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은 어디로> 오늘 진행을 맡은 한영진입니다.
“변화를 원한다면, 네 스스로 먼저 그 변화가 되어라”
이 말은 인도의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하트마 간디가 남긴 말입니다. 변호사로 남아프리카로 가던 도중 간디는 일등석을 끊고도 자리에 앉지 못하는 차별을 당하게 됩니다.
그래서 남아프리카에서 당하는 소수인종의 불평등에 불만을 품고, 그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비폭력 운동을 벌입니다. 때론 경찰의 곤봉에 맞고, 구속되는 등 시련과 역경속에서도 투쟁을 멈추지 않고 싸워 그는 결국 남아프리카의 법을 바꾸는데 성공합니다.
또, 자신의 고향 인도로 가서도 투쟁을 벌려 영국 식민지였던 인도의 법도 바꾸게 됩니다. 이처럼 한생을 자기 조국 인도와 인도사람을 위해 헌신한 간디을 두고 인도인들은 ‘마하트마’, 즉 인도말로 ‘위대한 영혼’이라고 칭송합니다. 그는 ‘상대의 변화를 원한다면 자기 스스로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간추린 토막 뉴스 마치며, 오늘의 주제 “트럼프 대통령 손해보는 거래 안할 것”을 시작합니다.
<사운드 녹취>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 김정은과 대화 할 것이며, 대화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이 말은 미국 백인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유세기간에 했던 대북 발언입니다.
지난 6월에는 “김정은이 미국에 온다면 만나서 햄버거를 먹으며 더 나은 핵협상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자신의 대화 상대자로 김정은 노동장 위원장을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유세장소에서는 김정은을 설득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할 확률은 10~20%로 매우 희박하다며 다른 강경조치를 취할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 9월에는 북핵문제를 풀기위해서는 중국이 나서야 한다며, 김 위원장을 “중국의 베이비”, 즉 아이에 빗대기도 했습니다. 2000년 개혁당 후보 시절 펴낸 저서에서는 북한 원자로를 폭격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기술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막말’로 여론의 지탄을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지난 11월 8일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이제부터 대통령 취임식까지는 약 두달 가량 시간이 있습니다. 북한도 이 기간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알아내기 위해 탐색전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선 지난 11월 17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 국장과 장일훈 유엔주재 북한 차석대사가 스위스의 제네바에서 미국의 대북전문가들과 비공식 만남을 가졌습니다.
비록 그때가 트럼프 당선 확인 이전이고, 만났던 미국측 인사들도 미국 민주당 계열의 대북전문가들이기 때문에 북한이 원하는 성과를 얻어냈는지는 장담하기 어렵지만, 이를 통해 북한은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분석하고, 트럼프 정부에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했을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이어 북한은 21일 외무성 비망록을 발표하고,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을 비판하고 핵 개발을 정당화했습니다. 북한은 비망록에서 오바마 행정부에서 내세웠던 핵보유 논리들을 그대로 펴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외교부는 북한이 트럼프 취임에 앞서 비망록을 공개한 것은 미국의 새 행정부를 시험해 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의 대북전문가들은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핵포기 절대 불가 원칙”을 고수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신 핵동결 카드, 즉 핵을 더 만들지 않고 이전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대신, 미국과의 수교문제, 평화협정 체결문제, 한미합동군사연습 중단문제, 주한미군 철수 문제 등을 얻어내려고 제안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 내내 ‘핵포기 불가’입장을 고수하면서 무려 네차례에 거쳐 핵실험을 단행했습니다. 지난 6월 최선희 미국국 국장은 베이징에서 북핵포기는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못박은 바 있습니다.
최선희 국장: 우리는 그 우리의 핵문제와 관련해서 우리가 만든 핵은 다치지 말라.
당시 최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조선(북한)의 핵문제는 미국의 핵 위협 때문에 발생했다”며 미국에 책임을 전가하면서 “조선의 비핵화를 논의하는 그런 회담은 지금으로서는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북한이 오마바 행정부 때 내밀었던 핵포기 불가 입장을 변화시키지 않는 한,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순순히 들어줄 지는 알수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 선거 기간 트럼프의 유세를 본 미국 정착 탈북민들은 성공한 기업가 출신인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과 절대로 밑지는 대화나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버지니아에 거주하는 북한군 출신 탈북자 남성의 말입니다.
