 포함됐다는 보도입니다.
하지만, 얼마전 러시아 중부의 시베리아 공업도시인 노보시비르스크에150여명의 북한 근로자들이 새로 파견됐다고 현지인들과 연락하는 미국의 한 탈북민이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탈북민: 노보시비리스크는 러시아에서도 대단히 큰 도시이지요. 거기에 북한 릉라 회사를 포함해 3개 회사가 들어왔더구만. ,새로 150명이 들어왔고요. 서너번째 가는 도시인데, 건설하러 들어왔지요. 쇼핑몰도 짓고 아파트도 짓고 하는 거지요. 미장하고 콘크리트 치고 하지요.
현재 남편이나 자녀 등을 러시아 건설현장에 보낸 북한 주민들은 노보시비르스크에 대해 궁금해 하실텐데요. 노보시비르스크는 러시아 중부에 있는 공업도시입니다. 1925년까지 낙후한 지역이었지만, 소련에서 사회주의 혁명이 승리한 이후 시베리아 지역에서 최대공업도시로 발전했습니다.
제작공업과 서비스 산업, 관광도시로도 유명한 곳인데요. 이곳에 릉라회사를 비롯한 3개의 건설인력수출 회사들이 노동자 수천명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곳 북한 노동자들이 한달 바쳐야 하는 계획량은 미화 1천달러 수준이라고 미국 탈북민은 말했습니다.
탈북민: 한달 계획이 러시아 돈으로 5만루불이라고 하니까요, 달러 환율이 현재 100달러당 5천루불이니까, 그는 북한 건설회사들은 러시아 건설 청부업자들로부터 싼 일감을 넘겨 받아 노동자들을 일시킨다고 말했습니다.
탈북민: 예를 들어 러시아 돈으로 평방당 100루불이라고 하면 일군들을 내몰아 일을 시킬 때는 60루불이라고 말하는 거죠, 거기서 40%를 뜯는거죠. 그러니까, 장사를 하는거죠. 그리고 거기다 노동자들을 묶어놓고 동원시키는 겁니다. 일하는 사람들은 60루불씩 받아가지고 회사는 40루불씩 떼는 거 아니요. 그러니까 한달에 1천불씩 벌어야 하니 얼마나 일해야 한달에 1천불을 벌겠는가 말이요.
소식통은 북한 노동자들은 월급은 얼마나 받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언론과 미국 언론에 따르면 북한 건설근로자의 한달 수입은 200달러가량 추산하고 있지만, 임금의 상당부분은 충성자금과 계획분, 보험료 등으로 공제되어 개별적인 노동자들이 회사로부터 받는 돈은 극히 적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북한 근로자들은 회사에서 월급을 받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빨리 국가계획분을 끝내버리고 자기 돈벌이를 할 생각을 갖게 된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탈북민: 어떻게 했는가 하면 국가계획분을 1년치를 6개월에 다 밀어버립니다. 미장하는 것을 못봐서 그렇지 아파트 한 개층을 한명이 하루에 다 합니다. 혼합물을 압축기로 쏴서 넣어주는데 혼합물안에 빠져가지고 밀어버립니다. 미장 강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규정이 까다롭습니다. 레벨을 대야 하고, 나무 대서 짬이 없어야 하고, 수평 수직 직각이 맞아야 하는거죠. 6개월동안 죽으라고 그냥 짐승이라고 생각하고 일하는 거죠. 그래야 6개월동안 자기 돈을 벌어야 할 거 아니요? 그러니까, 6개월동안 죽었수다 하고 말같이 일하는 거지요. 이렇게 6개월동안 1년 계획을 다하고 그다음에 살랑 살랑 나와서 부업을 하는거지요.
그러나 국가 계획분을 끝냈다 하더라도 마음대로 외부에 나가서 일을 찾을 수 없습니다. 사상총화, 학습, 강연회 등 조직생활에 참가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사상학습을 면제받자면 ‘약’을 써야 한다고 합니다.
