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과 은둔의 나라로 알려진 북한, 하지만 오늘날, 인공위성이 촬영한 위성사진으로 어느 누구나 북한 전역을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 위성사진은 북한의 변화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됐는데요, 'RFA 주간프로그램 - 하늘에서 본 북한', 북한을 촬영한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오늘의 북한을 살펴봅니다.
위성사진 분석에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SAIS)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입니다.
- 북한 평안남도 순천시에 새로운 공식 시장이 생겼습니다. 2015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시장은 비공식 장마당, 즉 길거리 매대를 대신해 들어선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 평양 락랑구역에 있는 관문시장은 최근 지붕을 새로 교체하고 내부 공사도 마치며 새 단장을 했는데요, 북한 당국의 시장 확대 정책은 꾸준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지붕은 이미 10년이 넘은 것이기에 매우 낡았고, 상태도 좋지 않았을 겁니다. 새 지붕으로 교체함으로써 비도 피하고 더 좋은 조건에서 장사할 수 있게 됐습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집권 기간에도 공식 시장은 꾸준히 확대․확장하고 있습니다. 또 시장은 북한 주민 대부분이 물건을 사고파는 경제생활의 중심이 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북한 지도부는 한 번도 시장을 방문한 적이 없지요. 시장의 역할과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시장의 존재를 알리고 싶지 않은 속내를 엿볼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 평안남도 순천시에 새 공식 시장 생겨
- 평양 락랑구역의 관문시장은 지붕교체로 새단장
- 시장 생기거나 확장 또는 개․보수 등 시장중시 정책 꾸준
- 오늘날 시장이 경제활동 중심이지만, 북한 지도부 방문한 적 없어
- 시장의 역할․중요성 인정하면서도 겉으로는 애써 외면
미국의 상업위성이 2015년 10월 26일에 촬영한 북한 평안남도 순천시. 이곳에 새로운 공식 시장이 들어섰습니다. 2014년 12월 31일에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시장의 모습이 없지만, 이후 길고 짧은 최소 6개 동의 공식 시장이 생긴 것으로 파악됩니다.

미국 존스홉긴스대학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에 따르면 시장의 둘레는 약 175m에 면적은 1천231제곱미터에 달합니다. 북한의 공식 매체에서 이 시장을 소개한 적이 없어 정확한 날짜를 알 수 없지만, 2015년에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그리 큰 규모의 시장은 아니지만, 이전 길거리 매대를 대신할 공식 시장(formalization)으로 탈바꿈한 것으로 보입니다.
2015년 5월 20일에 촬영한 평양 락랑구역의 관문시장. 관문시장은 최근 새 지붕을 씌우며 새 단장을 했습니다.

2015년 1월에는 회색빛의 오래되고 낡은 지붕이었지만, 이후 지붕교체 작업을 시작하면서 새롭게 탈바꿈하는 변화를 보였는데요, 멜빈 연구원은 지붕뿐 아니라 내부 시설도 발전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Curtis Melvin] 기존의 지붕은 이미 10년이 넘은 것이기에 매우 낡았고, 상태도 좋지 않았을 겁니다. 시장의 규모가 확장되지는 않았지만, 새 지붕으로 교체함으로써 비도 피하고 더 좋은 조건에서 장사할 수 있게 됐습니다.
관문 3동에 위치한 관문시장은 약 5천200 제곱미터 넓이로 락랑구역에 있는 두 개의 공식 시장 중 하나입니다. 다른 하나는 '통일거리시장'으로 평양에서 유일하게 외국인 방문이 허용되며 이미 잘 알려진 시장인데요,
멜빈 연구원은 관문시장의 지붕을 교체하는 비용을 시장 상인에게서 거둬들였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당국이 허용한 공식 시장에서 이미 자릿세를 내고 장사를 하는 북한 주민이 시설을 개․보수하는 비용까지 직접 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Curtis Melvin] 하나 더 추가해서 말한다면 관문시장의 새 지붕교체는 이곳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이 낸 돈으로 이뤄졌을 겁니다.
멜빈 연구원은 이처럼 공식 시장이 늘어나거나 확장, 또는 개․보수 작업을 하고, 이를 통해 매대 수가 증가하는 배경에는 북한 당국의 수입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합니다. 장사를 하는 북한 주민에게 자릿세를 걷어 국가 수입을 늘리는 건데요,
위성사진 분석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시장의 확장이나 건설 사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 평양은 물론 각 지방정부에서도 시장 확장 정책을 철회하려는 움직임을 찾아볼 수 없는데요,
실제로 북한 당국은 올해도 '메뚜기 장사꾼', '골목장' 등을 없애는 대신 각 시․군은 물론 농촌 지역에까지 시장을 확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멜빈 연구원은 북한의 시장이 대부분 북한 주민이 물건을 사고파는 경제생활의 중심이지만, 정작 북한의 지도층은 한 번도 시장을 방문한 적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북한 당국이 시장의 존재와 중요성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시장과 장마당은 북한 사회의 멈출 수 없는 중요한 흐름이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Curtis Melvin] 북한 시장은 지역 경제에서 생존 수단입니다. 또 시장은 사람들이 모이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최소한 또는 유일한 공간이 되고 있죠. 위성사진을 보면 김정은 정권에서 각도의 행정중심지마다 오래된 시장은 보수․확장 공사를 하고, 새 시장을 건설하고 있는데요, 각 지방정부가 장마당 확장 정책을 철회하려는 움직임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참고로, 지난해까지 위성사진에서 확인된 북한의 합법적 공식 시장은 전국에 걸쳐 400개가 넘습니다.
<위성사진 - 하늘에서 본 북한>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