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지금] 탈북자 이연희 씨의 ‘간절한 바람’

0:00 / 0:00

캐나다에서 일어나는 북한의 인권 활동과 정착하는 탈북자들의 소식을 전하는 캐나다는 지금, 토론토에서 김계영 기자입니다.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 이곳 캐나다 토론토에서 생활하고 있는 탈북 난민, 가명을 쓰는 이연희씨의 이야기를 계속 해서 전해드립니다.

이연희씨는 2007년 두 아이들과 함께 캐나다 토론토에 입국해. 난민 신청을 했지만 지난 3월 캐나다 정부로부터 난민 지위를 인정 받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이씨가 남한에 정착했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실망도 컸지만 이씨는 인도 주의적 이민을 다시 신청한 상태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두 아들이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며서 친구들도 사귀며 희망찬 생활을 하고 있다는 소식, 그리고 북한에서는 알지도 못했던 아들의 생일 축하 파티를 열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 드렸습니다.

자신은 이렇게 캐나다에서 자유롭게 잘 살고 있지만 북한에 두고 온 어머니와 여섯 남매들 그리고 조카들을 생각하면 언제나 마음이 무겁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지난 10월 북한에 있는 조카 두명이 목숨을 걸고 캐나다에 있는 고모에게 연락을 시도했었다는 너무나 가슴아픈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 있는 두 조카는 5살, 6살이 되었을때 이연희씨의 오빠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지난 2007년 17살, 18살의 나이로 두 조카는 군대에 입대했습니다. 하지만 군대에 입대한 지 2년도 안돼 모두 병을 얻어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그중 큰 조카는 하반신 마비가 되어 돌아와 걸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캐나다에 있는 고모가 희망이라고 믿고 연희씨에게 전화를 시도했다고 합니다.

이연희:

하나는 건설부대에 가가지고 지붕에서 무슨 무지하게 큰게 떨어 지드래요. 척추 맞아가지고. 하반신…. 내가 진짜 그날밤 새벽 4시까지 잠을 못잤는데요. 얼마나 그게, 이제 18살인데 그 하반신, 걷지고 못하고 척추 다쳐가지고, 그래가지고 살고 싶으니까. 돈이 없쟎아요. 한달 월급이 3,000 원이에요. 그런데 하루에 맞아야 하는 주사값이 25,000원에요. 그러니 사람이 얼마나 망막하겠어요. 그러니까 그게 살고 싶어서, 얼마나 그게 살고 싶으면 고모한테다, 지팡이 짚고서 겨우 일어서 가지고 고모에게 전화좀 해달라고, 돈 달란 말을 못하고 고모한테다 어떻게 전화 좀 하면 안됩니까 이러드라재.

조카가 걸을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연희씨는 마음이 놓이는게 하나 있다고 합니다.

이연희:

그래도 아파서 이제 군대 갔다 왔으니까 다시는 군대 안가도 된다는. 병이 있어 군대 안간다는 그 희망이 좋은거지 애들한테는. 군대 가면 얼마나 고달픈데요. 제대로 먹을거 못 먹고, 영양실조 오고, 애들 목이 내 손목만 하다던데. 진짜로.

연희씨가 전화를 통해 들은 소식은 북한의 경제 상황은 점점 심각해 지고 있으며 일년동안 김일성, 김정일 생일에 단 두번 2kg의 쌀을 받은게 전부라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에 있는 조카들이 이제는 북한 밖으로, 외부세계로 눈을 돌리면 놀라운 세상, 더 좋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꼭 알았으면 좋겠다고 이연희씨는 말했습니다.

이연희:

이런 세상이 있다는거 젊은 애들이 와서 알고 깨닫고, 좋은 사람이 되면 좋지. 그게 난 희망이지. 근데 벌써 중국에 와서 조금만 살다 북한에 들어가면 못살아요. 자유가 어떤건지 아는데. 아, 이런 세상이 있다는거 아는데. 북한에서 난 진짜 이 나이 먹도록 중국에 건너오기 전까지 북한이 세상에서 제일 잘 사는 줄 알았어. 진짜로, 그러면 사람들 안믿지.

이연희씨는 캐나다에 와서 살아보니 세상에는 북한과 아주 다른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북한 주민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다고 호소합니다.

이연희:

우리 북조선 사람들이여, 정말 언제 이 넓은 세상을 다 알까? 세상이 얼마나 넓고, 살맛나는 세상이 있고, 인간다운 세상이 있는지를 알았으면 좋겠고, 라디오를 듣고, 어떤 사람들은 목숨걸고 듣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정신차리고 깨어나서,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이 아닌 진짜 민주주의가 어떤건지 알고 민주주의 국가로, 어떻게 만들어 세우는가를…. ‘한국에서 광주 민주봉기 있었던것 처럼, 한번 누가 목숨걸고 싸워보는 사람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들고 일어났으면 좋겠다.’ 제가 오죽했으면 그랬을까요. 제발 이제 정신차리구요, 제발 온 나라가 김일성의 일가를 위해서 충성하지 말고 세계의 대통령은 모두 국민을 위해서 충성하쟎아요. 북한은 거꾸로 온 나라 국민이 김일성 일가족을 위해서 충성하는 바보같은 짓을 그만하고, 자기들의 인간다운 세상을 살았으면 좋겠다. 인간으로 태어나…

이연희 씨는 북한에서 돈이 없어 치료조차 받을 수 없는 조카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조카들이 이렇게 좋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때가 곧 오기를 간절하게 바란다고 자유아시아 방송에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