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중국 접경지역에 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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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한영진입니다. 지난주 한반도 상공에서는 닷새동안 미국과 한국의 최신형 전투기와 폭격기230여대가 동원되어 ‘비질런트 에이스’라는 한미공중합동훈련을 벌였습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화성 15를 쏜뒤 일주일만에 이 훈련이 진행됐는데요, 북한은 전체 주민을 동원해 이 훈련에 반발하는 국민궐기대회를 벌여, 주민들은 추운데 고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와 상반되는 느닷없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바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삼지연 지구를 현지지도 했다는 소식이었는데요.

외신과 북한 전문가들은 역대 최대규모로 진행된 한미공중훈련을 피해 김정은이 중국과 가까운 국경지방으로 피신을 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는 북한 김정은의 삼지연 지구 시찰과 유사시 비밀 도주계획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운드 바이트> 북한이 화성 15형 장거리 미사일을 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지요. 우리가 해결하겠다.

이 녹음은 지난 12월 4일부터 8일까지 닷새동안 진행된 한미합동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에 동원된 전투기 종류를 소개한 한국 언론 보도입니다.

이처럼 한반도 상공에 230여대가 넘는 최신형 전투기가 동원된 전례는 없었습니다. 그것도 북한의 레이더망을 완전 파괴할 수 있는 F-22F랩터 스텔스 전투기와 F-35A 스텔스 전투기, 그리고 ‘죽음의 백조’로 알려진 전략폭격기 B-1B랜서 등 미국과 한국이 가진 공중전략 자산이 순차적으로 동원된 전례는 일찍이 없었습니다.

북한의 방공망이 무력화된 뒤에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군 수뇌부가 있는 핵심 거점들을 폭격할 수 있는B-1B랜서까지 동원되면서 북한도 상당히 두려워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이번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겨냥해 연일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했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2일 성명에서 ‘비질런트 에이스’를 언급하며 “트럼프 패는 한반도에서 위험천만한 핵도박을 벌려놓으면서 핵전쟁을 구걸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북한 관영 매체는 이 공중훈련이 “핵전쟁의 불집을 터뜨리는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상당한 경계감을 표시했습니다.

바로 이러한 때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동정을 전하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김정은이 삼지연 감자가루 공장과 삼지연 일대를 현지시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TV녹취: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김정은 위원장께서 삼지연 감자가루공장 조감도를 돌아보시면서…

하지만, 그가 언제 공장을 돌아봤다는 날짜는 없이 사진 몇장만 공개됐습니다. 미국과 핵전쟁도 불사하겠다고 장담했던 김정은이 느닷없이 감자가루 공장에 나타나자, 외부사회에서는 의아함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락이 된 한 북한 간부 출신 탈북인사는 “한미공중훈련과 때를 같이해 김정은이 갑자기 삼지연 지역을 찾은 것은 북중 국경지역으로 피신을 갔다고 봐야 맞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백두산 지구는 유사시 북한 최고사령부가 작전지휘를 할 수 있는 비밀지하벙커가 굴설된 곳으로 알려졌지만, 중요하게는 지형상 중국과 국경선도 모호한 곳이어서 한미 공중전력이 폭격을 할 수 없는 곳”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즉 다시 말해, 백두산 천지와 양강도 일대에 표지경계석만 있을 뿐, 철조망과 같은 분명한 경계선이 없는 곳이어서 한국과 미국 비행기가 자칫 중국의 영공을 침범할 수도 있는 곳이라는 겁니다.

이렇게 될 경우, 중국이 한반도 전쟁에 참전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제2의 6.25전쟁처럼 판이 커질 수 있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일단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는 북한 김정은은 평양에 있는 300미터 지하갱도에서 작전을 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봉 한중대학교 석좌교수는 한국의 ‘채널A’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같이 말했습니다.

김정봉 교수: 전쟁초기에는 철봉각 지하 300미터 지하에서 일단 지휘를 할겁니다. 거기서 지휘하다가 전세가 불리해지면 아마 중국까지는 안가고, 중국 국경에 있는 자강도에 있는 미사일 기지 지하벙커에 들어가서 지휘할 것으로 보이고요.

북한도 이점을 노려 중국과의 접경 지역에 최대 규모로 전시 최고사령부 방공호를 굴설하고,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진행되는 시기에는 북한 최고지도부가 백두산 지구로 피신을 가도록 한다는 겁니다.

