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 방치된 버스와 차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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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과 은둔의 나라로 알려진 북한, 하지만 오늘날, 인공위성이 촬영한 위성사진으로 어느 누구나 북한 전역을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 위성사진은 북한의 변화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됐는데요, 'RFA 주간프로그램 - 하늘에서 본 북한', 북한을 촬영한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오늘의 북한을 살펴봅니다.

위성사진 분석에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SAIS)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입니다.

- 한국 정부가 지난 2월 개성공단 운영을 중단한 이후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수백 대의 버스와 차량이 방치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때 북한 근로자를 태워 날랐던 버스는 터미널에 주차돼 있고, 한국 기업이 이용했던 승용차와 미니밴 등도 한 곳에 모아놓고 있는데요,

"북한 당국이 공개된 장소에 차량을 주차해 놓은 것은 '북한이 량을 빼앗은 것도 아니고, 이를 다른 곳에 전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보여주려는 것 같습니다."

이밖에도 개성공단 내에는 새 야구장이 건설되거나 이전에 없던 건물이 생기는 등 작은 변화가 있는데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개성공단 내 도로에는 아무것도 달리지 않고, 적막감만이 가득해 멈춰선 개성공단과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 공단 버스 터미널에 주차된 300여 대 버스들

- 건물 앞에 모아 놓은 한국 기업 차량들

- 공단 폐쇄 이후 한곳에 모아놓고 방치

- 공단에 새 야구장, 건물 등 작은 변화도


미국의 상업위성이 2016년 3월 8일에 촬영한 개성공단의 모습입니다. 지난 2월 10일, 한국 정부가 개성공단 운영을 전면 중단한 이후 오늘날의 현실을 반영하듯 공단에는 활기를 찾아볼 수 없는데요,

지난 2월 10일 운영이 중단된 이후 오늘날 개성공단의 모습. 도로 위에는 아무것도 다니지 않고, 고요함만이 가득하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지난 2월 10일 운영이 중단된 이후 오늘날 개성공단의 모습. 도로 위에는 아무것도 다니지 않고, 고요함만이 가득하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개성공단 곳곳을 연결하고 가로지르는 도로에는 아무것도 다니지 않습니다.

개성공단 내 버스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300여 대의 버스. 북한 근로자들을 일터로 태워 날랐던 버스이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개성공단 내 버스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300여 대의 버스. 북한 근로자들을 일터로 태워 날랐던 버스이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개성공단 내 버스 터미널. 이곳에 수백 대의 버스가 주차돼 있습니다. 개성의 북한 근로자들을 일터로 태워 날랐던 버스로 추정되는데요, 터미널 주변에는 한국 기업인 '삼덕통상'과 '아트랑', '명진화학' 등이 입주했던 건물도 보입니다.

[Curtis Melvin] 버스 정류장에 약 300대의 버스가 주차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버스는 개성시에 사는 주민을 태우고 개성공단을 오갔는데요, 더는 운행하지 않은 이후, 이렇게 터미널에 이렇게 방치돼 있습니다.

버스 터미널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면 큰 건물 앞에 많은 차량이 주차돼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승용차와 미니밴, 작은 트럭 등인데요, 개성공단에 입주했던 한국 기업들이 남겨놓은 차량들입니다.

위성사진을 보면 100여 대의 차량들은 서로 밀착해 주차돼 있고, 한동안 사용하지 않은 것처럼 방치돼 있습니다.

[Curtis Melvin] 이 차들은 한국 기업들이 사업장에서 사용했던 승용차나 미니밴 등인데요, 이 차들은 개성공단이 폐쇄된 이후 한국에 돌려주지 않고 이렇게 주차돼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돌려주지 않은 차량과 버스 등을 왜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는지 알 수 없지만, 개성공단이 다시 운영을 재개하기 전까지 이 버스와 차량들은 앞으로 이렇게 방치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Curtis Melvin] 북한 당국이 공개된 장소에 차량을 주차해 놓은 것은 '북한이 차량을 빼앗은 것도 아니고, 이를 다른 곳에 전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보여주려는 것 같습니다. 물론 사용하지 않고, 오랫동안 차량을 방치하는 것은 좋지 않겠죠. 정비도 필요할 테니까요.

개성공단 내 한국 사업체가 사용했던 승용차와 미니밴들. 개성공단이 폐쇄된 이후 한곳에 모아놓고 사용하지 않고 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개성공단 내 한국 사업체가 사용했던 승용차와 미니밴들. 개성공단이 폐쇄된 이후 한곳에 모아놓고 사용하지 않고 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한편, 개성공단이 운영을 중단한 이후 이곳에 나타난 작은 변화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사이에 나타난 개성공단의 변화를 보면 특이하게도 이곳에 새 야구장이 건설 중임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이곳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면 무언가 건설하는 기초공사 현장과 이전에 없던 새 건물도 위성사진에 포착됐는데요, 이밖에 개성공단에서 뚜렷한 활동은 감지되지 않고 있습니다.

위성사진에서 개성공단 내 작은 변화가 감지됐다. 공단 내에 야구장을 건설하는가 하면, 새 건물과 확인되지 않은 공사 현장이 포착됐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위성사진에서 개성공단 내 작은 변화가 감지됐다. 공단 내에 야구장을 건설하는가 하면, 새 건물과 확인되지 않은 공사 현장이 포착됐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한때 버스를 타고 개성공단으로 출근하던 북한 주민이 지금은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생활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반면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개성공단이 폐쇄된 이후 실질적인 대책과 피해보상을 해줄 것을 요구하고, 한국 정부도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는데요,

한때 활기가 넘쳤던 개성공단, 그리고 개성공단 구석구석을 누볐을 버스와 차들이 지금은 몇 달째 방치되어 있는 것을 보여주는 몇 장의 위성사진은 오늘날 개성공단과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그대로 대변하고 있습니다.

<위성사진 - 하늘에서 본 북한>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