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과 은둔의 나라로 알려진 북한,
하지만 오늘날, 인공위성이 촬영한 위성사진으로 어느 누구나 북한 전역을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 위성사진은 북한의 변화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됐는데요, 'RFA 주간프로그램 - 하늘에서 본 북한', 북한을 촬영한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오늘의 북한을 살펴봅니다.
위성사진 분석에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입니다.
-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위성사진, 하늘에서 본 북한' 프로그램을 통해 북한의 다양한 변화를 추적해왔습니다. 특히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후 정치․군사․경제․사회면에서 어떤 모습을 볼 수 있는지, 또 새로운 변화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등을 분석했는데요,
'위성사진, 하늘에서 본 북한'은 오늘부터 두 시간에 걸쳐, 위성사진으로 살펴본 북한 사회, 특히 김정은 시대의 특징을 정리했습니다. 북한 곳곳에서 확인된 모습을 통해 김정은 정권이 무엇을 추구했고, 어떤 정책에 초점을 뒀는지, 그 가운데 북한 주민의 삶은 어떠했는지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위성사진으로 살펴본 김정은 시대의 특징, 오늘 첫 시간입니다.
<위성사진으로 본 김정은 시대 특징 <1>>
1. 김일성․김정일 기념탑․동상 건립 주력
- 김정은 시대에 김정일 동상만 35개
- 김일성․김정일 기념탑도 250개가 넘어
- 전국 행정중심지마다 빠른 속도로 김부자 동상 건립
-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 확립이 우선 정책
- 매년 새로운 동상과 기념탑 건설 늘어날 듯

미국의 상업위성이 촬영한 북한을 살펴보면 전국에 걸쳐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동상을 건립하는 움직임이 많았습니다.
북한 당국이 발표하지 않은 지역에서도 김 부자의 동상 건립이 추진됐고, 각 도의 행정중심지마다 동상 건립은 빠지지 않았는데요, 올해 위성사진에서 동상 건립이 확인된 곳은 나선시와 자강도 강계, 함경남도 함흥, 강원도 원산, 양강도 혜산시를 비롯해 평양과 남포, 해주, 사리원 등에 달합니다.

또 가장 최근에는 ‘김일성정치대학’과 평양시 룡성구역의 제2자연과학원, 평안남도 평성시에서도 동상 건립이 확인됐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숨진 이후 전국에 걸쳐 3~4m 높이로 250개 이상의 김일성․김정일 기념탑이 세워졌고, 약 35개의 김정일 동상이 건물 안팎에 건립됐습니다.
이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권력의 정통성과 자신의 지도력을 확보하기 위해 꾸준히 동상 건립에 주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데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스스로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전 세대의 정책을 계승한다는 의미를 전달함과 동시에 북한 사회가 자신뿐 아니라 할아버지와 아버지인 김일성․김정일까지 우상화하고 극찬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Curtis Melvin] 그동안 위성사진에서 확인된 내용에 따르면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동상과 기념탑 건설은 김정은 정권의 우선 정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작업은 김정일이 사망한 이후 매우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아마도 김정일이 살아있을 때부터 이 작업은 자금과 디자인 등에서 미리 계획돼 있었을 겁니다. 다시 말하면 건립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이 정책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습니다.
멜빈 연구원은 최신 위성사진을 분석할 때마다 새 동상과 기념탑을 발견합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김 부자의 새 동상과 기념탑 건설은 매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그만큼 막대한 자본과 노동력이 투입될 수밖에 없습니다.
위성사진에서 확인된 김정은 정권의 특징 첫 번째, '전국에서 추진 중인 김 부자 동상과 기념탑 건립'은 '어린 나이', '전무한 경험'으로 시작한 김정은 정권에서 최근 불거지는 공포통치와 함께 김정은 제1위원장의 불안한 위치와 마음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2. 김정은, '재래식 군사력'에 투자 확대
- 최소 5개 이상 공군 활주로 연장․군사시설 증대
- 해군기지 확장․선박 수리 공장 현대화
- 북한 최대․최고수준 군용차량 연습시설 건설
- 김정은 제1위원장 시찰 후 서해 군부대도 탈바꿈
- 핵무기뿐 아니라 재래식 군사력에서 초점, 권력 공고화 의도한 듯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한 북한의 변화 가운데 두 번째 특징은 공군․해군을 중심으로 '재래식 군사력'의 증강을 꼽을 수 있습니다. 공군 부대의 활주로를 연장하거나 정비하는가 하면 해군 부대의 기지를 확장하고 군사시설을 현대화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는데요,