이번 삼지연 시찰에는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과 조용원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등 최측근이 동행했습니다.

김정은을 비롯한 지도부가 11월 29일 화성 15형 미사일을 발사한 뒤, 곧바로 북중 국경일대로 이동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습니다.

북한 매체는 김정은이12월 3일 만포 타이어공장을 시찰했다고 보도했고, 12월6일에는 삼지연 감자가루공장을 시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매체가 김정은의 삼지연지구 시찰 사진이 촬영된 날짜를 정확히 밝히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공개활동을 언제 했는지에 대해서는 더 면밀한 분석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면 북한 김정은은 왜 성급하게 북중 국경으로 이동했을까요?

미국은 현재 북한을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직접적인 위협’으로 간주하고 면밀한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과거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미국본토를 공격하겠다고 직접 드러내놓고 언급하지 않았지만, 김정은은 미국본토를 공격하겠다고 위협발언을 일삼는데다, 더욱이 최근에는 미국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선보였기 때문에 미국의 목표는 핵무기 사용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데 맞추어져 있습니다.

또 미국은 북한 문제 해결에서 북한 지도부와 인민대중을 따로 분리해 대응하는 전략을 세움으로써, 북한 인민이 절대 절멸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세계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 F-22랩터와 F-35A 등 최신 전투기들은 레이더에도 포착되지 않기 때문에 일단 전쟁이 일어나면 북한 상공을 휘젓고 다닐 것이라고 군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다시 김정봉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정봉 교수: 전쟁 초기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하면 24시간내에 북한에 있는 거의 모든 대공 레이더 기지와 활주로, 전투기를 대부분 파괴합니다. 24시간내에 파괴되기 때문에 김정은이 타고갈 비행기가 날 활주로가 없기 때문에 비행기를 타고 도망치기가 굉장히 힘듭니다.

한편 고위 탈북인사들과 외신에 따르면 북한에서 전쟁발생 움직임이 보이면 김정은과 그의 가족들은 중국으로 피신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지난 8월 영국의 일간지인 익스프레스는 지난해 한국으로 망명한 영국주재 북한 대사관 태영호 전공사의 증언을 토대로 김정은이 전쟁이 발생할 경우 부인 리설주를 포함한 측근 2명과 함께 중국으로 도주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이 북한에 군사 공격을 단행하는 등 전쟁이 발생할 경우 김정은이 압록강과 가까운 중국의 은신처에서 북한군의 작전을 원격 지휘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정은은 임의 시각에 평양을 떠나기 위해 연료를 가득 채운 전용기 2대를 김 위원장 별장 근처에 있는 간이 비행장에서 24시간 대기시키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습니다.

이를 두고 외신은 “북한 김정은의 이른바 비상사태하의 항전 계획이란 것이 고작 본인은 중국으로 달아나 몸을 숨긴 채 총알받이로 남겨진 인민군과 주민들을 원격 조종해 싸우게하려는 것인가?”고 논평했습니다.

이와 같은 보도는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삼지연 지구 동선과 맞물리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삼지연 국경지구는 중국과 맞닿은 곳이어서 전세가 불리해지면 북한 최고 지도부와 가족들이 중국으로 피신할 수 있는 대안지역으로도 꼽힙니다.

지난 6.25전쟁시기에도 미군과 한국군이 인천상륙작전으로 밀고 올라오자, 김정은의 부친인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중국으로 피신했다가 복귀한 전례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북한이 최고지도부의 안전을 위해 중국으로의 도피계획을 미리 세워두고 있다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최근 핵문제로 마찰을 빚고 있는 중국 지도부가 김정은의 이러한 비밀도주 계획을 받아들일지도 의문입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미국보다는 오히려 중국의 주요 국가적인 행사때마다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 발사를 단행해, 시진핑 주석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번에 시주석의 특사인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도 평양을 방문했지만, 김정은을 만나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갔습니다.

현재 미국 정찰위성은 북한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으며, 북한의 군사적 도발 움직임을 손금보듯 살피고 있습니다.

이번에 북한이 화성 15형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할때도 미국은 발사하기 72시간 전에 미리 징후를 포착했다고 미국 외교안보전문지인 디플로매트가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군사적인 대응이냐, 외교적인 방법이냐 이 두가지 방법을 두고, 미국내에서는 여전히 평화적인 방법으로 북한이 핵문제를 해결하고,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는 북한 김정은의 삼지연 지구 시찰과 유사시 비밀 도주계획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