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서 ‘부의 상징’ 평면 TV 와 해외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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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최근 북한 장마당 물가와 해외 시세를 알아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쉽게 풀어보는 북한 물가' 시간입니다. 오늘은 "북한 가정의 '부의 상징' 평면 TV와 해외 시세"를 보내드립니다. 보도에 한영진 기잡니다.

넓다란 거실에 판형 텔레비전을 설치하고, 가죽 소파에 앉아 리모콘으로 텔레비전 채널을 돌린다…

이는 북한에서 소위 ‘잘 나가는’ 사람들이 상상하는 안방 구조입니다.

2000년 들어 한국과 일본에서 폭발적인 선풍을 일으키며 생산된 평면 TV, 즉 북한에서 ‘판형 텔레비전’이라고 부르는 TV가 북한에도 빠르게 일반화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판형 텔레비전 보급과 관련해 남한의 탈북자 단체인 자유북한국제네트워크 김동남 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장마당에서 중국과 북한에서 제작된 판형 텔레비전이 판매되고 있는데, 42인치짜리 가격은 한국에 비해 2배 정도 비싸게 팔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동남 대표: 중국산을 가져다 놓고 42인치는 500달러 수준이고 그보다 가격이 좀 높은 것도 있지요. 중국산인데, 중국에 나와 있는 사람들 볼 때는 좋다고 말 못해요. 그런데 북한 사람들 볼 때는 좋다고 하지요.

현재 남한의 삼성, 엘지 회사에서 만든 42인치 PDP(플라즈마식) 판형 텔레비전은 서울 전자상가에서 250달러 수준에 팔리고 있습니다. 중국산 하이얼LED 42인치 판형 텔레비전도 한국에서 250달러 수준에 출시됐습니다.

이처럼 비슷한 모델인데도 북한에서 평면 TV가 비싼 이유는 수입품이기 때문입니다.

북한 가정에서 평면 텔레비전은 부의 상징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 개최된 7차 당대회에서 참가자들에게 아리랑 평면 TV를 선물해주어 웬만한 간부들은 대부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호평받는 삼성, 엘지 평면 TV를 북한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현재 삼성, 엘지 평면 텔레비전은 미국 시장에서 질과 가격면에서 우수함을 뽐내고 있습니다. 미국의 웬만한 호텔에 삼성TV와 엘지 냉장고가 비치되어 있어 국가 브랜드도 빛나고 있습니다.

1980년대만 해도 북한에서는 소니와 히다찌, 도시바 같은 일본 제품이 좋다는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북한이 노동당 6차 대회 참가자들에게 일본산 히다찌 색텔레비전을 ‘선물’로 주면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삼성 엘지 전자제품이 ‘전자제품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의 소니와 파나소닉을 멀리 따돌리고 세계 시장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이런 우수한 한국 제품이 들어가지 못하는 곳은 세계에서 북한이 유일합니다. 북한에서 잘 나가는 무역일꾼들이나 당 간부들도 한국 TV가 좋다는 걸 알지만, 화면 앞에 부착된 로고, 즉 상표 때문에 중국 제품에 만족해야 한다고 합니다.

북한 장마당에 ‘하이얼’ ‘창홍’ 등 중국산 판형 텔레비전과 북한산 아리랑 TV도 전시되어 있는데, 주민들은 중국산을 더 선호한다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2000년대 중반 한국과 일본에서 평면 TV가 본격 생산되자, 중국도 기술을 도입해 평면 TV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윽고 북한도 중국과 합작해 평양에 아리랑 전자회사를 세웠는데요. 중국에서 부품을 내다가 조립만 하는 수준이라는 겁니다.

북한 내부에서 평면 TV에 대한 수요가 높아서인지, 지난해에는 중국에서 ‘아리랑’ 상표를 단 텔레비전을 대량 수입하는 모습이 한국 언론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김동남 대표는 “어떤 간부 집에는 평면 TV가 몇대씩 되는 데, 주민들 가운데는 아직 구형 색텔레비전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외국에서는 화면이 볼록하게 튀어나온 브라운관 텔레비전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판형 텔레비전은 PDP, LCD, LED 형식으로 생산됩니다. 여기서 PDP는 플라즈마 방식으로 된 판형 텔레비전으로, 높은 전압을 이용하기 때문에 열이 많이 나는 단점이 있고, LCD평면 TV는 화질이 선명치 못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밖에 LED평면 텔레비전은 전력소비가 적고, 화질이 좋아 고객들이 선호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휜TV 라고 화면이 안쪽으로 오목하게 휘어진 LED텔레비전도 등장했습니다. 앞으로 텔레비전은 지금보다 얇게 생산되어 “종이처럼 말아가지고 다니다 보는 시대도 열린다”고 합니다.

다음은 이 시간 이후 국제 환율정보입니다.

2월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와 중국 위안화의 환율은 1대 6.85였습니다. 달러대 유로화는 1대 0.94, 달러대 일본 엔화는 1대112.12엔이었습니다. 달러대 한국돈의 가치는 1대1,146원입니다.

다음은 금시세입니다. 2월 7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순금 1온수당 가격은, 즉 28.3그램은 1,234달러 20센트였습니다.

한편 2월 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1배럴 당 52달러 17센트였습니다.

<쉽게 풀어보는 북한 물가>, 오늘은 “북 주민가정 ‘부의 상징’인 평면 TV”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