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과 함께 북한의 실상을 파헤쳐보는 '인사이드 엔케이(Inside NK)'는 매주 일요일 저녁 8시에 '아프리카TV'로 생방송됩니다. 네 번째 주인공은 북한군 출신 탈북자로 대한민국에 입국한 지 3년 된 대학생 백요셉 씨입니다.

목숨을 몇 번씩이나 버리면서 찾아온 '자유'의 나라 대한민국
"태어나보니까 이명박 대통령, 각하를 씹을 수 있는 자유가 생겼어요…… 여러분들은 각하를 씹을 수 있는 이 자유가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지 모릅니다. 그냥 받았으니까. 너무도 쉽게 받은 은혜라서. 이 자유는 쉽게 생긴 게 아닙니다. 이걸 찾기 위해 여러분 할아버지들 수백만이 목숨을 버렸습니다. 수백만이……"

백요셉 씨는 한국에 처음 입국해서 사람들이 대통령을 마음껏 비난할 수 있는 것에 가장 놀랐다. 북한에서는 지도자의 이름을 함부로 말하면 총살형이다. 사람 100명을 죽인 것보다 더 중한 죄다.
"나한테 천국은요 배고프고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여긴(남한) 당연히 천국이죠. 우리 탈북자들은 목숨을 몇 번씩이나 버리면서 찾아오는 나라에요…… 여러분들 제발 대한민국이 소중하다는 걸 알아야 됩니다."
백요셉 씨가 목숨을 걸고 찾아온 대한민국은 한국 사람들에게는 그저 당연한 현실이었다. 백요셉 씨는 지금의 자유가 있기까지 수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뒤따랐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대한민국 에 호소한다. 백요셉 씨는 남한 사람들이 지금 누리는 자유의 소중함을 알고 그것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며 개인의 자유는 절제와 법치라는 테두리 안에서 누려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야 인민군이 될테야'
"북한 초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 첫 페이지에 '나는야 인민군이 될 테야'라고 써있어요…… 우리는 선택권이 없어요. 우리는 뱃속에서부터 이미 노동당이 앞날을 다 정해놨어요."

북한에서는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어린이들의 교과서에 군대와 관련한 내용이 등장한다. 교과서에 땅크(탱크)와 땅굴 그림이 등장하고, 어린이들은 북한군이 죽인 미군의 숫자가 몇 명인지를 묻는 수학 문제를 푼다. 운동회에서도 미국인과 일본인 사진을 붙인 간판을 세워두고 팀을 나눠 어느 팀이 먼저 그 간판을 쓰러뜨리는지를 겨루는 경기를 한다. 민방위 훈련에서는 어린 아이들도 실탄 사격을 하고 2달 동안 병영 체험도 한다.
요셉 씨가 있던 탱크 부대는 과거에는 최전방 부대였으나 미국이나 남한의 탱크에 비해 성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지금은 후방임무를 맡고 있다. 후방임무는 '잔당 소탕'이다. 요셉 씨는 남조선의 어린이, 여자를 포함한 민간인도 모두 다 죽이라는 교육을 받았다며 엄청난 충격을 받았던 당시를 떠올렸다.
이렇게 북한은 선군정치를 표방해 폭력적인 군사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반미 감정을 세뇌시킨다. 북한의 아이들에게는 미래에 대한 선택의 자유가 없다.
군대에서 처음 맛본 신라면
"그런 거(남한에서 보낸 지원 식품)는 거의 보질 못했어요. 제가 2000년에 군대에 있었는데 김정일 생일 때 군대에서 특식으로 남한 신라면 처음 먹어봤어요. 그게 최고급 특식이죠…… 남한에는 라면이 가장 흔한 음식인데 저쪽(북한)에서는 우린 특식으로 먹은 거죠. 근데 모르겠어요. 그것도 남한 국민들이 세금 내서 (북한으로)보낸 건데 군대에 보내라고 준 건 아니었겠죠."

과거에는 북한 주민들이 군복을 '범가죽'이라고 불렀다. 선군정치를 내세우는 북한에서는 군인들의 사회적 지위가 상대적으로 높았고 북한 주민들로부터 칭송 받았다. 그러나 경제난이 심해지면서 90년대 후반부터는 군대들도 먹고 살기가 힘들어져 민가를 털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군인들이 범가죽에서 도적놈으로 이름이 바뀌었어요."
식량난이 심해져 군대에 조차 배급이 끊기고 많은 군인들이 영양실조에 걸렸다. 그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서 영양실조에 걸린 군인들을 격리 수용할 정도였다. 요셉 씨는 남한에서 지원한 식량은 거의 구경해본 적도 없었고, 2000년대 들어서 김정일의 생일에 처음으로 남한의 신라면을 먹어봤다며 그때를 회상했다.
난생 처음 듣는 여자 아나운서의 애틋한 목소리
"어느 날 친구가 가져온 고물 라디오를 같이 고치다가 우연히 국가(북한)에서 분리시켰던 라디오 주파수를 연결하게 됐어요. 난생 처음 들어본 거에요. 영어 들리고 일본말 들리고 중국말도 들리고…… 갑자기 우리 말이 들려요. 근데 뭔가 달라. 우리 말이긴 한데 뭔가 이상했어요."

북한에서는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를 사면 반드시 국가보위부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하면 보위부에서 나와 조선중앙방송 채널을 제외한 다른 채널은 볼 수 없게 채널조절기능을 제거한 뒤 함부로 다시 분리시키지 못하도록 스티커를 붙여둔다. 북한 정권은 북한 주민들이 외부 정보를 접할 수 없도록 철저히 통제한다. 요셉 씨는 북한 정권을 붕괴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북한 주민이 외부세계에 대해 알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릴 적부터 기계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요셉 씨는 친구와 함께 라디오를 수리하다가 우연히 보위부가 통제하는 주파수를 잡아 남한의 라디오 방송을 듣게 됐다. 당시 사춘기 소년이던 요셉 씨에게 같은 우리 말임에도 난생 처음 듣는 부드러운 목소리와 따뜻한 말투를 가진 한국의 여자 아나운서에게 반해버렸다. 겁이 나고 죄책감도 들었지만 그 애틋한 목소리에 끌려 꾸준히 남한 방송을 듣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