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게 없다고, 힘이 없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내이름도 쓸줄 몰랐으나 남의 말에 귀 기울이면서 현명해지는 법을 배웠다”
이 말은 12세기말 세계 역사상 가장 넓은 대륙을 점령했던 몽골의 칭기스칸이 남긴 명언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칭기스칸은 북한에서는 칭기스한으로 알려졌습니다.
칭기스칸은 능력에 따라 대우하는 합리적 인사제도인 능력주의에 기반한 강한 군대를 이끌어 역사상 가장 성공한 군사가로 알려졌습니다.
몽골의 여러 부족을 통합하고 세계 넓은 대륙을 점령한 몽골 제국의 창업자인 칭기스칸은 침략을 당한 사람들에게는 약탈자였지만, 몽골인들에게는 영웅으로 떠받들립니다.
지금도 몽골에 가면 그의 초상이 산 언덕에 크게 부각되어 있습니다. 공평한 분배, 경쟁과 철저한 능력위주로 부하들을 발탁했던 칭기스칸, 그는 자신이 세상을 뜬 다음에도 위대한 이름으로 남게 되길 기원했습니다.
간추린 토막상식 마치며 오늘 ‘북한은 어디로’시간에는 ‘김정은, 새해벽두 핵 도전장 내밀어’을 시작합니다.
조준혁 / 외교부 대변인 :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ICBM 등 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한 분명한 경고로 해석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 말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북한 핵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시사해주는 언론 보도 내용입니다.
오는 20일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서는 45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거행됩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정식 대통령 선서를 하고, 그가 이끄는 행정부는 정식 업무를 시작하게 됩니다.
북한도 이날 진행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왜냐면 김정은 정권의 최대 목표가 미국으로부터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인데, 트럼프 정부의 벽을 넘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때 북한은 새해 벽두부터 핵시험과 대륙간 탄도 미사일 능력을 과시하면서 도발을 시사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1일 올해 신년사에서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과 선제공격능력을 계속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호언했습니다.
김정은 신년사 녹취 : 핵탄두 폭발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며, 첨단 무장 장비 연구개발 사업이 활발해지고 대륙간탄도 로켓 시험발사준비사업이 마감 단계에 이른 것을 비롯하여…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2일 “북한이 미국 일부 지역에 닿을 수 있는 핵무기 개발의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는 주장을 했다”며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상대가 이슬람 테러조직이든, 북한이든 좌시하지 않는다는 게 새로 출범하는 트럼프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새해 신년사는 새해벽두부터 미국 정가의 분위기를 강경으로 돌려놓았다는 분석이 미국 언론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3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이 ICBM을 시험 발사하면 미국은 이를 격추해야 한다”고까지 지적했습니다.
정성장 남한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정은이 그동안 신년사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핵강국'과 '핵무력', '수소탄(수소폭탄)' 등 표현들을 사용해 핵 보유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남성욱 한국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도 김정은의 이번 신년사의 요지는 미국이 신경 쓰는 부분인 핵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실어나르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과연 미국 본토에 떨어질 수 있느냐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미국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미국땅에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제일 중요한데, 그의 개발이 마감단계에 왔다고 주장한 것이라는 겁니다.
북한이 이처럼 새해부터 도발을 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열어두었던 대화 기회가 문을 열어보지도 못하고 닫혀버릴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유세기간 “김정은과 ‘햄버거 대화’를 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대화의 문을 닫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됐습니다.
그동안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과 대북 안보라인을 파악하는 데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은 “북한당국도 미국 내 싱크탱크, 즉 ‘두뇌 집단’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외무성과 대남통일전선부 등 대외 기관에서는 미국의 브루킹스 연구소나 헤리티지재단과 같은 유수의 연구기관의 웹사이트들을 집중 검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곳에서 발간된 한반도 및 동아시아 주변 안보관련 보고서들을 연구하고, 해당 연구원들의 성향도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왜냐면 이곳에서 발간된 보고서나 자료들이 미국의 정책에 적지 않게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워싱턴 전문가들은 북한이 트럼프 정부에서도 “핵 포기 불가 원칙”을 고수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직후인 지난 11월 21일 비망록을 발표하고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때문에 북핵문제가 발생했다는 기존의 핵 개발 논리를 정당화했습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도 지난 12월 13일 북한 외무성 미국연구소 실장의 인터뷰를 싣고,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대북 적대정책 철회가 관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습니다.
북한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내세웠던 핵보유 논리들을 그대로 펴내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에서도 사실상 오바마 행정부 때와 비슷한 핵개발 정책을 답습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는 한 대북정책은 오바마 정부보다 한층 강경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안보 라인은 대부분 강경파로 채워졌습니다. 얼마 전 트럼프 당선자가 미국무장관으로 석유 재벌 렉스 틸러슨(Rex Wayne Tillerson)을 내정하면서 사실상 내각 구성을 마무리했습니다.
국방장관에는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 전 중부사령관 출신 예비역 장군이 내정됐습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내정자는 전 해병대 사령관이자, 11대 미 중부군 사령관을 역임한 군인출신으로, 그의 별명은 미친개(Mad Dog)로 알려졌습니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 자문역을 맡을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에는 군 장성 출신의 마이클 플린 내정자가,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내정된 마이크 폼페이오까지 모두 대북 강경파로 알려졌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정보기관에 처음으로 요청한 기밀브리핑은 북한 핵과 미사일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위협을 주요 안보문제로 다룰 가능성이 높다고 미국 주요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그러면 신년 벽두부터 트럼프 행정부에 도전장을 내민 북한은 어떤 선택을 할까,
얼마 전 한국으로 귀순한 영국주재 북한 대사관 태영호 전 공사는 “북한은 10조 달러를 준대도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이 있는 한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면서 “김정은 정권이 곧 핵무기”라고 강조했습니다. 태 공사는 북핵문제나 한반도의 통일은 김정은 정권이 붕괴될 때만이 가능하다고 지적하면서, “김정은 정권 붕괴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김정은 정권의 내구성에 대해서는 “북한 체제는 외부 정보 유입이 차단된 조건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며 “외부 정보가 유입되는 날 북한은 허물어진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른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 정권이 핵과 대륙간 탄도 미사일 제작에 집착하는 것도 내부 민심으로부터 터져나오는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수단”이라며, “자신이 강력한 지도자임을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은 핵과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현재 김정은 주변에 바른 말을 할 수 있는 간부들이 거의 없다”면서 “설사 좋은 생각이 있다고 하더라도 말했다가 총살당할까봐 말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습니다.
2017년 새해를 맞아 핵무기 보유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북한, 트럼프 행정부가 내미는 대화의 기회마저 차버릴 경우, 보다 새로운 제재의 어려움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RFA 주간기획 ‘북한은 어디로’ 오늘은 “김정은, 새해벽두 핵 도전장 내밀어”를 마칩니다. 진행에 한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