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한영진입니다. 지난 한달은 북한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명의로 발표된 성명을 지지하는 군중시위와 인민군대 입대와 복대를 탄원하는 운동 때문에 북한 청소년들에게는 힘든 나날이었습니다.
6차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북한 김정은을 가리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로켓 맨’이라고 지칭하자, 사상 처음으로 국무위원장 명의로 성명을 발표하고 ‘늙다리 미치광’이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지요.
그 이후 북한 청년 470만명이 인민군대 입대와 복대를 탄원했다고 보도됐습니다. 그래서 오늘 <북한은 어디로>시간에는 빈번히 인민군대 입대 및 복대 탄원하는 북한 청소년들과 다른 나라 군인들의 복지후생에 대해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운드 바이트> 국방부가 내년부터 병사들의 월급을 88% 올립니다. 병장월급이 21만원선에서 40만원대까지 오르고, 2020년에는 월 70만원 안팎이 될 전망입니다.
방금 들으신 내용은 한국정부가 내년부터 군 병사들의 월급을 대폭 올린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입니다. 한국군 병장, 그러니까, 북한군으로 치면 상급병사의 월급이 40만원, 즉 미화로 350달러 가량 됩니다. 그리고 상병, 즉 북한군으로 치면 중급병사의 경우에도 월 30만원 6천원, 달러로 치면 250달러가 넘습니다.
군인들은 병영에서 먹고 잠을 자기 때문에 병사들이 월급을 잘 저축할 경우, 제대될 때는 6천 달러 가량의 목돈을 쥐고 집으로 갈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키워주고 있습니다. 1990년대 초 한국군에서 군복무를 했던 40대 중반 남성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김모씨: 저는 1993-95년 그때 있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때였는데요. 그때 우리 월급이 얼마였냐면, 병장월급이 1만 2천원이었는데요. 지금은 그때 비해서 많이 받지요. 그런데 군대에서 돈 쓸일이 특별히 있나요. 매장가서 빵 사먹고, 소시지 사먹고 그런 일밖에 없는데 그것을 안쓰고 저축을 해놓으면 꽤 되겠는데요. 그거면 유럽여행도 다녀올 수 있겠네요.
최근 전세계적으로 국가 방위를 위해서 총잡은 군인들의 대우와 복지를 개선해주기 위한 노력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최근 수백만명의 청년들이 인민군대에 대대적으로 자원 입대 복대한다는 보도가 연방 나왔지만, 군인들에 대한 대우가 개선됐다는 보도는 없습니다. 한달전 북한 대외 선전용 웹사이트 ‘조선의 오늘’는 470만명의 북한 청소년들이 인민군대 복대와 입대를 탄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의 오늘(8월 12일): 공화국에서 조선민주주의 국무위원장 명의의 성명이 발표된 후 단 6일 동안에 470여만명 청년학생들과 근로자들이 인민군대 입대 복대를 탄원하고 그 수가 나날이 늘어나는 가운데…
그런데 북한 청년들의 인민군대 입대 복대 탄원 보도는 이때뿐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8월 12일에도 북한 텔레비전은100만명이 넘는 청년들이 인민군대에 입대 및 복대를 탄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내용도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북한 중앙tv:수많은 당일꾼들과 청년일꾼들도 인민군대에 복대시켜줄 것을 열렬히 청원했습니다.
북한 청소년들의 군대 입대 탄원 장면은 김정은 체제 들어 아주 흔한 장면이 됐습니다. 김정은 집권 초기인 2012년에는 남한군이 ‘최고존엄’을 모독했다며 전국적으로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174만 명의 청년학생들이 인민군대에 입대,복대할것을 탄원하였다”고 노동신문이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또 2013년에는 “100만 명의 대학생 고등중학교 학생들이 인민군대 자원입대를 탄원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2015년 8월 ‘목함지뢰’ 사건 때에도 인민군대 탄원자 수가 백만명을 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약국의 감초마냥’ 북한 청년들의 군 입대 복대 탄원 소식이 북한 매체의 지면을 장식하고 있는데요, 북한의 주민들과 탈북민들에 따르면 북한에서 인민군대 입대 및 복대 탄원 운동이 너무 자주 벌어져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수백만의 북한 청소년들이 군대 입대와 복대를 탄원했다는 주장에 대해 외부 세계에서는 “지금 있는 현역군인 100만명도 먹여살리지 못하는 북한이 새로 입대하는 청년들을 어떻게 먹여살리겠는지도 궁금하다”고 의문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군에 대한 취재를 진행한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압록강변을 지키는 북한군인들의 키와 몸무게가 형편없이 왜소했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대표 압록강 변에 가 봤는데, 많은 국경경비대 병사가 강변에 나왔더라고요. 직접 보니까 작아요. 키가 작고 허약에 걸린 병사가 많았습니다. 유람선에 같이 탔던 중국인과 한국인 관광객들도 “아~ 군인들이 작다. 군인들이 많이 약하다.”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인민군대가 많이 약해졌죠. 영양실조에 걸린 병사가 많다는 것이 20년 전에도 있었는데, 지금도 그렇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현재 북한군에 입대하는 병사들은 2000년에 태어난 청소년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들은 기억조차 하기 끔찍한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영양상태가 열악한 어머니들로부터 태어났습니다. 90년대 중반 너무 많은 어린이들이 아사했기 때문에 북한도 인민군대 머리수를 채우기 위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때문에 북한은 2013년 경에는 인민군 복무기간을 11~13년으로 대폭 늘이는 등 병력 보충에 자구책을 쓰고 있습니다.
