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지금] 서진우 씨의 탈북 동기와 캐나다 정착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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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일고 있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그곳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소식을 전하는 캐나다는 지금 토론토에서 김계영기자입니다.

중국을 거쳐 캐나다로 간 탈북자 서진우 씨는 남한 드라마를 통해 북한과 너무 다른 세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북한을 탈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작년 4월 캐나다에 입국해 난민지위를 받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탈북자 서진우씨가 캐나다 정부가 지원하는 여러가지 사회복지 혜택을 받기 위해 정해진 사회복지 기관에 가서 면담을 하고 있는 이야기와 이곳 토론토에서 서씨가 하고 있는 여러 자원봉사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서씨가 북한을 탈출하게 된 동기와 북한을 탈출한 후 캐나다에 정착하고자 결심하게 된 이유를 전해 드립니다.

1990년대 후반 많은 탈북자들이 극심한 식량난으로 북한을 탈출했던것과는 달리 서씨는 배고픔으로 하루하루를 견디기 조차 힘들었던 상황에서도 북한을 탈출해야 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힘든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더욱 쉬지 않고 열심히 일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 서씨가 북한을 탈출해야 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은 중국에서 밀수된 한국 드라마를 접한 후라고 하는데요.

서진우: 배고프고 굶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는 오히려 거기서 '어떻게 더 열심히 노력해서 먹고 살아야 겠다'이런 생각을 했었지 나올 생각은 안했어요. 그런데 비디오를 보고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다보니까 그곳에 대한 기대감이 느껴지고 여기보다 좋다니까 '아 그곳에 가면 그런것을 다 볼수있고 참 좋겠다'라는 생각이 드니 나가야 겠다는 결심이 들더라구요.

중국에있는 친척들이 북한으로 텔레비전이나 비디오, DVD 플레이어를 보내주는 경우가 있기도 하고 북한 청진항을 통해 들어오는 물건들이 시중에 유통되므로서 북한에서도 흑백 텔레비전이나 색 텔레비전등을 구입 할 수 있다고 서씨는 전합니다. 또한CD로 복사돼 중국으로 부터 북한에 밀수된 중국영화나 한국영화는 아는 사람들을 통해 쉽지는 않지만 구할 수는 있다고 말합니다.

북한에서 서씨가 본 한국영화와 드라마는 '깡패수업', '남자의 향기', '옥탑방 고양이'등이 있는데요. 서씨는 20회 이상으로 구성된 드라마를 매일 밤 아주 어렵게 시청했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그렇게 서씨는 한국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어떤장면들이 가장 기억에 남았는지 물어봤습니다.

서진우: 그때 저는 라면이라는 것을 처음 봤어요. '옥탑방 고양이'에서는 냄비에 계란을 넣고 라면을 끓여 먹쟎아요. 그런데 그것을 최하라고 '진짜 이것만 먹고샤냐' 라고 엄마가 와서 얘기 하쟎아요. 우리는 참 저런것 먹고 싶은데 '저게 최하면 저 사람들의 생활은 어떨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게 궁금했었구요. 그리고 저희 고향에는 자전거를 많이 타쟎아요. 그런데 한국엔 차가 많더라구요. '아, 차를 타는구나'. 그런 문화적인 것을 듣고 접하다 보니까 '한국이 이런데구나' 알수 있었죠.

새로운 곳에 대한 호기심과 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으로 탈북을 결심했던 서씨는 마침내 중국으로 탈출 했고 그곳에서 한국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북한에서 이미 비디오를 통해 한국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었던 서씨지만 한국 사람들을 만나 매우 놀라웠던 점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서진우: 남한은 자본주의 사회라고 해서 길을 가다가 사람이 죽어 있어도 못본척하고 지나가고 내 자신만 생각하는 나라인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제가 중국에서 한국사람들을 만났는데 너무 친절한거에요. 우리는 사회주의, 공산주의라고 떠들면서 '우리가 참 마음이 넓은 사람들이다'라고 느꼈는데 밖에 나와 보니까 그보다 더 좋은 사람들이 있는거에요. 거기에 놀랐어요 저는 나쁜 사람들이어서 놀란것이 아니고 .... 그 부분에서 많이 굉장히 놀라고 많이 감동했어요.

서씨는 캐나다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 받게 된다면 그 후 캐나다 시민권까지 꼭 받고 싶다고 말합니다. 한국 시민권이나 미국 시민권으로는 방북이 어렵기 때문에 북한과의 외교관계가 있는 캐나다 시민권을 가지고 다시 한번 고향을 방문해 보는 것이 서씨의 간절한 바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오랜 시간 헤어져 지낸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도 만나고 서씨의 아버님이 묻힌 산소도 다시 둘러 보고 싶다고 말합니다. 서진우 씨는 고향을 다시 찾아 배고픈 시절 자신들도 먹을 것이 없으면서도 서씨 가족에게 먹을것을 나누어 주었던 아버지의 친구를 찾아 뵙고 그때의 감사함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캐나다 토론토에서 RFA 자유아시아 방송 김계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