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지금] 중국에서 건너온 탈북자 임 씨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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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일고 있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그곳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소식을 전하는 캐나다는 지금 토론토에서 김계영 기자입니다.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 캐나다에 정착해 난민절차를 밟고 있는 가명을 쓰는 임현숙씨가 딸과 함께 북한을 탈출해 중국을 거쳐 캐나다로 올 수있었던 사연과, 캐나다에서 지내는 임 씨의 생활 이야기를 들어 봅니다.

1990년 중반부터 2000년까지 이어졌던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으로 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지켜보아야만 했던 임 씨는 2007년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딸과 함께 북한을 탈출했습니다.

중국에 도착한 임 씨는 배고픔을 모를만큼 딸을 배불리 먹일 수는 있었지만 불안한 신분으로 인해 언제나 두려운 마음으로 지내야만 했습니다. 임 씨의 사정을 잘 아는 주위사람들은 임 씨가 중국에 있는 한국교회에 나가 도움을 받아 볼것을 제안해 보기도 했었지만 임 씨는 쉽게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중국에서 체포되어 강제 북송당한 탈북자가 교회를 다녔거나 한국사람을 만난 경험이 있다면 수용소로 보내져 너무나도 가혹한 고문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임 씨는 이미 다른 탈북자들을 통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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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한 교회. (RFA PHOTO/김계영)

임현숙

: 중국에 들어와서 살기 힘드니까 제일 쉬운 방법이 교회를 가게 되면 많이 도움받는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우리는 북한에서 교회라는것 정말 전혀 몰랐거든요. 몰랐는데 중국에 들어와서 한국사람 만났다거나 한국 텔레비전을 봤다거나 이 말을 북한 보위부에 잡혀 나와가지고 이 말을 내입으로 누설하면 안돼요. 내가 한국사람한테 도움 받았쟎아요. 한국 교회가서 도움 받았잖아요. 나는 북한가면 무조건 북한 종신감옥 들어가요.

임 씨는 언제나 교회에 다닌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고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중국에서 임 씨가 보살펴 드리며 의지하고 지냈던 노부부가 세상을 떠나자 정말 갈곳이 없게 되었고 임 씨는 마침내 교회를 찾아가 한국 선교사 한분을 만나게 되었는데요.

교회에서 만난 한국선교사를 통해 임 씨는 북한과 중국이외에 또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중국을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언제 어디서 중국공안이나 북한보위부에게 잡힐지 모르는 두려운 순간도 많았지만 선교사의 도움으로 임 씨는 중국 베이징 공항을 통해 딸과 함께 무사히 캐나다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리고 이곳 토론토에 정착해서도 임 씨는 다시 교회의 도움으로 어려움 없이 지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동안 언제나 배고픔과 붙잡힐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지내왔던 북한과 중국에서의 생활을 비교하면 캐나다에서의 생활은 매우 자유롭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힘들만큼 행복하다고 하는데요. 무엇보다 북한을 탈출해 중국을 거쳐 캐나다에 오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함께 잘 이겨내 준 딸이 캐나다에서 잘 적응해 나가고 있어 기쁘다고 이야기 합니다.

임현숙

: 배우고 그리고 숨어 사는것도 없고. 항상 중국에 들어 와서는 그냥 숨어 살았쟎아요. 어디 마음데로 다니지도 못하고. 그런데 여기는 구경할 수 있는것 다 하고 그러니까 너무 좋데요.

북한에 두고온 어머니와 동생을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는 임 씨는 최근 천안함사건으로 혹시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까 언제나 불안한 마음이라고 이야기 하는데요. 임 씨는 전쟁이 아닌 평화적인 노력을 통해 북한 사람들도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남과 북으로 헤어진 가족들도 하루 빨리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캐나다 토론토에서 RFA 자유아시아 방송 김계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