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웅, 이현주의 음악산책] "나이는 숫자 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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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음악 산책 김철웅, 이현주 인사드립니다.

이현주

: ‘낙화유수’. 흐르는 물에 떨어지는 꽃이라는 뜻의 고사성어인데요, 가는 봄의 경치를 나타내는 말이지만 동시에 힘과 세력이 약해져 보잘것없이 쇠퇴해가는 모습을 비유하기도 합니다. 만개했던 꽃이 시간이 가면 꽃잎을 떨구고 시들듯 사람도 세월에 따라 늙습니다. 철웅 씨 우리가 이런 낙화유수의 처지에 놓이는 것은 몇 살 즈음일까요?

김청웅

: 글쎄요, 60세 정도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기준도 남북의 다르네요. 60세면 북쪽에는 노인으로 취급받지만 남쪽에서 요즘 환갑이면 청춘이라는 말이 있으니까요.

이현주

: 의학이 발달하고 식생활이 좋아지면서 평균 수명이 점점 늘어나잖아요. 남쪽의 평균 수명이 80세가 넘으니 60세부터 따지면 20년을 더 살 수 있다는 말이죠. 실제로 환갑이 지나도 할아버지, 할머니가 어색한 사람들이 많잖아요.

김철웅

: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라는 생각으로 청년들보다 젊게 사는 장년이 요즘 늘어나고 있습니다. 젊은 친구들이 매일 쭉쭉 밀고 올라오는 음악계에도 20대 못지않은 열정을 가지고 활동하는 60,70대가 있습니다. 오늘 음악 산책에서 이 분들의 열정을 나눠 드리겠습니다.

이현주

: 첫 곡으로 듣습니다. 패티김, ‘못잊어’

선곡 1: 패티김 – 못잊어

이현주

: 철웅 씨, 북한에서 패티 김이라는 가수 혹시 들어보셨어요?

김철웅

: 저는 북쪽에서 몰랐습니다. 남쪽에 와서야 이 분 노래를 들어봤는데, 지금은 좀 다를 수 있습니다.

이현주

: 북쪽에도 요즘 남한 노래를 많이 듣는다니까 이제 아시는 분도 계실 법 한데요, 철웅 씨, 이 분의 나이가 어떻게 될 것 같아요? 참고로 올해 노래시작한 지 52년이 된다고 합니다.

김철웅

: 60대 초반이요?

이현주

: 올해 72세라고 하네요. 패티 김은 텔레비전에 나와도 자신의 나이 얘기를 하는 것을 아주 꺼려하는데요, 나이라는 선입견으로 자신을 보는 것을 원하지 않고 또 자신은 나이를 떠나 아직도 여자이고 싶다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김철웅

: 현주 씨, 저희가 이번 시간에 이런 주제를 잡아 본 것도 공연 무대에 선 패티 김의 사진 한 장 때문이었었죠? 신문에 실린 공연 사진이었는데, 은발 머리를 짧게 자르고 빨간 드레스를 입고 맨발로 무대에서 노래를 하는 모습이 그야말로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는 걸 몸소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이현주

: 이 가수는 처음 무대에 오를 때부터 지금까지 50년 넘게 긴 생머리를 하나로 묶는 머리 모양을 고수했는데요, 52주년 무대를 앞두고 아주 파격적인 변신을 했습니다. 남자 아이 같은 짧은 머리에 더구나 은발, 낯설긴 하지만 멋있습니다. 어쨌든 60대는 어때야 한다, 70대는 어때야 한다는 이런 고정 관염을 완전히 깨뜨리고 있습니다.

김철웅

: 패티 김은 미 8 군 무대에서 1959년 노래를 시작했습니다. 키도 크고 얼굴 이목구비도 큼직큼직한 서구형 미인인데요, 이에 맞게 노래도 번안곡, 외국 노래에 우리말로 가사를 붙인 노래를 많이 불렀습니다. 지난 시간에 소개한 박춘석을 비롯해 한때 부부의 연을 맺었던 길옥균 같은 작곡가를 만나 좋은 노래를 불렀고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는 가숩니다.

이현주

: 노래 한곡 더 듣죠. 패티 김 하면 떠오르는 노랩니다. ‘가시나무 새’

선곡 2: 패티김 - 가시나무 새

이현주

: 올해 노래 시작 52주년을 맞아 시작한 전국 공연하고 있는데요, 공연 제목이 ‘열정’입니다. 무대에서 이런 얘기를 했네요. “나이는 숫자일 뿐, 무대에서 기분 좋으면 30대로 내려가는 것이다.”

