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음악산책> 김철웅입니다. 안녕하세요, 이현줍니다.
김철웅 : 남쪽 중학교 중에는 학생의 평균 연령이 60세가 넘는 곳이 있습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 동생들 뒷바라지에 공부할 기회를 놓쳤거나 ‘여자’가 배워서 어디 쓰냐고 아예 학교에 못 갔던 할머니들이 이 학교의 학생입니다.

이현주 : 지난 해 이맘때인가요? 이 할머니 학생들이 무대에서 팝송 경연 대회를 하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한글을 못 써서 까막눈이라고 불렸던 세월을 뒤로하고 이제는 한글은 물론, 영어도 배우고 영어로 된 노래, 팝송까지 부른다고 큰 소리로 자랑하던 할머니들의 노래에 저까지 신이 났었습니다.
김철웅 : 할머니들에게 ‘팝송’을 부른다는 데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습니다.
이현주 : 다들 영어 노래의 가사가 안 외워져 혼났다고 말씀하시던데, 사실 이 할머니들에게 가사의 뜻을 아느냐, 발음이 얼마나 정확하냐가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죠?
김철웅 : 사실 팝송하면 저도 참 할 말이 많습니다. 저는 북쪽에서 러시아 말만 배워서 사실 영어는 잘 모릅니다. 요즘은 영어도 배운다고 하는데, 제가 학교 다닐 때만해도 영어는 안 가르쳤거든요? 그런데 남쪽에 와서 특히, <음악산책>에서 영어로 된 노래 제목 한번 읽으려면 그렇게 신경 쓰일 수가 없습니다...
이현주 : 그러셨어요?
김철웅 : 아휴...진땀납니다.
이현주 : 철웅 씨, 오늘 진땀 많이 흘리시겠는데요? (웃음) 오늘 <음악산책> 영미권의 대중가요, 팝송을 모아봅니다. 첫 곡 듣습니다. 비틀즈의 Yesterday.
선곡 1 비틀즈의 Yesterday
김철웅 : 바로 이 곡이 남한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팝송이라고 합니다. 몇 년 전에 영국에 연주하러 갔을 때, 한 영국 사람이 저한테 오더니 자기가 최근 만난 한 북한 사람이 ‘비틀즈 노래를 알고 있다’ 했다더군요.
이현주 : 북쪽에는 정말 극소수의 사람이 알고 있는 곡이지만 바깥세상에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것이 바로 이 비틀즈라는 가수입니다.
김철웅 : 남쪽에서는 팝송 많이 듣는데요, 북쪽에서 생각하는 그런 이유로 많이 듣는 건 아닙니다. 남한 뿐 아니라 팝송, 영미권의 대중가요는 사실 전 세계가 즐기는 대중가요라고 하겠습니다.
이현주 : 서방의 대중문화... 사실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발달해 있습니다. 문화의 주체가 바로 대중이고 특히, 미국 같은 경우에는 여러 민족이 함께 살고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어디에 사는 누구의 취향도 만족하게 할 만큼 다양한 노래 또 좋은 노래들이 많죠.
김철웅 : 지금 소개한 비틀즈도 전 세계적으로 애호가 층이 두터운 가수죠? 남한에서만 1위는 아닐 겁니다.
이현주 : 남한 사람들이 즐겨듣는 팝송 100, 이런 순위를 꼽으면 비틀즈의 지금 들으신 노래와 Let it be 라는 노래가 1,2위를 합니다. 가끔 순위가 바뀔 때도 있고요.
팝송은 사실 너무 많아서 다 소개해 드리는 것은 불가능하고요, 남쪽 사람들이 좋아하는 10곡만 선정해 봅니다.
김철웅 : 두 번째 곡입니다. 사이먼 앤 가펑클이 부릅니다.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선곡 2 Simon & Garfunkle - Bridge over troubled water
김철웅 : 둘이 함께 부르는 화음이 좋은데요. 저는 이 노래 처음 들으면서 ‘아... 내가 모르는 이런 좋은 노래가 많겠구나...’ 싶었습니다. 이 곡 시작할 때 전주 부분이 정말 좋습니다.