북한군 병사 초모 합격 기준 신장도140cm에서 137cm로 낮게 선발하도록 지시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현재 한국남성 평균 신장이 지난해 기준 174.9㎝로 나타났고, 2017년 미군의 평균신장은 185.2cm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이처럼 허약한 군인들을 군대를 가지고 한국군과 미군에 맞서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군대는 생산인력이 아니라, 소비인력이기 때문에 웬만큼 발전한 나라들에서도 대규모 병력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무기를 첨단 무기로 바꾸면서 군인 숫자를 줄이는 추세로 나가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가 올해 초에 발표한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 군병력은 과거보다 8만명 늘어난 128만명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면 한국군의 상황은 어떨까요? 현재 한국군은 62만 명이 조금 넘습니다. 한국군의 군복무 기간은 현재 21개월에서 앞으로 18개월로 줄어들게 됩니다. 북한군은 남성이 최고 11~13년, 여성은 7~8년에 달합니다. 북한 병사들의 월급은 거의 없고, 유일한 희망인 노동당 입당도 언감생심입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현재 한국군 병장의 월급은 한달에 350달러 가량 인상되고, 이등병의 경우에도 월 250달러가량 받게 됩니다.
현재 한국군 병사들의 식사질도 상당한 수준입니다.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장병 1인당 일일 급식비는 7천원으로, 최근에는 물고기 회까지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북한 병사들의 월급은 거의 없는데다, 군관들의 월급도 터무니없이 적어 군관들이 부정부패에 빠질 수 밖에 없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지적했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대표: 장교이지만 본인에 대한 배급밖에 없습니다. 가족은 없어진지 오래됐습니다. 그리고 장교들이 돈이 필요하니까 부정부패를 합니다. 군대에 지급된 여러 비품, 부대에 제공된 식량, 기름 등을 팔아먹습니다. 그러니까 젊은 병사들이 약해지고, 훈련도 못 하는 원인이 되고 있죠.
이에 비하면 한국군 장교들의 대우는 상당한 수준입니다. 한국 국방부가 밝힌 ‘2014년 국방통계연보’에 따르면 북한의 소좌급에 해당하는 소령의 1년 연봉은 6646만원, 즉 미화로 6만 달러 이상입니다. 북한군 대좌에 해당하는 대령의 1년 연봉은 1억원 수준, 미화로 10만달러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면 미군의 수준은 어떨까요? 미군은 병력수가 120만명 수준으로 북한과 비슷한 데, 군사장비나 병사들의 대우면에서는 세계 최고입니다.
미군은 의무병 제도가 아니라 지원병 제도인데, 군에 입대하려면 엄격한 신체검사를 거쳐야 합니다. 미군은 직장인처럼 월급을 받는데, 처음 들어간 병사는 일년에 1만8천 달러의 급여를 받게 됩니다.
그보다 한등급 높은 병사는 연간 2만달러 가량 받고, 상급병사의 연간 3만달러 받게 됩니다. 미군은 2~6년까지 계약으로 군복무를 하게 되는데, 이 과정을 마치면 대학에 갈 경우 5만 달러 이상의 대학 학자금을 지원해줍니다. 그리고 직장에 취직할 때는 가산점을 주어 취직의 기회를 열어주고, 집을 구입할 때는 낮은 이자율로 돈을 빌릴 수 있습니다.
또 해병대와 같은 특수병과에 근무하는 경우에는 한달에 수백달러씩 위험수당을 주고, 무전수나 통신병과 같은 기술병과에 근무할 때도 한달에 수백달러의 보너스, 즉 상금을 받게 됩니다.
또 미군 군인 가족의 경우에는 거주비용과 의료비용 등을 국가에서 보조해주고, 해외에 주둔하는 군인들은 호텔 시설과 같은 근무지에서 군사복무를 하고 있습니다. 군인복지가 좋기 때문에 미국 청년들 중에는 군인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고 국가를 위해서 충성합니다.
북한은 이런 미군을 가리켜 “돈에 팔린 고용병”이라고 비난하고 있지요. 그리고 청년들에게 김정은을 위해 한목숨 바치는 총과 폭탄이 되라고 교육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할때마다 북한 청년들은 인민군대 복대와 입대를 탄원하는 서명 운동을 되풀이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어디로> 오늘 시간에는 해마다 인민군대 입대 및 복대 탄원서를 쓰는 북한 젊은이들과 다른 나라 군인들의 복지후생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RFA자유아시아방송 한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