김철웅

: 공연을 보러간 관객들도 갑자기 몇십 년 젊어진 기분이었을 것 같습니다. 패티 김보다는 나이가 젊지만, 십대 ‘아이돌’, 본래는 우상이라는 뜻이지만 요즘 어린 가수들이 너무 많아서 ‘아이돌’이라고 부르는 것 같이 느껴지는데요… 이런 상황에 거의 유일하게 젊은 가수들과 함께 무대에 서는 가수, 인순이 씨가 있습니다.

이현주

: 1978년 희자매로 가수 생활을 시작한 가수입니다. 80년대 들어서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한동안 대중들에게 잊혀졌지만, 노래를 포기하지 않고 작은 무대에서 꾸준히 활동 했고 2천년 이후 젊은 가수들과 함께 부른 노래가 인기를 얻으면서 이제는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사실 제2의 전성이기 아니라 지금이 전성기라고 말할 수 있겠는데요, 나이 50세가 넘어도 젊은 가수들 틈에서 지지않는 열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순이 씨의 노래도 한 곡 들어보겠습니다. 이 가수는 ‘거위의 꿈’이라는 노래를 많이 소개해 드렸는데요 오늘은 조 피디라는 가수와 함께 부른 이 노래 한번 들어보시죠. 친구여.

선곡 3: 인순이 - 친구여

김철웅

: 인순이 씨, 아버지가 미국인, 혼혈입니다. 남쪽 사회도 60-70년대 이 혼혈에 대한 편견이 아주 강했다는데 이런 것을 모두 극복하고 성공한 가수입니다. 텔레비전에서 간혹 보여지는 모습을 보면 아주 잘 웃고 매사에 긍정적이던데요, 이런 성격이 지금의 인순이를 만든 것 같습니다.

이현주

: 그러고 보면 인순이와 패티김을 보면 공통점이 있네요. 열정이 넘치고, 젊은 마음으로 살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는 것. 이런 것들이 그들이 나이를 잊고 살게 만들지 않나 싶습니다.


김철웅

: 얼마 전 남쪽에 왔던 밥 딜런 이라는 미국 가수가 있습니다. 60-70년대 저항노래로 유명한 포크 가수인데요, 3월 31일 내한 공연을 가졌습니다. 보통 남쪽에 온 외국 가수들은 예전에 인기 있었던, 자신이 한창 인기 있었던 때 노래를 부르기 마련인데, 이 69살의 가수는 과거에 머물지 않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공연을 새로운 노래로 채우고 단 두 곡만 자신의 인기곡으로 불렀다는 군요.

이현주

: 그래서 ‘밥 딜런’이란 가수의 예전 모습을 기대하고 공연을 찾았던 관객들은 실망했다는데요, 그러나 정작 본인은 추억 속의 가수가 되기를 거부한 것이죠.

선곡 4: 밥딜런 – Blowin in the wind

이현주

: 이런 가수들만이 아니라 요즘 신문에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이 많습니다. 미국의 91세의 요가 강사 (요가는 인도의 전통 명상법인데요, 요즘은 운동으로 많이 즐깁니다. ), 101세의 변호사가 미국 방송 CNN에 소개돼 화제가 됐습니다.

김철웅

: 미국까지 갈 것도 없습니다. 남쪽에도 130번 떨어진 끝에 운전면허 딴 할머니나 55세에 공무원 시험에 붙은 남성, 70세에 빵 만드는 자격증을 딴 할머니 얘기가 있습니다. 오히려 그분들의 나이 절반 밖에 안 되는 제가 나이가 더 먹은 냥, 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현주

: 앞에서 말했지만, 젊게 사는 방법은 열정을 잃지 않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김철웅

: 나이가 들었다고 이제 늦었다고 포기 하지 않는 것이 말씀이죠?

이현주

: 현재를 돌아오고 미래를 생각해보고, 무엇보다도 자신이 어떤 처지에 있던 간에 자신을 포기 하지 맙시다.

오늘 음악 산책 여기까지 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이현주, 김철웅 이었습니다. 마지막 곡으로 인순이, 사랑가 들으면서 인사드립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