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지금] 3년전 북한을 탈출한 임 씨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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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일고 있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그곳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소식을 전하는 캐나다는 지금 토론토에서 김계영기자입니다.

캐나다 이민∙난민국의 보고서에 의하면 올 상반기 탈북 난민 신청건수는 83건입니다.

7월 27일은 캐나다 토론토에 정착해 캐나다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난민지위 인정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탈북자, 가명을 쓰는 임현숙 씨가 죽음을 각오하고 열세살 된 딸과 함께 북한을 탈출한지 바로 3년이 되는 날인데요. 임 씨가 딸과 함께 북한을 탈출해 캐나다에 도착하기까지의 힘겨웠던 긴 여정을 들어 봅니다.

북한에서 임 씨는 건설회사에 다니며 정부로 부터 식량을 배급받아 생활했습니다. 모든 식량공급은 전적으로 정부에게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1990년 중반, 갑자기 중단된 식량공급은 임 씨 가족을 죽음의 공포로 내몰았습니다. 임 씨는 그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먹을 것을 구할 수 없어 그자리에서 힘없이 굶어 죽어간 모습을 수없이 보았고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무슨 방법이든 가리지 않아야 했다고 그때의 긴박했던 상황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보위부의 감시 때문에 어느 누구도 정부에 대한 반감을 갖는 말을 감히 할 수 조차 없었다고 임 씨는 전합니다.

임현숙

: 1차 모조리 죽는다, 올해는 2차 모조리 죽는다… 앉아서 죽는게 바보라 하죠. 아무데라도 가서 내 배라도 채우고 도둑질을 해서라도 내 가정을 살리고 이랬으니… 내 앉아 있으면 죽으니까. 그렇지만은 정부에 대해서 나쁘다고 내가 말을 못해요.

배고픔으로 인해 하루 하루를 견뎌내는 것이 너무도 힘겨웠던 임 씨는 먹을 것을 구하거나 살아남은 가족들을 살려 내기 위해서 중국으로 건너간다는 동네 이웃들의 소식들을 접하게 되었고 결국 임 씨도 굶어 죽어가는 딸을 살려내기 위해 위험을 무릎쓰고 탈출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딸과 함께 두만강을 건넌 임 씨는 무사히 중국에 도착 할 수 있었지만 중국에서의 생활도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임 씨는 중국공안과 중국에 있는 북한 보위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언제나 숨어 다니는 생활을 해야 했으며 혹 함께 탈출한 딸과 헤어지게 되지는 않을까 항상 불안한 마음으로 지내야 했다고 그때의 심경을 전합니다.

임현숙

: 그 당시 북한 사람들이 중국에 들어와서 자식을 잃어 버린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라구요. 여자들이쟎아요. 그러니까 중국 시골로 중국 브로커들이 팔아먹는거에요. 그러니까 나는 제 딸과 헤어지게 될까봐…

중국에서 임 씨는 아는 사람에게 간곡히 부탁 해서 시골에서 살고 있는 몸이 불편한 노부부를 보살펴 드리는 일을 도맡아 딸과 함께 그 집에서 살게 되었는데요. 노부부를 보살피는 댓가는 한푼도 받을 수 없었지만 임 씨는 딸을 배불리 먹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힘든일을 이겨 낼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사실 처음 중국에 도착해 지내는 동안 임 씨는 돈을 열심히 벌어 다시 북한으로 건너 갈 생각이였습니다. 하지만 중국 텔레비전이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 대해 점차 알게 되자 임 씨는 북한이 얼마나 잘못된 나라인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임현숙: 중국에 들어와 살면서 아…북한에서 살았던게 정말 바보들이였구나…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살았을까… 그러면서 내가 다시 나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거에요. 중국에서 살면서 사실 나는 벌어가지고 그래도 고향이니까… 뭐 거기밖에 모르쟎아요. 그런데 중국에 들어와 살며 보니까 밖같 세상이 너무 좋은거에요. 북한에서는 딱 닫아 놓쟎아요. 세계에 대한 국제뉴스 이런것도 없어요. 북한이 좋아서 다른 나라 대통령들이 다 오는것 처럼 이야기 하는데… 실제 밖같에서 중국에서 살아보니까…밥도 배불러서 개에게 고기를 주고 그렇쟎아요…

그렇게 중국에서 2년 반동안 함께 머물며 보살펴 드렸던 할머니와 할아버지, 두분 모두 돌아 가시자 임 씨는 불안한 신분으로 중국에서 머무르는것이 더욱 어렵게 됐습니다. 결국 임 씨는 딸과 함께 앞으로 살아가야 할 곳을 다시 찾아 나서야만 했는데요, 중국공안의 눈을 피해 항상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야 했고 어디에도 의지할 곳이 없었던 임 씨에게 다른 곳을 다시 찾아나서야 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다음시간에는 임 씨가 어떻게 중국에서 캐나다로 올 수 있었는지 그리고 임 씨와 임 씨의 딸은 캐나다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전해드립니다.

지금까지 캐나다 토론토에서 RFA 자유아시아 방송 김계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