탈북민: 하려면 또 그만큼 약을 쓰고 나가는 거죠. 좀 주고 나오는거죠. 이렇게 말하지요. “나 저기 일감을 하나 잡았는데, 좀 나갔다가 들어오겠다”고 말하고 약 좀 쓰고 나오는거지요. 여기저기 떼이고 나면 얼마나 벌어가지고 가겠어요? 그래도 거기 오는 사람들이 북한에서 몇백대 1이 되겠어요. 다 오자는 놈이겠는데, 그렇게 와서 죽는 줄 모르고 가면 나무에 돈이 달려있는줄 알고 그걸 뜯어가면 되는줄 아는 데 고생하고 가는거지요. 뻔하지요. 그건 교과서니까,
약이란 일종의 뇌물을 뜻하는 은어로 통합니다. 북한 노동자들을 책임진 초급당비서나 사장, 보위성 안전대표들은 이렇게 노동자들을 내보내고, 뇌물을 받는데, 그들이 버는 연간 수입은 5만~10만 달러에 달한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이 외부에서 일감을 찾을때도 싼 임금에 찾을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북한 노동자들은 러시아 현지 말을 모르기 때문에 일감을 잡지 못하고 건설 청부업자들에게 의존합니다. 건설 청부업자들은 대부분 고려인들이나 10년 전 또는 그 이전에 시베리아 벌목장을 이탈한 탈북자들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시베리아 지역에는 벌목공출신 탈북자들이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10년전 또는 20년전에 시베리아 벌목장을 탈출해 숨어살고 있는데, 다행히 러시아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들어오는 북한 노동자들보다는 나은 형편이라고 말합니다.
탈북민: 자기네가 말을 몰라서 일을 잡지 못하니까, 우리 같은 사람들(청부업자들)에게 회사 모르게 일을 좀 달라고 요구하죠. 회사에서는 우리 같은 사람들과는 일하지 못하게 해요. 돈벌어야 하니까, 회사몰래 우리에게 일을 좀 달라, 그 대신 매일 돈을 달라, 매일 한것만큼 돈을 달라고 하면 우리는 좋지요. 예를 들어 우리가 100루불에 잡은 일을 60루불에 주겠다고 하면 ‘오케이’ 그 대신 매일 돈을 달라고 합니다. 60루불 주는 데서 우리가 20%를 떼거둔요. 일하는 것보다 (청부업자들이) 더 버는 거요. 그렇지만, 그 사람들은 하는 거죠. 왜냐면 자기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이니까요.
북한 노동자들은 이나마 외부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뒤를 봐줄 수 있는 간부들에게 뇌물을 바치는데, 만약 기일이 넘어 복귀하지 않으면 이탈자로 분류되어 수배대상에 오르게 됩니다.
러시아 정부 기관 발표에 따르면 올해 초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수는4만7천364 명에 달했습니다. 중국과 몽골, 터키 등 다른 나라 노동인구는 유동성이 있지만, 북한은 값싼 노동력에다 조직생활에 매어 있기 때문에 고용주들이 관리하기 좋아 환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은 전세계 30여개 나라에 약10만명의 노동자들을 파견하고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1970년대 남한을 향해 비난하던 ‘인력수출’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한 탈북인사는 “북한은 현재 자원수출과 인력수출이라는 두가지 수단으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면서 “이번 제재에서 석탄수출이 전면 금지되고 해외 노동력 수출도 제한되면 북한에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엔결의에 따라 북한의 석탄수출과 해외 인력 수출이 막히게 되면 전체 수출규모의 3분에 1에 해당되는 10억달러 규모의 외화가 부족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되면 북한은 현재 나가 있는 해외 노동인력에 더욱 의존하게 되고, 국가경제는 점점 더 시장이라는 수렁에 빠져들게 됩니다.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은 고된 노동에 시달리다 유서를 남기고 분신자살하는가 하면 집단적으로 이탈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국제인권단체들과 국제사회는 외국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의 노예 노동 실태를 폭로하고, 이 사실을 유엔과 국제노동기구(ILO)와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해 노예노동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북한은 어디로> 오늘은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 실태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RFA자유아시아방송 한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