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한영진입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14일 미국의 400대 부호 명단을 공개했는데, 올해 62세인 빌게이츠 마이크로 소프트 회장이 890억 달러로 세계 단연 1등이었습니다. 그 뒤를 이어 올해 53세인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이 815억 달러로 2등을 했습니다.
이 두 부자는 모두 컴퓨터와 인터넷과 관련된 기업을 이끄는 사람들인데요, 마이크로 소프트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회사이고, 아마존은 인터넷으로 물건을 판매하고 배송해주는 회사입니다. 물건을 찍어내는 공장도 아니고 가상 공간에서 물건을 파는 인터넷 기업인 아마존의 재산 규모가 몇 년 뒤에는 세계 단연 1등이 될 것이라는 예상에 사람들은 크게 놀라지 않습니다.
세상이 이렇게 무섭게 변하고 있는데, 경제규모가 한 기업인의 재산만큼도 안되는 북한이 최근 “미국과 힘의 균형을 다툴 수준으로 준비됐다”고 주장해 세상 사람들을 놀래우고 있습니다. 또 북한은 내부 주민들에게 “미국과 맞짱을 뜰만큼 강하다”고 선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 <북한은 어디로>시간에는 “미국과 힘의 균형을 이뤘다”는 북한 주장의 비현실성에 알아보겠습니다.
<사운드 바이트> 한국 언론 녹취: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평양을 방문한 러시아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힘의 균형을 맞추는데도 근접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지난 11일 러시아의 따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말입니다. 리 외무상은 유엔총회 무대에서도 “미국이 군사공격을 할 기미가 보이면 선제 행동에 나서겠다”고 위협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 핵무기 보유의 최종 목표는 “미국과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고 주장했습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도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핵 비확산 회의’에서 “우리는 미국과의 힘의 균형에 거의 도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힘의 균형’ 론은 요즘 북한에서 하나의 대세로 되고 있습니다. 외교가에서 “힘의 균형”이라는 말을 조심스럽게 하고 있지만, 북한 내부에서는 아예 “우리(북한)의 군사력이 미국과 맞짱을 뜰만한 수준”이라고 교양하고 있다는 겁니다.
중국의 한 대북소식통은 “6차 핵실험이후 노동당 강연자들이 내부 강연과 학습을 통해 ‘우리가 미국 본토를 불바다로 만들만큼 강하다’는 내용을 주민들에게 설파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중국도 미국과 맞짱 뜰 실력이 안되어 피하는 데 북한이 맞짱 뜨겠다는 것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소리”라고 일축했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미국이나 중국, 일본, 한국 등 조선반도(한반도)주변 나라들에 대해 좀 아는 북한 외교관들이나 무역일꾼들은 ‘북한 완전’ 파괴를 공언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를 파악하느라 고심하고 있는데, 외부 정보를 접할 수 없는 북한 주민들만 북한의 군사력을 과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외부사회에서도 북한 김정은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를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습니다.
지난달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의 공격으로부터 미국이나 동맹국들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방법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고 연설하자, 북한 김정은도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비난하는 등 ‘말 폭탄’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마주달리는 기차” “치킨 게임”에 비유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군사력이나 국력, 외교력으로 볼 때 미국과는 대비조차 되지 않기 때문에 표현이 적절지 않다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우선 미국과 북한의 경제력은 약 900배 차이가 났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4월 발표한 세계각국의 국내총생산(GDP)자료에 따르면 미국은19조4,170억 달러로 세계 1위였습니다. 그 뒤로 중국은 11조7,952억 달러로 2위를 차지했고, 일본이 4조 8천억 달러로 세번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러시아는 1조 5,607억 달러로 열한번째 자리를 차지했고, 한국은 1조4,980억 달러로 열두번째였습니다.
그러면 북한의 경제력은 세계 몇위가 될까요?
