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국에 ‘입체율동영화관’ 1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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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과 은둔의 나라로 알려진 북한, 하지만 오늘날, 인공위성이 촬영한 위성사진으로 어느 누구나 북한 전역을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 위성사진은 북한의 변화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됐는데요, 'RFA 주간프로그램 - 하늘에서 본 북한', 북한을 촬영한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오늘의 북한을 살펴봅니다.

위성사진 분석에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SAIS)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입니다.

-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2013년, 평양 능라도유원지의 입체율동영화관을 방문한 이후 전국에 걸쳐 12개의 입체율동영화관이 건설됐습니다. 해주, 평성, 남포, 원산, 사리원, 혜산, 강계 등 각 도의 행정중심지마다 영화관이 들어섰는데요, 김정은 정권이 문화․오락시설의 확충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지 알 수 있는 부문입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직접 영화관을 찾아 3D 안경을 쓰고 영화를 관람했었죠. 이후 북한 당국은 각 도의 행정중심지에 영화관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영화를 관람할지는 알 수 없죠."

입체율동영화관은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영화만 상영하고 있어, 문화생활이 아닌 김 씨 일가를 찬양하고, 체제의 우월성을 자랑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데요, 특히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에서 스포츠 마을, 바닷가 휴양시설, 입체율동영화관 등 문화․오락 시설을 늘리면서 북한 주민의 동요도 잠재우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 2013년 첫 입체율동영화관 건설 이후 12개로 늘어

- 평양, 원산, 신의주에 이어 각 도 행정중심지마다 하나씩

- 가장 최근에도 남포․청진 등에 영화관 건설 중

- 대부분 선전 영화, 문화생활보다 체제 우월성 선전 수단

- 대북제재 국면에서 문화 앞세워 민심 장악 의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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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상업위성이 지난 5월 7일에 촬영한 함경북도 청진시. 이곳에 3D 입체율동영화관이 건설됐습니다.

8각형 모양의 건물과 파란색 지붕, 건물 주변의 바닥도 잘 포장됐습니다. 입체율동영화관 건설과 함께 다른 건설 공사도 진행 중입니다.

2월 26일에 촬영한 강원도 원산. 도로변에 청진시의 것과 똑같은 모양의 건물이 세워졌습니다. 아직 파란색 지붕은 아니지만, 외형은 8각형입니다. 이곳도 입체율동영화관인데요,

황해남도 해주와 평안북도 신의주에도 입체율동영화관이 들어서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나선시에는 푸른 숲 사이에 입체율동영화관이 있고, 영화관 옆에는 현대식 물놀이장이 자태를 뽐내고 있는데요, 물놀이장은 화려한 미끄럼틀도 갖췄습니다.

이처럼 위성사진에서 확인한 입체율동영화관은 북한 전역에 걸쳐 12개에 이릅니다. 평양을 포함해 각 도의 행정 중심 도시에 하나씩 건설한 건데요,

'입체율동영화관'은 특수 안경을 쓰고 3D 입체영상을 보면서 관람석의 움직임을 결합한 4D 영화관입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산하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Curtis Melvin] 북한 평양의 능라인민유원지에 첫 번째로 입체율동영화관을 건설한 이후 전국에 걸쳐 12개가 지어졌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직접 영화관을 찾아 3D 안경을 쓰고 영화를 관람했었죠. 이후 북한 당국은 각 도의 행정중심지에 영화관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영화관은 평양을 시작으로 강원도 원산과 평안북도 신의주, 그리고 황해남도 해주와 황해북도 사리원, 평안남도 평성에 이어 함경북도 청진과 함경남도 함흥, 자강도 강계 등에서도 확인됐습니다. 남포와 나선시에도 영화관이 있기는 마찬가지인데요,

2013년에 첫 영화관이 개관한 이후 입체율동영화관이 인기를 타고 전국에 건설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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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2일에 촬영한 남포시와 지난해 10월 26일에 촬영한 평안남도 평성에도 입체율동영화관이 건설 중입니다. 특히 평성은 스케이트 공원을 지은 지 1년 만에 이를 다시 허물고 같은 장소에 영화관을 지을 정도입니다.

함경북도 함흥과 양강도 혜산에서도 지난해 영화관이 한창 건설 중인데요, 멜빈 연구원은 모든 영화관이 똑같은 모양으로 지어지기 때문에 건물의 윤곽만 봐도 이곳이 영화관인 줄 알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동안 북한 매체에 소개된 입체율동영화관은 북한 주민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당국도 직접 영화를 보며 즐거워하는 주민의 모습을 소개하면서 대대적인 선전에 나섰습니다.

특히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직접 입체율동영화관의 건설을 장려하고 직접 4D 영화를 제작할 만큼 입체율동영화관에 대한 애정은 남다릅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상영하는 영화가 대부분 선전용이고, 얼마나 많은 일반 주민이 돈을 주고 영화를 볼지도 알 수 없어 결국 문화생활이 아닌 김 씨 일가를 찬양하고, 체제의 우월성을 자랑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데요,

[Curtis Melvin] 영화를 관람하려면 직장이나 기업소 등에서 제공한 표를 이용하거나, 직접 현금을 주고 표를 사서 보는 방법이 있을 겁니다. 물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영화를 관람할지는 알 수 없죠.

김정은 정권은 물놀이장과 스케이트 공원, 영화관 등 문화․오락 시설을 짓는 데 주력해 왔습니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의 개인적인 취향임과 동시에 현대식 시설을 즐기도록 하면서 민심을 장악하고 주민의 충성심을 유도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멜빈 연구원은 오늘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에서 문화․오락 시설을 앞세워 주민의 동요를 막으려는 의도도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북한에서 4D 영화관이 전국에 건설되고, 북한 주민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끄는 것은 시간이 갈수록 주민의 눈높이가 점차 높아지는 증거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건설 중인 것으로 확인된 스포츠 마을과 바닷가 휴양시설, 입체율동영화관 등이 일반 주민의 생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또 문화생활을 하는데 얼마나 자유롭게 이용될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부문입니다.

<위성사진 - 하늘에서 본 북한>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