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해삼 시세와 가짜 해삼

0:00 / 0:00

앵커 : 최근 북한의 장마당 물가와 해외 시세를 알아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쉽게 풀어보는 북한 물가' 시간입니다. 오늘은 "북한 해삼 시세와 가짜 해삼"에 대해 전해드립니다. 보도에 한영진 기잡니다.

바다속에 산삼과 같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해삼.

북한에는 해삼과 관련해 이런 동화가 있습니다. 어느 한 농부가 바닷가에 나갔다가 갯벌(감탕판)에서 구불구불하게 생긴 큰 해삼 한마리를 발견합니다. 농부는 얼른 잡아가지고 들어오다가 아는 사람을 발견합니다. 혼자 해삼을 독차지할 욕심에 이 농부는 볏단 속에 해삼을 얼른 감춥니다. 그리고 그 이웃이 지나간 다음 볏단을 들쳐보니 글쎄 해삼이 온데 간데 없어졌습니다. 그 농부는 이웃을 따라잡아 해삼을 내놓으라고 고래고래 소리쳤다는 이야기가 있죠. 해삼이 볏단에 녹는 줄 모르고 감추었다가 낭패를 당했다는 이야기는 북한 주민들도 잘 아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해삼은 당뇨와 천식 등 인체 질병에도 효과가 좋습니다. 한방의학책에는 양기가 부족해 부부생활이 원만치 못한 환자에게 해삼이 비아그라 이상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러한 해삼은 중국 사람들에게는 아주 귀한 물건이 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북한 사람들은 해삼을 잡아도 먹어보지 못하고 중국으로 전부 수출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런 해삼이 중국에 많이 수출된다고 합니다. 북한은 4차 5차 핵실험으로 인해 유엔 대북제재가 강화되면서 석탄과 광물 수출길이 막히자, 해삼과 오징어, 문어와 같은 연체동물 수출을 크게 늘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해관(세관)이 발표한 북중간 무역거래 실적에 따르면 북한이 수산물 수출을 늘였는데, 그 중에서도 연체동물 수출이 크게 늘었습니다. 연체동물은 뼈가 없는 바다 수산물로 해삼·전복·성게·오징어 등이 꼽힙니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0월 한 달 동안 1만2000t의 연체동물을 팔아 2,172만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였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물량으로는 4배, 금액으로는 2.7배 많은 양으로, 석탄 수출이 줄어드는 대신 연체동물 수출을 통해 외화벌이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 해삼이 북한에서는 얼마에 팔리고, 중국에서는 얼마에 팔릴까요?

중국 조선족 자치주 길림성 연길시장 사정에 밝은 김동남 자유북한국제네트워크 대표는 23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1등품 북한 해삼은 연길 시장에서 kg당 1500위안에 팔린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는 “북한 나선 시장에서 1등품 해삼은 1200위안에 거래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말린 해삼 1등품은 가시가 뽀족뽀족하고 크기도 가운데 손가락만큼 커야 한다”면서 “북한에서 해삼은 강원도 고성, 황해도 용연 지방의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단동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도 “단동 시장에서 북한 해삼 1등품짜리 1kg은 2,000위안에 거래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에서 북한 해삼이 비싸게 팔리는 이유에 대해 이 교민은 “중국 고급 요리에는 무조건 해삼이 들어가야 한다”면서 “절강성 복건성 등 남방사람들이 많이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에서 해삼양식을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는데, 왜 그걸 장려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동서해 양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북한에서 바닷가 해삼 양식만 잘해도 외화벌이에 큰 소득이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해 김동남 대표는 “북한 사람들도 해삼이 큰 돈이 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가공과 포장이 따라서지 못해 제가격을 받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에서 북한 해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자, 일부 북한 주민들은 가짜 해삼을 밀수하기도 했습니다.

김 대표는 “1990년대 중반 해삼 밀수가 시작되자, 북한의 밀수꾼들은 밀가루로 해삼 크기만하게 빚어 말리운 가짜 해삼을 중국 화교들에게 판 적도 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화교들도 알기 때문에 속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현재 황해남도 옹진군 일대에 중국기업과 합작으로 해삼 양식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단둥에 있는 윤증수산은 2006년부터 북한 백양 무역회사와 함께 북한 옹진군에 대규모 해삼 양식장을 조성했다는 보도는 있었지만, 아직 성공했다는 보도는 없습니다. 북한은 대북 유엔제재 결의로 외화벌이 원천이 고갈되자, 동해와 서해 어장을 중국에 팔아넘기면서 외화벌이에 혈안이 되었다고 한국 정부는 최근 밝혔습니다.

이 시간 이후 국제 환율 정보입니다.

12월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와 중국 위안화의 환율은 1대 6.95를 기록했습니다. 달러대 유로화는 1대 0.96, 달러대 엔화는 1대117.31엔을 기록했습니다. 달러와 한국 돈의 비율은 1:1205원으로 달러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미국 경기를 살릴 것이란 기대가 나오며 달러값이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쉽게 풀어보는 북한 물가>, 오늘은 “북한 해삼 시세와 가짜 해삼”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