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용 석탄 가격 상승과 전망

중국과 북한이 인접한 두만강에서 투먼 통상구를 떠난 화물차가 북한 남양시를 향하고 있다.
중국과 북한이 인접한 두만강에서 투먼 통상구를 떠난 화물차가 북한 남양시를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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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최근 북한의 장마당 물가와 해외 시세를 알아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쉽게 풀어보는 북한 물가' 시간입니다.

11월은 북한에서 ‘월동준비의 달’입니다. 월동준비라고 하면 겨울용 식량은 물론 김장, 땔감 등을 마련하는 가게 경제적 활동인데요. 그 중 석탄과 화목 마련은 한 겨울 추위와 싸워야 하는 주민들에게는 아주 사활적인 문제입니다.

최근 북한 무역업자들에 따르면 중국에로 석탄수출이 증가하고, 민간용 석탄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산림녹화 정책으로 화목 채벌이 금지되면서 산간지역 주민들은 고민이 크다고 합니다.

중국에 나온 한 대북 무역상은 “11월 들어 집집마다 월동준비를 하느라 석탄수요가 크게 늘어났다”면서 “평안남도 덕천 지구 탄광에서 석탄 1톤당 가격은 북한 돈 16만원(미화 20달러)이고, 50리만 벗어나도 32만원(40달러)씩 한다”고 2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지난 9월에 남포시를 비롯한 도시 지역 석탄 톤당 가격은 30달러 수준이었지만, 현재 40달러로 올라 주민들의 근심을 더해준다는 게 이 무역업자의 설명입니다.

북한에서 4인 가족이 한해 겨울을 나자면 석탄 2톤 가량이 필요합니다. 이 탄을 구멍탄으로 빚으면, 약 800대가 나오는 데, 뜨뜻하게 겨울을 나자면 구멍탄 1천 500대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게 탈북자들의 반응입니다.

그래서 석탄을 절약하기 위해 일반 가정에서는 밥 짓는 시간을 빼고는 화구의 산소공급 구멍을 막아 절약해서 쓰고 있습니다. 겨울철 들어 이처럼 석탄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수출용 석탄 가격이 크게 오른 데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지난달 25일 미국 일간 신문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으로 수출되는 북한의 석탄(무연탄 기준) 가격은 8월 초에는 톤당 59달러였으나, 최근에는 99달러까지 올랐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노동당 39호실과 인민군 산하 무역회사들이 석탄 수출물량을 크게 늘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중국 해관총서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9월까지 북한은 무연탄 약 2억8천만 달러를 중국에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북한 수출 총액의 40%로, 여전히 석탄이 주력 외화벌이 상품이 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유엔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라 대북제재 2270호를 채택하고 ‘돈줄 죄기’에 나서고 있지만, 석탄 수출은 ‘민생용’으로 분류되어 통제가 어렵습니다. 이 틈을 노려 외화가 급한 북한으로서는 석탄 수출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현재 북한 석탄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중국의 지방은 산동성과 강소성, 화북성과 료녕성 등으로 알려졌습니다.

겨울철만 되면 이 지역에서 북한 석탄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산동성 지방의 한 중국인 대북 무역업자는 “화력발전소와 철강공장이 있는 중국 절강성과 산둥성 지방에서는 겨울철이 되면 화력발전소 가동률이 올라가면서 석탄 수요도 많아지게 된다”고 2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석탄이 많이 나는 중국 길림성이나 흑룡강성 등 동북지방에서 화력발전소가 있는 남방까지 석탄을 날라오자면 물류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중국은 상대적으로 값이 눅고(싸고) 품질이 좋은 북한 석탄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평안남북도와 함경남도 등 탄광에서 생산된 무연탄은 화차를 통해 남포항으로 옮겨지고, 거기서 다시 화물선에 선적되어 서해바다를 건너 중국으로 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중국에로 석탄 수출물량이 늘어나면 날수록 월동용 땔감을 마련해야 하는 주민들의 어려움은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외에도 석탄이 나지 않는 북한 산간 지역 주민들은 땔감용으로 화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함경북도 지방의 주민들과 연락하고 있는 소식통은 “김정은의 산림녹화 정책으로 산림경영소와 국토환경보호부에서는 나무를 찍는 행위를 반역행위로 보고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면서 “산림 채벌을 금지했기 때문에 산간지역 주민들은 화목을 마련하지 못하고 잡관목이나 대체 연료로 겨울 나이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쉽게 풀어보는 북한 물가>, 오늘은 북한의 월동준비와 관련한 땔감 가격과 전망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