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멈춰선 신압록강대교 북측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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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과 은둔의 나라로 알려진 북한,

하지만 오늘날, 인공위성이 촬영한 위성사진으로 어느 누구나 북한 전역을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 위성사진은 북한의 변화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됐는데요, , 북한을 촬영한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오늘의 북한을 살펴봅니다.

위성사진 분석에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입니다.

- 북한과 중국 간 경제협력의 상징인 '신압록강대교'가 북측의 도로 공사 중단으로 개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에 촬영한 위성사진을 살펴보니 여전히 공사는 전혀 진척되지 않았는데요,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각종 장비와 인력이 동원돼 공사를 진행했지만, 지금은 모두 철수한 뒤 아무런 움직임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 나선 특구의 황제 호텔 앞에 북한에서 가장 큰 것으로 보이는 태양열판이 포착됐습니다. 태양열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건데요, 이밖에도 나선 시에서는 풍력과 수력 등 각종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전력난을 극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재생에너지를 위한 북한의 노력을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해 봅니다.

- 2015년 3월, 신압록강대교 북측 위성사진

- 지난해 10월까지 공사 중이던 장비․인력 철수

- 4km 도로 구간, 세관․검문소 등 기간시설 중단

- 다른 구간에서는 북․중 연결공사 계속돼


지난 3월 12일, 평안북도 신의주시를 하늘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단둥에서 신압록강대교를 지나 북한과 이어지는 도로는 중간에 뚝 끊어져 있습니다. 북측의 다리 끝단에서 이어지는 도로는 신의주 방향이나 평양-신의주 간 1번 국도와 연결돼야 하는데, 지난해 10월 이후 공사는 전혀 진척이 없습니다.

지난해 10월에 촬영한 위성사진과 비교해보면 당시 북측 도로공사 주변에는 검문소와 세관 등 기간 시설을 짓기 위해 각종 차량과 장비, 중국인 근로자들의 모습이 보이지만, 지난 3월의 사진에는 모두 철수한 뒤 전혀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중국 측은 이미 다리가 진입하는 곳부터 대규모 주상복합 단지와 국경 검문소, 세관과 통관시설을 비롯해 다양한 기반 시설이 들어섰지만, 북측은 논밭 앞에서 도로가 뚝 끊기고 한창 진행하던 기간 시설 공사도 중단했습니다.

신압록강대교 북측 끝 단에서 멈춘 도로 공사 (2015년 3월 12월 촬영) 지난해 10월에는 도로 주변에 각종 장비와 차량 등이 보이지만, 3월에는 모두 철수한 뒤 전혀 진척이 없어 보인다. 사진-구글 어스 제공/ 커티스 멜빌 제공
신압록강대교 북측 끝 단에서 멈춘 도로 공사 (2015년 3월 12월 촬영) 지난해 10월에는 도로 주변에 각종 장비와 차량 등이 보이지만, 3월에는 모두 철수한 뒤 전혀 진척이 없어 보인다. 사진-구글 어스 제공/ 커티스 멜빌 제공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 커티스 멜빈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Curtis Melvin] 신압록강대교는 신의주시와 연결돼 있고, 연결 도로는 중심부를 지나게 되어 있습니다. 북한은 약 4km에 달하는 이 도로를 신의주-평양 간 국도와 연결하기로 했지만, 북한은 이 도로를 건설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날 위성사진을 살펴보면 북한 쪽에서 도로와 기간시설 공사에 참여했던 중국 근로자와 각종 장비가 모두 철수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국, 중국은 3억 달러를 들여 신압록강대교 건설을 모두 마쳤지만, 북한이 도로와 기간 시설 공사를 끝내줄 것을 기다리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 전문가와 대북 매체에서는 북측에서 신압록강대교를 연결하는 도로 공사를 중단한 배경으로 몇 가지 이유를 제기합니다.

'북한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일부러 공사를 진행하지 않는다는 것'과 '북한이 개방확대에 따른 체제안정을 우려해 나머지 도로 공사에 소극적'이라는 분석 등이 그것인데요, 북한과 중국 간 경제협력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신압록강대교가 북측의 공사 중단으로 개통이 지연된 것은 그만큼 냉랭해진 북․중 관계를 보여준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멜빈 연구원은 신압록강대교의 사례만으로 부정적인 북․중 관계를 거론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말하는데요, 최근 위성사진을 보면 이미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 지안시와 북한의 자강도 만포시를 연결하는 다리가 건설 중이며 새로운 터널과 도로 공사도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또 이 다리와 도로 등은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과 중국산 물품 등이 북한에 들어가는 통로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이번 사례에서는 오히려 중국 측에서 도로와 기간 시설 공사가 중단된 상황입니다.

