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령시 수해복구로 새 거주지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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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과 은둔의 나라로 알려진 북한,

하지만 오늘날, 인공위성이 촬영한 위성사진으로 어느 누구나 북한 전역을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 위성사진은 북한의 변화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됐는데요, 'RFA 주간프로그램 - 하늘에서 본 북한', 북한을 촬영한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오늘의 북한을 살펴봅니다.

위성사진 분석에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입니다.

- 지난해 여름 큰 홍수 피해를 입은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수해 복구의 하나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됐습니다. 특히 다시는 홍수 피해를 입지 않도록 두만강에서 멀리 떨어진, 주거지가 아닌 곳에 55채의 아파트를 새로 지었는데요, 회령시가 정치적∙경제적으로 중요한 도시인만큼 매우 빠른 속도로 살림집 단지가 조성됐습니다.

<회령시 수해복구로 새 거주지 조성>
- 홍수피해 지역에서 떨어진 곳에 살림집∙학교 건설
- 허허벌판에 55채 현대식 아파트 단지 조성
- 정치∙경제적으로 중요한 회령시, 복구에 속도전
- 속도전으로 건설 공사 진행했지만, 내용은 글쎄…


미국의 상업위성이 2016년 9월 14일에 촬영한 함경북도 회령시 강안동.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마주하는 이곳은 지난해 여름 큰 홍수피해를 입은 지역인데요, 당시 두만강의 범람으로 마을 전체가 쓸려 내려갔습니다.

홍수 이전의 위성사진과 비교해 보면 당시 피해 규모를 짐작할 수 있는데요, 특히 강안동에 있던 400~500세대가 대부분 휩쓸려갔고, 이 때문에 사망자만 수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수피해 전(2015년 10월 15일)과 후(2016년 9월 14일)를 비교한 함경북도 회령시 강안동. 지난해 여름 두만강의 범람으로 이 지역의 살림집 대부분이 휩쓸려 내려갔다.
홍수피해 전(2015년 10월 15일)과 후(2016년 9월 14일)를 비교한 함경북도 회령시 강안동. 지난해 여름 두만강의 범람으로 이 지역의 살림집 대부분이 휩쓸려 내려갔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이런 가운데 수해복구 작업의 하나로 회령시에 대규모 살림집 건설 현장이 포착됐습니다.

다시는 홍수 피해를 입지 않도록 두만강에서 멀리 떨어진 곳, 특히 주거지가 아니었던 곳에 약 55채의 아파트를 새로 지었는데요, 외형상으로는 거의 완공된 것으로 보입니다. 촬영 당시 건설 현장 주변에는 건설 노동자를 위한 숙소도 보이는데요, 오른쪽에 흐르는 회령천 주변으로 토사가 넘친 모습은 당시 홍수피해의 규모를 가늠케 합니다.

수해 복구 차원에서 건설 중인 대규모 아파트 단지. 홍수 피해지역에서 남동쪽으로 떨어진 곳에 새로 조성 중인 아파트 단지에는 55채의 아파트와 학교(강안고급중학교) 등이 건설됐다.
수해 복구 차원에서 건설 중인 대규모 아파트 단지. 홍수 피해지역에서 남동쪽으로 떨어진 곳에 새로 조성 중인 아파트 단지에는 55채의 아파트와 학교(강안고급중학교) 등이 건설됐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산하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Curtis Melvin] 함경북도 회령시는 김정일의 생모인 김정숙의 고향이어서 정치적으로 중요한 곳인데요, 두만강의 범람으로 많이 살림집이 휩쓸려 갔습니다. 이후 촬영된 위성사진을 보면 회령시에 수해 복구로서는 가장 큰 건설공사가 이뤄졌는데요, 아무것도 없던 곳에 55개의 새 아파트와 강안고급중학교로 추정되는 학교가 새로 지어졌습니다.

새로 조성된 거주 지역은 기존의 강안동에서 남동쪽으로 떨어져 있고, 회령시 도심과도 거리를 두고 있지만,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새로운 거주 지역이 됐습니다. 반면 홍수 피해를 입은 기존의 지역은 복구 작업이 미미한데요,

실제 홍수 피해가 발생한 지역은 다른 곳에 비해 복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새로 옮긴 아파트 단지에 역량을 집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홍수 피해가 발생한 지역은 다른 곳에 비해 복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새로 옮긴 아파트 단지에 역량을 집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멜빈 연구원은 외형상으로 살림집 건설이 꽤 진척된 것으로 보이지만, 내부 공사 상황은 알 수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건설 공사가 매우 빠르게 진행됐기 때문에 완전한 모습을 갖추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는데요,

실제로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에 따르면 수해지역에 살림집 건설을 중심으로 복구가 이뤄졌지만, 지난 11월 말까지 내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거나 전기∙수도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등 상황은 여전히 열악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회령시가 갖는 정치적 의미와 경제활동의 중요성을 인식해 피해 복구 인력에만 10만 명을 투입하며 복구를 서둘렀다는 것이 멜빈 연구원을 비롯한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인데요,

[Curtis Melvin] 회령시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도시임과 동시에 청진과 연계해 경제적으로 활발한 도시입니다. 특히 청진은 중국과 손쉽게 넘나들며 무역을 하는 곳인데, 청진에서 회령시로 물건과 차량이 많이 드나들거든요. 어쨌든 건설공사가 매우 빠르게 진행됐기 때문에 얼마나 잘 지어졌는지는 판단할 수 없지만, 완벽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Ishimaru Jiro] 수해 피해지역에 많은 사람이 동원되면서 속도전으로 복구 작업을 진행한 것은 사실이지만, 내부 공사가 안 되거나 전기∙수도공사가 잘 안 됐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너무 부족한 상태이지만, 많은 인력을 투입하면서 어느 정도 복구작업이 진행됐다고 봅니다. 북한 당국이 급하게 진행하려 했던 이유는 수해지역에 대해 김정은과 중앙 정부가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을 선전하려는 것도 있지만, 겨울을 앞두고 이것을 급하게 할 필요가 있었다고 봅니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회령시에 새로 조성된 주거 지역에는 유치원과 소학교 등도 세워질 것으로 추정되고요, 북한 당국은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지역의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최하층 사람을 선발해 보내는 이주정책도 펼친 바 있는데요,

이처럼 김정은 정권이 서둘러 홍수 피해에 대한 복구 작업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지역별로 복구 노력에 차별을 두는가 하면 부정부패에 따른 부실공사까지 겹치면서 수해 복구의 질은 기대에 못 미치는 듯 보입니다.

<위성사진 - 하늘에서 본 북한>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