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남한 문화계는 경사가 겹쳤습니다. 문학, 음악, 그리고 무용 부문에서 각각 세계적인 상을 휩쓸면서 남한, 그러니까 대한민국의 이름과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는데요.
먼저 소설가 한강 씨가 한국인 최초로 영국 최고 권위의 맨부커상을 수상했습니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콩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데요. 국내에서는 지난 2004년 발표된 한강 씨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전 세계 쟁쟁한 소설가와 후보작들 사이에서 영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16일, 심사위원 5명 전원 만장일치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수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영국에서는 수상작인 <채식주의자>에 대해 2만 부 추가 인쇄에 들어갔고요. 미국에서도 7천5백 부를 더 인쇄하기로 했습니다. 20여 개 다른 나라에서도 계약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해요. 물론 남한 내에서도 하루 만에 만 권 이상의 책이 팔렸습니다.
사실 지금껏 남한의 문학 작품들은 언어적인 장벽 때문에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데 한계가 있었는데요. 한강 씨의 <채식주의자>는 데버러 스미스라는 20대 영국인 번역가가 스물한 살부터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해서 7년 만에 이뤄낸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영어와는 전혀 다른 체계의 한글을 배운 지 7년 만에 하나의 작품으로 번역해낼 수 있다는 게 참 대단한데요. 이번 수상에 따른 총 상금이 5만 파운드, 그러니까 7만5천 달러 정도 됩니다. 원작 소설가와 번역 작가가 반반씩 상금을 나눠 갖는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영국 BBC방송은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도 이 상금의 일부를 받을 만하다'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고 말하더라고요.
어쨌든 한강 씨의 <채식주의자>를 계기로 한국의 문학작품들이 세계의 주목을 받을 테고 이 번역 작가는 한강 씨의 다른 소설은 물론이고 남한의 수많은 작품들을 영어로 번역해서 세상에 알리겠죠?
<음악 산책> 첫 곡으로 왠지 이 노래가 듣고 싶네요. 송창식 씨의 가나다라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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