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과 함께 북한의 실상을 파헤쳐보는 '인사이드 엔케이(Inside NK)'는 매주 일요일 저녁 8시에 '아프리카TV'로 생방송됩니다. 세 번째 주인공은 지난 2004년 한국에 입국해 현재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민식(가명)군입니다.

경제적 어려움이 아닌 정치적 억압 때문에
"거기서 세뇌교육을 당하다 보니까 저도 김일성이나 김정일을 찬양하는 입장이었죠. 북한은 초등학교 때 국사가 아니라 김일성, 김정일의 개인사를 배워요. 그 사람들이 신처럼 느껴지도록. 저는 이 세상에 북한 밖에 없고 김일성, 김정일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 줄 알았어요."

북한에 있을 때 민식 군은 중산층 이상의 부유층이었다. 집에 TV도 있었고 굶주렸던 기억이 없다는 민식 군. 민식 군의 어머니는 공부를 잘했지만 중국에 친척이 있다는 이유로 대학 입학을 거부당했다. 공부를 잘했지만 뜻을 펼칠 수 없는 환경 속에서 민식 군 어머니는 '내 자식들만큼은 이렇게 살게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탈북을 결심했다. 흔히 북한 주민들이 먹고 살기가 힘들어서 탈북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민식 군 가족의 경우 경제적으로 부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사상적 억압을 피해 탈북을 택했다. '자유를 찾아' 탈북한 것이다.
감시와 비판. 그리고 빨간 노트
"회장이 나와가지고 이번 주에 잘못한 일이나 반성할 일이 있으면 먼저 일어나 반성하라고…… 선생님은 옆에 앉아있고…… 그럼 교실 앞에 나가서 얘기를 하죠."

북한의 '생활총화'는 각자의 생활과 업무를 반성하고 서로 비판하는 시간이다. 생활총화를 하지 않으면 사상검토와 공개적 심한 비판을 받는다. 생활총화 때는 하루를 돌아보며 스스로를 비판해야 함은 물론 다른 사람의 잘못까지 '반드시' 비판해야만 한다. 그래서 서로를 항상 감시의 눈초리로 보게 하고 흠 잡을 구석을 찾으려고 애쓰게 만든다.
생활총화는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하는데 일주일에 한 번 '생활총화 노트'라는 빨간색 노트에 자신과 친구들의 잘못을 적는다. 반장의 주도 하에 진행되는데 먼저 이야기 하는 사람에게 상을 줘 서로를 비난하는 일에 익숙해지도록 한다.
'자유'를 찾아 떠난 중국 땅에는…
"(저희랑) 같이 있으면 위험하니까 친척들도 반겨주지 않았어요. 저희도 살 길을 찾아야 하니까. 그러다 보니 팔려가는 게 안전하다는 걸 알았죠."
2002년 겨울 살얼음이 낀 강을 건너 중국으로 넘어간 가족들과 민식 군은 중국 내에 친척이 있었지만 그 집에 오래 머물지 못했다. 탈북자라는 불법체류자 신분이 중국에 살고 있는 친척들의 안위까지 위협할 수 있었기 때문에 친척들도 민식 군 가족을 반기지 않았다. 스스로 살 길을 모색하던 민식 군과 가족은 결국 외진 시골로 팔려가는 길이 가장 안전하다는 것을 깨닫고 1만 위엔(한국 돈 약 140만원) 에 팔려가는 길을 택했다. 그 돈은 모두 브로커가 가져갔다.
"(어머니는) 싫은 사람에게 팔려가니까 그게 힘들었고, 저희는 그 밑에서 살다 보니 중국 사람들이 북한 사람이라고 업신여기고 욕하고...... 적응하느라 힘들었죠."
팔려간 곳에도 '자유'는 없었다. 민식 군 가족의 자유를 향한 여정은 계속 되는데… >> Inside NK 3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