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웅, 이현주의 음악산책] 한국인 좋아하는 팝송 10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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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한 주 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음악산책> 김철웅입니다.

안녕하세요 이현줍니다.

김철웅 : 남쪽은 토요일, 일요일 양 이틀간 쉬는 직장이 많습니다. 학생들도 2주에 한번은 토요일에 수업이 없는데요, 그래서 주말을 앞둔 금요일은 여유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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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LENON-MUSEUM 일본인 남녀가 존 레논의 대형 사진 앞에 꽃다발을 놓고 있다. AFP PHOTO (-/AFP)

이현주 : 회사에서 점심시간도 좀 넉넉하게 쓸 수 있고 저녁에 술 한 잔 하기도 하고 일이 많아도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죠?

김철웅 : 이틀의 휴식이 주는 여유가 이렇게 큰데요. 저는 <음악 산책>을 녹음하면서 이 방송이 금요일 날 편성돼서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이현주 : 저도 마찬가지인데요, 음악을 들으면서 방송준비하고 있으면 다른 기자들이 질투어린 시선으로 쳐다봅니다. 노는 것과 다름없다면서요... (웃음)

김철웅 : 머리 아픈 보도와 씨름하는데, 음악 들으며 방송 준비하는 현주 씨가 얼마나 한가로워 보이겠습니까? (웃음)

이현주 : 저도 일면 이해가 갑니다. 어쨌든 오늘은 금요일, 음악과 함께 이런 금요일의 여유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선곡1: Without you - Harry Nilsson

이현주 : 첫 곡, Harry Nilsson의 Without you 들으셨습니다.

김철웅 : <음악산책>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 영미의 대중가요 10선을 소개해드립니다. 지난 시간에 5곡 소개해드렸고 오늘 5곡 더 준비했습니다.

이현주 :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을 꼽으면 바로 지금 들으신 이 노래, without you 는 항상 10위 안에 드는 곡입니다. 미국 출신의 가수 해리 닐슨이 1972년에 부른 곡인데요, 요즘 세대들에게는 1994년 미국의 여가수 머리아이 캐리가 다시 편곡해서 부른 노래가 더 익숙합니다.

김철웅 : 많이 들어본 곡이다 했더니 그 노래군요! 저도 여자 가수의 노래로 기억합니다. 이 노래, 남쪽 사람들은 취향에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남쪽 사람들은 팝송 중에서도 좀 느리고 감정이 많이 섞인 그런 노래를 좋아하는데요, 다음에 소개할 노래도 역시 비슷합니다.

이현주 : 남쪽 사람들이 유독 좋아하는 그룹입니다. Chicago 의 Hard to say I'm sorry. 미안하다고 말하기 어려워.

선곡 2: Hard to say I'm sorry - Chicago

김철웅 : 그룹, 시카고는 1966년 미국의 도시, 시카고의 드폴 대학의 학생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학생 밴드였습니다. 그러다가 1968년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되는데요, 처음에 시카고는 드럼, 기타, 건반, 트럼본 등을 연주하며 노래하는 브라스 밴드였습니다.

이현주 : 금관악기를 중심으로 하는 합주단을 브라스 밴드라고 부르죠?

김철웅 : 북쪽으로 치면 취주악단 정도 됩니다. 그러다가 록 그룹으로 성격을 바꿨는데요, 특히 노래를 부르는 피터 세트라의 청명한 음성은 정말 일품입니다.

이현주 : 1968년부터 꾸준히 활동을 해온 그룹인데요, 대표곡이 한 두곡이 아닙니다. 그 중에서도 이 노래는 1982년 발표한 16번째 음반에 수록된 곡인데요 남쪽에서는 초콜릿 광고에 삽입돼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선곡 3: Yesterday once more - Carpenters

이현주 : Carpenters의 Yesterday once more. 그 옛날 다시 한 번... 들으셨습니다.

남한의 40대 이후 세대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노래, 젊은 시절 추억을 함께 한 노래로 꼽히는 곡입니다.

김철웅 : ‘Carpenters’는 남매 가수입니다. 오빠 리처드 카펜터스, 그리고 여동생 카렌 카펜터스가 함께 노래하는 남녀 혼성 그룹인데요, 그러보니 그룹 이름이 성을 딴 거네요.

이현주 : 맞습니다. 1970년부터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그 중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노래는 이들의 1973년 발표한 음반에 수록돼 있습니다. 지금 이 노래, 그리고 Top of the world라는 곡이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김철웅 : 노래를 들어보면 거의 여동생, 카렌 카펜터스가 주로 부른 것 같습니다. 대부분 여성 목소리고 뒤에 화음이 오빠인 것 같네요. 참, 가수의 음성이 정말 깨끗하고 낭랑합니다...

이현주 : 당시, 남자 팬들이 참 많았죠? 카렌 카펜터스, 이 음색으로 많은 남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습니다. 그런데 이 가수, 33살에 요절했어요.

81년 결혼하면서 활동을 중지했는데, 그러면서 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체중이 늘었답니다. 그래서 살을 빼기 위해 음식 조절을 했는데, 이것이 심해서 거식증, 무식욕증... 혹시 아세요, 철웅 씨?

김철웅 : 저도 남쪽에 와서 처음 들어봤어요. 아마 북쪽에 계신 청취자들 들으시면 뭐 그런 병이 있나 싶으실 겁니다. 음식을 먹고 싶은 마음도 안 생기고 음식을 먹어도 몸에서 거부해 계속 구토를 하는 그런 병인데요, 사람이 엄청나게 마르더라고요.

