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북쪽은 6.25 사변일이면 하루 종일 군중대회로 고단한 하루를 보내야합니다. 반면에 남쪽에서는 6.25라고 해도 정부 차원에서 추모 행사를 하는 것 외에 특별한 국가적 행사는 없습니다.
또 남쪽은 구호도 '민족상잔의 비극을 기억하며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는 식이지만, 북쪽은 '미제의 만행 잊지 말자', '미제를 몰아내고 조국을 통일하자' 고 외치니 참 다른 세상입니다.
전쟁을 치룬 지 59년.
분단 이후, 우리는 이렇게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음악으로 여는 세상에서도 6.25를 지나면서, '평화'의 음악을 한번 얘기해볼까 합니다. 오늘은 대중음악 장르 중 하나로 마음의 평안을 주는 음악, 뉴에이지를 소개해 드립니다.
김광민의 '홀로선 이'에게 첫 곡으로 듣습니다.
김광민 – 홀로선 이에게
‘뉴에이지’를 우리말로 풀어보면 새로운 시대의 음악 정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쉽게 얘기하자면 듣기에 부담이 없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일종의 명상 음악이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다.
뉴에이지 음악의 이름은 20세기 후반 시작된 뉴에이지 운동에서 차용됐습니다.
뉴에이지 운동은 과학을 바탕으로 한 서구의 사상에 한계를 느끼고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대안을 찾았고 이런 대안이 된 것이 명상과 참선을 중요시하는 동양 사상이었습니다.
그러나 뉴에이지 음악의 정신이 꼭 뉴에이지 운동에서 비롯됐다고 보기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동양의 정서를 차용한 서양 음악이라는 부분에서는 일맥상통하는 점이 분명 있습니다.
1986년 그래미 상 시상식에서 정식 음악의 한 장르로 구분됐고 이후 많은 음악가들이 뉴에이지라는 간판을 걸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다음 곡은 미국의 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의 ‘JOY’ 입니다.
조지 윈스턴 ‘JOY’
조지 윈스턴은 1996년에는 미국의 대중음악 시상식, 그래미의 최우수 뉴에이지 앨범상을 수상한 대표적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입니다. 사실 저에게 조지 윈스턴은 개인적인 의미도 있는 음악가입니다.
북쪽에 있을 때 불법으로 복제된 알판을 하나 듣게 됐는데, 그 시디에 수록된 음악이 바로 이 곡이었고 항상 고전 음악만 듣던 저에게는 상당한 충격이었습니다.
어쨌든 이 얘기가 잘못 전달돼 제가 조지 윈스턴의 음악을 듣고 탈북을 했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지만, 저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음악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조지 워싱턴 이후 세대가 연주하는 뉴에이지 음악은 많이 다릅니다. 연주는 좀 더 웅장하고 다양한 방식이 시도됐고 마냥 차분하던 음색도 변화가 있습니다.
캐나다 출신 음악가로 남쪽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스티브 브라캇의 ‘날아라’ 듣습니다.
스티브 브라캇 – Flying
차분하다기보다는 경쾌하다는 느낌이 더 많은 곡입니다. 마음의 평화를 찾아주는 방법이 꼭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밝은 선율은 기분이 좋지 않은 때, 우울할 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해봅니다.
요즘은 뉴에이지 음악가를 찾다보면 일본 음악가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남쪽에서 주목할 만한 음악가들이 많습니다.
일본의 뉴에이지 음악은 특히 미국을 비롯한 서양에서보다는 유독 남쪽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일본의 음악이 남쪽에 개방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비슷한 동양 문화권끼리 통하는 정서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의 뉴에이지 음악 한 곡 소개합니다. 구라모토 유키(倉本裕基)의 루이스 호수.
구라모토 유키 – Lake Louise
‘평화’라는 말은 고향에 있을 때보다 남쪽에 나와서 더 많이 듣습니다. 종교에서도 사람들에게 마음의 평화을 설교하고 사람들은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해 명상을 하고 참선을 하며 이런 음악을 찾아 듣습니다. 심지어 만화와 영화 속의 주인공도 세계 평화를 위해 싸우고 미인 대회 참가자들의 소망도 세계 평화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사람들이 원하는 평화는 큰 것이 아닙니다. 자기 마음의 속에 평안를 찾아 내 삶의 여유를 갖고, 그 여유 속에서 나를 돌아보며 타인을 배려하게 만드는 그런 작은 평화. 이런 작은 평화에서 우리가 모두 바라는 큰 평화가 오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 들려드린 몇 곡의 음악이 작지만 위로와 휴식으로 여러분께도 평화를 드렸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마지막 곡으로 남쪽의 대표적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이루마의 ‘비의 입맞춤’ 들으면서 오늘 음악으로 여는 세상, 이만 인사드립니다.
이루마- Kiss the rain
지금까지 진행에 김철웅, 구성에 이현주, 제작에 서울지국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