탈북 남성:트럼프가 대북정책을 시시하게 오래 끌 것 같지 않아요. 오바마처럼 할 것 같지 않습니다. 트럼프는 완전히 비즈니스 맨으로 경제에 밝지 않아요. 트럼프 스타일을 보면 그럴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너와 나와 어떤 물질적 거래 관계가 있다, 그러면 상대에게 손해 보면서까지 양보하지 않을겁니다. 대북정책도 확실하게 갈 것 같습니다. 트럼프가 시간 문제지만, 북한과 대화를 원한다면 그 대화 하나로 끝낼 것 같습니다. 비핵화를 하든 전쟁을 하든 어떤 수단과 방법을 해서라도 북한이 저렇게 골치아프게 미국을 위협하게 둘 수 없어요. 트럼프의 배짱과 용기로서는, 또 트럼프를 지지한 백인들을 북한으로부터 핵위협을 받게 버려 두지 않을 것 같아요.
그는 “또 세계가 안정되기 위해서는 미국이 다시 강해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탈북 남성: 미국이 강해지고 위대한 나라가 안되면 이 세계는 완전히 혼란에 빠집니다. 어디까지나 미국의 주도하에 지금까지 세계가 질서가 잡히고, 이렇게 흘러왔다고 생각합니다. 중심을 잃으면 중국 러시아가 자기 이속을 챙기고, 나라마다 이득을 챙기느라 혼란과 전쟁이 더 일어날 것입니다.
한편,미국 동부에 사는 50대 탈북 남성도 “북한은 미국의 핵위협 때문에 핵을 보유했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김씨 정권의 영원한 유지를 위해 만들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현재 미국이 중동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척결하기 위해 나섰지만, 핵무기 사용과 같은 위험한 일은 하지 않고 있다”면서, “때문에 미국의 핵무기 위협 때문에 핵을 개발했다는 것은 구실에 불과하다”고 못박았습니다.
만약 미국이 북한의 핵을 용인할 경우,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에서 일어날 수 있는 핵도미도 파도를 막을 명분이 없어지고, 중동의 테러분자들에게 북한의 핵물질과 핵기술이 이전될 수 있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핵을 용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북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김성한 미국 시카고 민주평통 북한인권위원장의 말입니다.
김성한: 북한이라는 일당 독재체제이기 때문에 핵페기는 하지 않을 것이고, 협상을 하더라도 냉각탑 폭파와 같은 보여주기식으로 행태를 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유세기간 북한 문제에 관한한 중국을 압박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이에 따라 북한은 중국과 가까워지려고 할 것이고, 대신 중국은 북한의 활로를 열어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김성한: 중국을 압박하게 되면 중국은 더 미국에 대해서 반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을 통한 미국 적성국으로 비밀 무기 수출이라든지, 공항이나 항구라든가, 무기 거래를 위한 통로를 열어줄 것이라고 보입니다.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트럼프 정부가 내각 구성과 내부 현안문제를 처리하는 약 1년 기간동안 대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김성한: 햄버거 대화를 하겠다고 김정은과 그런 것처럼 처음부터 강경하게 나가는 것이 아니라, 아마 북한과 좋은 협상 국면으로 몰고 가지 않겠는가, 그러다가 북한이 6차 핵실험 등 국제사회에서 문제를 일으키면 그때 돌변할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북한도 그런 점을 파악하고 지금 몸을 사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도 트럼프 행정부의 눈치를 보면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라든가, 핵실험보다는 은밀한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전략’에서 벗어나 다시 트럼프 정부와 마주서게 된 북한의 핵문제, 과연 노련한 ‘협상가’로 알려진 재벌출신 대통령을 넘어설지 관심이 되고 있습니다. RFA 주간기획 ‘북한은 어디로’ 오늘은 “트럼프 대통령 손해보는 거래 안할 것”편을 마칩니다. 진행에 한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