이현주 : 맞습니다. 이 병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1983년 33살의 젊은 나이에 사망합니다. 남쪽에서도 당시 거식증이라는 병명조차 몰랐는데요, 카렌의 사망으로 이 병이 알려졌습니다.

김철웅 : 저는 카펜터스 노래 중에 Top of the world 라는 곡이 더 친근합니다. 코메디언들이 나와서 이 노래 많이 부르지 않아요? 팝송을 들리는 대로 한국말처럼 또박또박 부르면 진짜 좀 웃긴데, 이 노래를 많이 하더라고요?

이현주 : 아임 탑 오브 더 월드 룩킹.... 이런 식으로 부르는 거죠... 사실 팝송을 들으면 영어를 배운 사람도 가사를 알아듣기 힘들잖아요? 그래서 가사를 들리는 대로 따라하며 사람들을 웃기는 경우가 있는데 카펜터스의 Top of the world를 그렇게 부르는 것, 저도 들었습니다. (웃음)

김철웅 : 따라 부르고는 싶고, 가사는 잘 모르겠고, 그럼 한글로 한 글자 씩 들리는 대로 적어서 부르는 거죠.

이현주 : 맞습니다. 저도 그렇게 많이 불렀습니다.

카펜터스가 남쪽에서 인기 있을 당시, 그 때가 바로 팝송의 전성기였습니다. 남쪽 가요계에 젊은이들의 취향을 만족시킬만한 노래들이 거의 없었고 그래서 많은 젊은이들이 외국의 노래 팝송에 열광했던 거죠?

김철웅 : 들을수록 편안해 지는 카펜터스 노래, 15년이 지난 지금도 40대 남성들의 선호도 1위곡입니다.

남성들의 마음을 흔든 카펜터스의 노래를 들었으니 이제 여심을 흔든 노래도 한번 들어볼까요?

이현주 : 중후한 저음으로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프랭크 시나트라의 노랩니다. 마이 웨이.

선곡 4: My way - Franck Sinatra

김철웅 : 1975년부터 1979년 사이에 캄보디아에서 일어난 ‘킬링필드’, ‘죽음의 뜰’이란 사변에 대해 아십니까? 크메르루주의 지도자 폴 포트가 농민천국을 건설한다면서 1979년 베트남이 프놈펜을 함락할 때까지 4년간 170만 명을 죽인 사건입니다. 170만 명이면 당시 캄보디아 인구의 무려 4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입니다.

이현주 : 폴 포트가 건설하려는 농민천국을 위해 크메르루주 군은 지난 친미 정권에 협력했다며 지식인, 정치인, 군인을 죽였고 국민을 개조한다며 노동자, 농민, 부녀자, 어린이까지 살해했습니다.

공부한 사람, 중학교 이상을 다닌 사람, 외국어를 아는 사람, 안경을 쓰고 지식인처럼 보인다고 손바닥에 고생한 흔적이 없다고 사람들이 죽어갔습니다.

김철웅 : 이 엄청난 사건은 캄보디아 뉴욕 타임즈 특파원인 시드니 쉔버그의 글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이 글은 ‘킬링필드’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됐습니다.

이현주 : 영화에서 뉴욕타임지 특파원인 시드니는 취재를 위해 1973년 프놈펜에 도착합니다. 그는 현지 통역관인 캄보디아인 디스 프란과 함께 어렵게 참혹한 현장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두 사람은 캄보디아가 크메르루주에 함락되기 직전, 가족은 미국으로 탈출시키지만 자신들은 남아 엄청난 학살의 현장을 취재합니다. 수도 프놈펜이 크메르루주 군에 함락된 후 시드니와 프란은 프랑스 대사관을 찾아 도움을 청합니다. 그러나 대사관은 프란이 캄보디아인이라는 이유로 받아주지 않고 시드니만 본국으로 돌아갑니다. 그 뒤 프란은 크메르루주 군에게 붙잡히지만 각고의 노력으로 탈출하고 킬링필드, 크메르루주 군에 의해 살해당한 사람들을 집단으로 매장해 놓은 무덤을 지나 타이 난민촌으로 탈출합니다. 미국으로 돌아가 프란의 가족을 보살피며 프란을 구해보려 노력하던 시드니와 프란은 1979년 10월 9일 극적으로 재회합니다. 그리고 이 재회의 장면에서 나오는 노래가 바로 이 노래, 존 레논의 이메진입니다.

선곡 5: 존 레논 - 이메진

김철웅 : 존 레논이 1970년 비틀즈에서 나와 혼자 가수로 활동하면서 발표한 노래입니다.

이현주 : 베트남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중에 발표돼 대표적인 반전 노래로 꼽히는 이 곡의 가사는 이렇습니다. 죽이는 일도 없고 목숨을 바쳐야 할 일도 없고 모든 사람이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는 것을 상상해보세요....

김철웅 : 이번 주, 북측에서 연평도에 폭탄 여러 발을 발사했다는 소식 청취자 여러분도 잘 아실 겁니다. 일반 주민이 사는 지역에 포탄 공격이 있었고 남한 사람들은 이번 사건으로 몇 십 년 만에 전쟁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방송을 준비하는 26일에도 발사했다는 소식이 들리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듣는 이 노래, 새삼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저희는 이 노래와 함께 인사드릴께요. 편안한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지금까지 진행에 김철웅, 이현주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