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마음도 열었다

0:00 / 0:00

남한에는 각 언론사들마다 북한문제 담당 기자가 있고, 대북전문매체들도 있다. 그래선지 거의 매일 같이 특종들이 쏟아져 나온다. 마치도 평양에, 아니 김정은 집무실에 남한 언론 특파기자들이 아예 상주해있는 듯이 말이다. 북한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겐 특종으로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평양 출신의 내 눈에는 척 봐도 거짓인 기사들이 많았다. 김정은의 지시라면서도 북한에선 절대 쓰지 않는 남한 식 용어들을 열거한다거나 심지어 북한 특권층에게도 극비인 김정은의 사생활을 마치 무대 위의 상황극처럼 아주 세부적으로 묘사한 점이다.

또한 북한에선 도저히 용납되지 않을 외부의 체제논리로 북한 정권의 지시나 자료를 각색하기도 하고 아예 남한사회에서 주목 받거나 논란이 되는 특정사안에 맞춰 북한 현실을 조작하는 맞춤형 기사들까지 있었다. 진실의 경쟁이 아니라 거짓의 경쟁을 하는 생태 환경 같아 대북언론을 포기하고 싶어질 때도 있었다. 물론 그 주된 원인은 북한정권 스스로가 제공한 셈이다. 폐쇄정치를 하니 그 점을 조롱하고 최대한 역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언론은 언론다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더구나 사비를 들여 만든 뉴포커스여서 결코 싸구려 경쟁에 명예를 거는 조잡한 하류매체로 전락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남북체제의 차이점과 이질감을 기사화 하는 방식의 생명력을 고집했다. 그렇게 썼던 "남한의 연예인과 북한 주민 닮은 꼴" 기사가 신문 방송은 물론 인터넷을 통해 전 국민의 주목을 받게 됐다. 남한의 유명 연예인들을 모르는 사람이 없듯 그들과 닮은 북한 주민의 얼굴들을 찾아낸 뉴포커스의 수고가 화제가 됐다. 한편 뉴포커스는 가급적으로 탈북자들의 증언만을 근거로 기사들을 썼다. 남한에는 서울에 가보지 못한 사람이 서울을 더 잘 안다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유명한 북한 학 박사라도 자유민주주의 사고가 개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뉴포커스는 탈북자 엘리트들의 증언을 더 중시했다, 한마디로 북한 사람이 전하는 북한의 실체를 고집했다.

대외적 논리와 권위를 동원시킨 세뇌용 설득력보다 경험의 진실로 승부하고 싶었고, 그런 강점으로 뉴포커스만의 존재를 특화하고 싶었다. 정보의 전달도 중요하지만 그 정보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것도 관건이어서 뉴포커스의 주장은 항상 탈북자들의 증언과 지지로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여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뉴포커스가 정확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참으로 반가웠던 것은 해외에 근무 중인 북한 출장자들의 지지와 관심을 받았을 때였다.

사실 뉴포커스를 만들기 전 북한 정보 입수를 위해 출장자들의 포섭을 기획했었다. 뉴포커스에 앞으로 북한정보를 제공해달라고 호소하는 내용의 작은 광고지를 만들어 직원 두 명이 중국에 나갔었다. 그 광고지들을 북한 출장자들이 자주 다니는 식당이나 호텔, 상점들에 뿌렸었는데 제일 먼저 연락이 왔던 사람은 의외로 중국 동북지방에 파견돼 있는 어느 보위 부 지도원이었다. 그는 전화를 받자마자 다짜고짜로 민족반역자들을 죽여버리겠다고 생난리를 쳤다. 그랬던 그가 당신 이름으로 반 북 기사를 쓰겠다고 했더니 갑자기 선생님이라고 극 존칭을 쓰며 공손해졌다.

그처럼 북한체제의 약점을 이용한 포섭과 함께 북한 정권 붕괴를 기원하는 북한 출신 양심 인들의 사명감 있는 제보들이 모여 지며 뉴포커스는 마침내 북한 내부의 깊은 소식을 전달할 수 있는 통신원들이 생겼다. 수령 이기주의만 살아있는 북한 체제의 논리를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북한에서 벌어진 사건들도 정확하게 전달하는 뉴포커스의 신뢰도가 공포정치에 꽉 닫혔던 북한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 둘 열어놓은 것이다.

북한의 경찰조직인 인민보안부가 역사상 처음으로 뉴포커스를 물리적으로 제거하겠다는 내용의 대남 특별담화문을 발표한 것도 사실 뉴포커스가 전하는 북한 정보들이 그만큼 정확했다는 반증이고, 그래서 내부의 제보자들을 찾아내겠다는 대내 협박이기도 한 것이다. 오늘도 뉴포커스는 신뢰로 승부하는 대북전문매체로써 북한 핵보다 더 강한 진실의 무기를 키워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