지난 7월에 촬영한 위성사진을 살펴보면 북한 양강도 김형권군 황수원리 북한 공군기지와 함경북도의 어랑 비행장은 모두 활주로 길이를 늘이고 페인트칠을 새로 하며 시설을 개선했습니다.
또 함경남도 함흥시의 제56 항공연대 군부대와 외국인이 이용하는 함경남도 정평군의 선덕공항, 그리고 함경남도 리원군의 항공부대가 이용하는 활주로도 각각 확장․보수했는데요, 멜빈 연구원은 이 밖에도 더 많은 활주로와 관련 시설이 증대했을 것으로 관측하면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북한 공군에 특별한 관심을 두고 북한의 항공 능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10월 19일에 촬영한 위성사진에서도 북한 해군 제291부대의 공기부양정 기지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빠른 속도로 확장․개발 공사를 진행하고 있음이 확인됐고, 선박을 수리하는 해군 제597부대 산하 ‘10월 3일’ 공장도 이전 공장 건물과 시설을 모두 철거하고 ‘공장의 현대화’로 새롭게 탈바꿈 중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부근에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나 군 지도부가 해상에서 로켓이나 미사일 발사 훈련을 참관하는 데 이용하는 새로운 부두가 건설됐고 ( 관련기사 ), 서해 NLL 인근 섬의 북한 기지도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시찰한 이후 군사시설을 강화했는데요,
[Curtis Melvin] 북한 서해의 섬마다 북한 군대가 주둔하고 있는데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시찰한 이후 각 군사시설이 새로 지어졌습니다. 이것도 재래식 군사력 증강의 예가 될 수 있죠.

평안북도 구성시에는 특이한 시설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 관련기사 )
2014년 6월과 10월 사이에 빠르게 지어진 이 시설은 군사 훈련용 운전연습 시설입니다. 역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소형 또는 중형 군대 차량의 운전과 장애물 통과는 물론 포를 설치하고 운반하는 연습도 가능한 정교하고 수준 높은 시설인데요, 북한에서 유일합니다.
이처럼 북한은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후 핵무기 개발과 별도로 공군과 해군, 육군 등 전군에 걸쳐 군사시설을 확장․증대하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Curtis Melvin] 그동안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 외에도 꾸준히 재래식 군사력의 증대에 투자해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위성사진을 보면 북한은 군사시설의 주거공간과 교통 시설 등을 개선해왔고요, 또 북한 군대가 각종 건축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이를 통한 경제적 이익도 취해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올해 김정은 제1위원장은 군사시설의 확장과 함께 부대의 시찰횟수를 늘리고 군사훈련을 강화했습니다. 또 미국의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에 따르면 북한 서해 동창리 로켓발사장의 증축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는가 하면 함경북도 풍계리의 핵실험장에는 새 터널을 굴착 중인 사실도 확인됐는데요,
전문가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재래식 무기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시찰을 강화한 것도 자신의 정권을 공고화하려는 전략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합니다.
위성사진에서 확인된 김정은 정권의 특징 두 번째, '재래식 군사력에 대한 투자 확대'는 예측 불가능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군사정책이 무엇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하나의 단면입니다.
<위성사진 - 하늘에서 본 북한>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