한편, 신압록강대교는 지난해 9월이 정식 개통 시기였지만, 다시 올해 가을로 개통이 연기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위성사진에 나타난 지금의 상황이라면 올가을 신압록강대교가 정상적으로 개통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여러분께서는 <위성사진-하늘에서 본 북한>을 듣고 계십니다.

<북한에 부는 재생에너지 바람>

- 나선 특구 황제호텔 앞에 대형 태양열판

- 거리의 가로등도 태양열 이용

- 나선 특구에 풍력, 수력발전도 활용

- 북, 재생에너지법 만들고 전력생산 강조

- 태양열, 풍력 갈 길 멀고, 수력발전은 계절적 한계


2013년 9월, 북한의 경제특구로 지정된 나선 시 황제호텔의 모습입니다. 호텔과 카지노 등으로 구성된 건물 앞에 대형 태양열판이 설치돼 있습니다.

태양열판의 개수를 세어보니 355개, 길이는 140m에 달합니다. 호텔과 카지노의 전력을 태양열을 통해 충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자신이 북한에서 본 태양열판 중에 가장 큰 규모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설명했습니다.

나선 특구에서 태양열을 이용하는 사례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곳을 방문한 외국인이 촬영한 사진을 보니 거리의 가로등에도 태양열판이 달려 있습니다. 태양열을 이용해 가로등의 불을 밝히는 건데요,

나선시 황제호텔에 앞에 설치된 대형 태양열판. 지금까지 북한에 설치된 가장 큰 태양열 판이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나선시 황제호텔에 앞에 설치된 대형 태양열판. 지금까지 북한에 설치된 가장 큰 태양열 판이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커티스 멜빈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Curtis Melvin] 북한에서 이같은 규모의 태양열발전은 처음입니다. 북한은 늘 전력난에 시달려왔는데요, 특히 나선 시는 경제 특구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에 전력난 해결을 모색해왔고, 태양열․풍력․수력 발전 등 재생에너지 생산을 강조해왔습니다. 특히 태양열 발전은 일부 지역에서 소규모로 활용해왔는데요, 이번 나선 시의 경우는 140m 길이의 최대 태양열 발전이란 점에서 매우 흥미롭습니다.

또 2013년 9월에 촬영한 나선 특구의 농장입니다.

바람을 이용한 풍력발전기 4대가 설치돼 있는데요, 나선 시에서는 태양뿐만 아니라 바람을 이용한 전력 생산에 나서고 있습니다.

나선시에 설치된 풍력발전 농장(사진 위)과 나선시의 수력발전소.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나선시에 설치된 풍력발전 농장(사진 위)과 나선시의 수력발전소.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또 북한의 김책공업종합대학은 최근 전기공학부 안에 풍력발전연구실을 만들고 풍력을 이용한 발전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이밖에도 나선 시에는 수력을 이용한 발전소도 볼 수 있습니다.

만성적인 전력난과 에너지 부족을 겪고 있는 북한은 최근 '재생에너지법'을 제정하고 재생에너지의 개발과 이용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재생에너지법에 따르면 태양광과 풍력, 지열, 생물질, 해양에너지 등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정의했는데요, 특히 기관과 단체, 개인 등이 재생에너지를 널리 개발하고 이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장려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의 의지와 달리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폭넓게 활용하기에는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태양열과 풍력 발전의 속도는 여전히 미미하고, 수력 발전도 계절적 요인에 따라 한계가 있기 때문인데요,

[Curtis Melvin] 북한은 희천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전력난 해소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북한의 최대 수력발전소죠. 하지만 수력발전은 겨울에 물이 얼어버리거나 여름에 가뭄이 찾아오면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죠. 또 위성사진에서 보면 풍력발전은 여전히 소규모로 나선과 남포 등에 시험 활용되고 있고, 일부 군부대나 개인 집 등에서 사용되지만 크게 주목할 만한 것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북한 주민 사이에서는 태양열을 이용한 전력 생산을 선호하면서 평양과 여러 도시의 아파트에 태양열판을 설치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비싼 설치비용과 전국적으로 재생에너지가 널리 보급되지 못하는 현실은 북한이 계속 고민해야 할 숙제로 보입니다.

<위성사진 - 하늘에서 본 북한>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