이현주 : 사이먼 앤 가펑클은 20 세기 미국 팝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포크 듀오 - 두 명이 함께 활동하는 통기타 가수로 꼽힙니다. 철웅 씨가 말한 것처럼 아름다운 화음, 그리고 물 흐르듯 부드러운 곡조가 이들의 장점인데요, 1960년대 말 전성기를 누린 가수들입니다.
김철웅 : 예전에 한번 영화음악을 소개하면서 이 가수들을 소개했는데 기억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소개한 이 곡은 1970년 이들의 네 번째 정규 음반에 삽입돼 무려 10주간 인기 순위 정상을 차지한 곡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마지막 정규 음반이고 이 음반 이후 이 둘은 갈라졌습니다.
이현주 : 그래도 여전히 음반을 통해 우리는 이들의 남긴 좋은 음악들은 만날 수 있네요.
선곡 3 Elton John -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
김철웅 : 엘튼 존의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 ‘미안하다는 말이 제일 힘들어.’ 들으셨습니다.
이현주 : 영미권에서 50년대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시대였고 60년대는 비틀즈, 80년대 마이클 잭슨의 시대라고 하는데요, 이 중 70년대가 엘튼 존의 시대라고 하기도 합니다.
김철웅 : 뭐 반론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이현주 : 70년대 워낙 활동한 가수가 많으니까요, 그래도 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활동한 가수였다는데 다들 동의하실 거예요.
김철웅 : 엘튼 존은 영국 사람인데요, 영국 왕립 음악원에서 공부한 음악 영재였습니다. 목소리만 들으면 미소년 같지만 사실 생김새는 키가 작고 탄탄합니다.
이현주 : 큰 피아노 앞에서 피아노를 치며 우렁찬 음성으로 노래하는 엘튼 존을 그래서 작은 거인이라고 하기도 하죠? 엘튼 존은 70년대 인기를 누렸지만 아직까지도 꾸준히 새로운 노래를 발표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이런 노래들은 지금의 젊은이들에게도 큰 호응을 받습니다.
김철웅 : 다음 곡, 이 노래 제가 정말 좋아하는 곡이에요. 음악 산책에서 한번 소개할 기회가 생기는 군요. 빌리 조엘이 부릅니다. Honesty.
선곡 4 Billy Joel - Honesty
이현주 : 1979년 발표된 곡입니다. 빌리 조엘은 미국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 자기가 작곡도 하고 노래도 부르는 가수를 이렇게 부르는데요,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입니다.
김철웅 : 기타를 치고 하모니카를 불면서 노래를 하기도 하고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하기도 하는데요, 앞서 소개한 엘튼 존이라는 가수와 흔히 비교됩니다.
이현주 : 빌리 조엘을 미국의 엘튼 존이라고 하기도 하고 엘튼 존을 영국의 빌리 조엘이라고 하기도 하는데요, 얼마 전 빌리 조엘은 1970년 가수로 활동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한국에서 공연을 했습니다.
김철웅 : 2시간이 넘는 공연이었다고 하는데, 환갑의 노장이 피아노 앞에서 열창을 하는 그 모습. 정말 대단했다고 합니다. 이런 걸 놓쳤네요...
마지막 곡이 바로 이 곡이었다는데요, 모든 관객들이 함께 합창했다는 이 노래. 함께 들으면서 인사 드릴께요. 피아노 맨입니다.
선곡 5 Billy Joel - Piano Man
이현주 : 동유럽에 자유의 목소리를 전해주던 라디오 방송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프로그램이 팝송을 전해주던 음악 방송이었다고 합니다.
김철웅 : 젊은이들은 이 팝송을 통해 자유의 바람을 느낄 수 있었던 거죠. 그리고 이 팝송의 매력은 동유럽이 장막을 걷고 바깥세상으로 나오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현주 : 팝송 몇 곡에 그렇게 큰 것을 바랄 순 없겠지만요, 이런 좋은 음악들을 아무 편견 없이 함께 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은 가져 봅니다.
저희는 이만 인사드릴게요.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지금까지 진행에 김철웅, 이현주 제작에 서울 지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