IMF 통계자료에는 북한의 GDP 자료가 없습니다. 북한이 일체 자료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해마다 누락되고 있는데요. GDP는 한 나라의 영역 내에서 일정 기간동안 생산된 모든 부가가치 또는 생산물을 시장가격으로 평가한 값을 말합니다. 즉 한나라의 경제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요,
북한은 각종 경제지표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 연구자들은 북한의 GDP를 최고인민회의에서 발표하는 예산을 놓고 추산하고 있습니다만, 약 200억달러로 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 인구 2천500만 치고, 한 사람당 1천달러씩 계산해 약 200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그러면 북한의 GDP를 약 200억 달러로 보면 미국의 970분에 1에 해당됩니다. 북한과 중국을 비교해도 500분에 1입니다. 또 북한과 한국을 비교하면 74분에 1에 해당됩니다.
때문에 경제력으로 비교할 때 미국과 북한 사이는 “마주달리는 기차”로 해석해서는 안되며, “자전거와 탱크 수준으로 봐야 한다”는 게 국제정치학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다음은 군사력으로 봐도 미국과 북한은 엄청난 차이를 갖고 있습니다.
스웨덴 외교정책연구소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올해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군사비는 6천100억 달러로 세계 1위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회계연도의 국방비를 전년보다 10%(540억 달러) 증액시키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그러면 북한의 군사비는 얼마나 될까요?
북한의 국방비 총액은 규모와 구체적인 항목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국제 통계에서도 누락되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발표하는 국방비 예산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보통 35~100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군사비를 50%이상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때문에 북한 내부에서도 “군사비 1%만 인민생활에 돌려도 인민들이 먹고 산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이 북한의 군사비를 미국의 군사비인 6천100억 달러와 비교해도 60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현재 미국이 운영하는 10여개의 항공모함 전단과 F-22 최신예 전투기, B1-B랜서 등 고성능 폭격기 등은 중국도 두려워 하는 전략 무기들로입니다. 이런 전략 무기가 전무한 북한은 미국과 대비조차 되지 않는다는 견해입니다.
전문가들은 군사비나 국방비로 비교해도 미국과 북한의 차이는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가 아니라 “마주보고 달리는 탱크와 자전거 수준”이라는 평가가 더 맞다는 겁니다.
또 북한은 핵문제 때문에 고립되어 외교력도 최악의 상태입니다. 알려진바와 같이 현재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자 러시아를 주요 외교무대로 삼고 있습니다.
최선희 외무성 국장은 수시로 러시아를 찾아 북핵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 정부에 협조를 구하고, 최근에는 안동춘 북한 최고인민회의 부위원장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의회연맹 총회에 참석해 “핵 프로그램을 발전시키는 것 이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김일성 시대에 쓰던 ‘등거리 외교전술’을 활용하고 있지만, 미국과 러시아간의 관계를 잘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오는 오류라고 러시아를 거쳐 미국에 탈북한 50대의 탈북자는 말했습니다.
50대 탈북민: 러시아가손금보듯 빤히 북한을 꿰뚫고 있는 사람들인데, 러시아가 우방국으로서 북한이 찾아오는 것을 그냥 가라고 하지 못하겠고, 그냥 말이나 들어보는 정도이고, 북한을 구제하기 위한 대책은 전혀 없을걸요.
또 현재 국제무대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가 별로 나빠 보이지 않는다면서 그런 와중에 푸틴 대통령이 미국 싫어하는 일을 할 가능성이 없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그는 “러시아도 2014년 크림반도 합병으로 미국의 경제 제재를 받기 때문에 북한을 돌봐줄 여력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북한은 러시아의 민심을 잡기 위해 평양 시민들에게 러시아 영화 시청도 허가하고 국제무대에서 러시아의 위신을 세워주려고 하지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이번에 그냥 넘어가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미국 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인 대응책이 점점 힘을 얻어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탈북민: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그냥 이번에 넘어가지 않겠지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요. 김정은을 제거하든가, 아니면 정권 교체를 목적으로 하던가, 폭격을 하든가, 그런데 이제는 미국도 준비가 다 된 것 같은데요.
이 탈북자는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쓰는 순간 북한이 지도에서 사라지게 되어 있다”면서 “북한은 핵을 수천개나 보유한 구소련이 왜 망했는지를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어디로> 오늘 시간에는 “미국과 힘의 균형을 이뤘다”는 북한 주장의 비현실성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