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맘대로 짓고 부수고 바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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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과 은둔의 나라로 알려진 북한, 하지만 오늘날, 인공위성이 촬영한 위성사진으로 어느 누구나 북한 전역을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 위성사진은 북한의 변화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됐는데요, 북한을 촬영한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오늘의 북한을 살펴봅니다.

위성사진 분석에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입니다.

-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평양과 행정도시를 중심으로 오락시설 건설에 치중하는 가운데 스케이트 공원을 건설한 지 일 년도 안 돼 다시 같은 장소에 입체율동영화관을 지었습니다. 이밖에도 '과학기술전당', '국립연극극장', '평양순안공항 청사' 등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제멋대로식 결정으로 소중한 자원과 노동력 등이 낭비되고 있는데요,

"스케이트 공원을 완공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를 허물고 입체율동영화관을 같은 장소에 지었는데요, 이는 북한 지도부의 독단적인 정책이 어떻게 이행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 전역을 살펴보니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물놀이장은 물론 스케이트 공원만 최소 44개, 스포츠 공원은 15개, 또 입체율동영화관은 9개 도시에 건설하면서 여전히 북한 주민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오락시설 건설에 집중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지은 지 일 년도 안 된 스케이트 공원 부수고 입체율동영화관

- 쑥섬의 '과학기술전당', 설계도 바꿔 기초공사 다시

- 불필요한 재건축 '국립연극극장', 재설계 지시한 '평양순안공항 청사'

- 김정은 중심 북한 지도부의 독단적인 지시, 불필요한 낭비 발생

- 보여주기식 정책으로 오락시설 치중하는 김정은

- 새 물놀이장․스케이트 공원․스포츠 공원․영화관 등 100개 넘어

2014년 10월, 평안남도 평성시. 위성사진을 살펴보니 이곳에 입체율동영화관(3-D Rhythmic Cinema)건설이 한창입니다. 최근 북한에 불고 있는 입체율동영화관의 인기를 반영하듯 평성 시에도 입체율동영화관을 짓고 있는 모습인데요,

그런데 2013년 10월의 사진을 보면 애초 공원이었던 이곳에 물놀이장과 스케이트 공원, 그리고 새로운 김일성화 전시장(new Kim Il-sung flower exhibition hall)등 오락 시설을 건설 중입니다. 특히 스케이트 공원이 들어선 지 불과 일 년도 안 돼 모두 허물어지고 같은 장소에 입체율동영화관이 들어선 겁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Curtis Melvin] 이곳은 평안남도 평성 시인데요, 위성사진을 보면 스케이트 공원과 물놀이장 등을 지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스케이트 공원을 완공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를 허물고 입체율동영화관을 같은 장소에 지었는데요, 이는 북한 지도부의 독단적인 정책이 어떻게 이행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북한은 절차 없이 지도부 마음대로 결정을 내림에 따라 불필요한 자원과 노동력의 낭비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독단적인 지시에 따라 북한의 자원과 노동력, 시간 등이 낭비된 사례는 또 있습니다.

북한이 '과학기술 강국으로 도약'을 내걸고 평양 쑥섬에 건설 중인 '과학기술전당'도 마찬가지인데요,

2014년 7월과 2015년 1월의 사진을 비교해보면 북한은 처음 지었던 설계안을 바꾸고 새로운 디자인에 맞춰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2015년의 위성사진을 보면 오른쪽 진입로를 중심으로 다시 대규모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멜빈 연구원은 이것도 독단적이고 제멋대로인 지도부의 결정 때문에 자원과 노동력, 시간 등을 낭비하는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2월 쑥섬을 방문해 건설 현장을 현지 지도했고, 오는 10월까지 과학기술전당을 완공할 것을 지시한 겁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평양 순안국제공항 제2청사에 관해서도 '민족성'을 살리지 못했다며 재설계를 지시했으며 평양의 '국립연극극장'도 불필요한 공사를 한 사례로 꼽힙니다.

[Curtis Melvin] 평양의 국립연극극장도 같은 사례입니다. 이곳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 차례 새 단장을 했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이 다시 시공을 했고요, 쑥섬의 과학기술전당도 위성사진을 보면 지난해 이미 공사를 시작했지만, 설계도를 다시 바꾸면서 기초공사를 다시 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같은 사례를 제시한 멜빈 연구원은 "많은 사람이 북한의 경제를 사회주의식 계획경제로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북한 지도부의 독단적이고 임의적인 결정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고 전제하고 "특히 건설 부문에 있어서는 지도부의 지시가 전달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전혀 다른 지시가 내려와 이전 내용과 상충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2014년 7월에 건설 중인 평양 쑥섬의 과학기술전당(사진 아래). 하지만 2015년 1월에는 원래 설계안을 바꿔 일부를 허물고 다시 짓고 있다(사진 위).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2014년 7월에 건설 중인 평양 쑥섬의 과학기술전당(사진 아래). 하지만 2015년 1월에는 원래 설계안을 바꿔 일부를 허물고 다시 짓고 있다(사진 위).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북한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최고 지도자가 된 이후 물놀이장과 스케이트 공원, 스키장, 영화관 등 각종 오락시설을 짓는 데 전념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방의 주요 행정도시를 중심으로 오락시설의 건설에 치중하는 김 제1위원장의 성향은 위성사진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입체율동영화관도 9개 도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각 지방도시에 새로 들어선 물놀이장과 스케이트 공원, 놀이공원 등도 적지 않은데요, 이렇게 새로 지은 물놀이장과 스케이트 공원, 영화관 등을 모두 합치면 최소 100개는 넘을 것이란 게 멜빈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Curtis Melvin] 북한은 평양을 비롯해 해주, 함흥, 신의주, 청진, 원산 등 각 지방 행정도시에 물놀이장, 스케이트 공원 등 여러 놀이․오락시설을 건설해 왔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평양을 시작으로 사리원, 강계, 청진, 해주, 혜산, 평성, 신의주, 원산 등에서 입체율동영화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멜빈 연구원이 대략 북한 전역을 살펴보니 물놀이장은 평양의 문수 물놀이장을 비롯해 신의주, 함흥, 개성, 평성 등에도 새 물놀이장이 들어섰고요, 스케이트 공원은 전국에 걸쳐 최소 44개, 이와 성격이 다른 스포츠 공원도 최소 15개에 달합니다. 물론 정확한 개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멜빈 연구원은 덧붙였는데요,

김정은 제1위원장은 북한 주민의 실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오락시설을 건설하면서 이를 통한 우상화에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보여주기식 정책을 앞세우면서 정작 북한 주민을 위한 경제 개선에 나서기보다

일반 주민은 쉽게 이용할 수 없는 오락시설에만 집착하면서 오히려 돈과 자원, 노동력 등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데요, 오늘 위성사진에서 소개한 '입체율동영화관'도 이같은 현실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김정은 제1위원장의 독단적인 결정은 여러 곳에서 나타납니다. 하루아침에 순서가 바뀌는 최측근 서열과 북한군의 계급장. 어느 날 갑자기 숙청되거나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북한의 고위 간부들. 그리고 갑작스러운 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취소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 철회 등 북한 내부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북한 지도부의 제멋대로식 결정 사례는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이같은 북한 지도부의 행동이 많은 북한 주민을 더 불안하게 하는 것을 물론 북한의 미래까지 어둡게 하고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위성사진 - 하늘에서 본 북한>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