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지금] 새해에도 꼭 희망을 잃지 말기를

새해 아침 피아노를 치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내일의 희망을 노래하고 있는 정미옥씨.
새해 아침 피아노를 치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내일의 희망을 노래하고 있는 정미옥씨. (RFA PHOTO/ 장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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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캐나다에서 관심이 높아가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탈북자들 그리고 한인사회 소식을 전해드리는 캐나다는 지금, 토론토에서 장미쉘 기잡니다.

드디어 201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들께 캐나다에서 새해 첫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를 축하합니다! 새해에는 여러분들이 소망하는 것이 꼭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보통 이곳 캐나다에 사는 한인들이 새해를 맞이하면“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한국식으로 서로 인사를 합니다. 캐나다 사람들은 물론 영어로 “Happy New Year!”라고 서로 인사를 하죠, 보통 겨울이 길고 눈도 무척 많은 나라 캐나다에서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이 즈음은 특별히 가족의 우애가 두터워지는 때이기도 합니다. 바깥 활동보다 집에서 지내는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부터 새해 초까지 사람들은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흥분에 들떠있습니다. 온갖 색깔의 예쁜 네온 싸인 등불로 집 안팎을 장식하고 가족들에게나 친구들에게 줄 선물을 사느라 상점들은 손님들로 북적입니다.

또 잠시 겨울을 벗어나 여름을 즐기고자 중미주의 캐리비안 해협이나 쿠바 같은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가까운 미국의 뉴욕으로 값싼 물건을 사기 위해 쇼핑여행을 가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네온장식이 빛을 뿌리는 캐나다 토론토시 중심 시청앞 광장에는 수천의 사람들이 지난해를 보내고 첫 새해를 맞이하는 마지막 한초 한초를 세기 위해 모여들어 장관을 이뤘습니다.

올해로 캐나다에 정착한지 2년째 되는 탈북여성 김옥희씨는 아직은 여기 보통 캐나다사람들처럼 해외여행을 가거나 여기저기 도시 곳곳에서 열리는 년말 행사에 많이 다니지는 못했지만 남편과 딸 이렇게 가족이 오붓이 모여 앉아 북한음식을 만들어 나누면서 행복한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북한식으로 큼직하게 만두를 빚으면서 지나온 일을 추억합니다. 김씨가 만드는 음식은 북한의 맛이며 향취가 그대로 있어 친구들이 무척 좋아한다고 합니다.

특히 옥희씨는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서 살다가 한번 북송 당해 겪은 고초를 죽어서도 잊지 못한다고 합니다. 회령 감옥에서 무름을 끊고 며칠이고 꼼짝없이 앉아있어야 했던 이야기며 그 속에서 주린 배를 움켜쥐고 옆에서 간수들이 먹는 음식냄새를 가까스로 참아야 했던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 이 캐나다에서 사는 한 순간 한 순간이 얼마나 귀중한지 모른다고 합니다.

올해로 캐나다에 정착한지 만 6년째 되는 탈북여성 정미옥씨도 새해를 맞으며 외로운 탈북 친구들을 초청해 집에서 떡도 쳐서 먹으며 새해를 즐겁게 보냈습니다.

바로 10년 전, 남편이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 목숨을 잃은 후 탈북 해 중국의 곳곳을 헤메며 다니다 천신만고 이곳 캐나다까지 올 수 있었던 정미옥씨는 지난날의 아픔을 털고 작년에는 새 남편을 만나 새 가정을 꾸렸습니다.

정미옥씨는 새해에 이렇게 행복한 곳에서 더욱더 고향의 어머니와 친구들이 생각난다며 그들을 위해 더 꿋꿋이 잘 살아갈 것을 다짐했습니다.

정미옥: 일단 우리 온 가족이 건강하고 애들이 학교에서 적응을 잘하니 이것이 저의 가장 큰 기쁨이었던 것 같아요. 지난해에 여러 가지로 좋은 일도 많았고 올해 새해를 맞으면서 고향생각도 나고 부모님 생각도 나고 그래서 고향친구들을 만나서 함께 즐겁게 보냈어요. 앞으로 우리 온 가족이 건강한 모습으로 캐나다에 이바지하고 큰 성공을 위해서 달릴 수 있는 포부를 안 아야 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10여년 전의 정미옥씨처럼 지금도 여전히 배고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곳의 형제들, 혹시 이 순간에도 감옥에서 고초를 겪고 있지나 않을 까, 그의 친구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픔니다. 정미옥씨가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희망”입니다.

정미옥: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 자신도 죽지 못해서 그곳에서 살았고 그 죽음 속에서 살아서 사선을 넘고 이 캐나다 땅까지 왔기 때문에 그 남아있는 북한 형제들도 실망하지 말고 저같이 꼭 성공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작년에 정미옥씨는 피아노를 한대 구입해서 피아노 배우기에 도전했습니다.

(피아노소리)

북한에서 이루지 못했던 음악에 대한 꿈을 이곳 캐나다에서 늦게나마 도전하고 있는 데요. 고향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내일의 희망을 담은 정미옥씨의 피아노소리가 새해의 아침에 저 멀리 하늘가로 낭낭히 울려퍼집니다.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미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