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캐나다에서 관심이 높아가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탈북자들 그리고 한인사회 소식을 전해드리는 캐나다는 지금, 토론토에서 장미쉘 기잡니다.
(현장음)
지난 5일, 캐나다 토론토 시 남서쪽에 자리한 평강교회, 이날 이곳에서는 탈북자들과 북한인권운동가들이 모인 가운데 "쉰들러 리스트" 즉, "쉰들러 씨의 명단"이라는 제목의 영화상영회가 열렸습니다.
제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나치당원이며 사업가인 오스카 쉰들러,
뇌물로 독일군을 매수해서 수용소에 수감될 유태인들을 빼돌려 자기가 운영하는 군수공장의 인부로 써서 막대한 돈을 벌게 됩니다.
공장 운영을 도와주던 유태인 회계사를 통해 그는 점점 유태인들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고 나치의 학살행위는 쉰들러의 양심을 흔들게 됩니다.
마침내 그는 자기가 번 돈을 전부 털어서 수용소장을 매수해 홀로코스트 즉, 유태인 대량학살의 희생자가 될 뻔한 1,100 여명을 극적으로 구출합니다.
실제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1993년에 제작되어 7개부문에 걸쳐 아카데미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나치의 만행을 가장 사실적으로 그려낸 세계적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날 상영회는 캐나다 북한인권협의회가 유엔이 제정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일(1월 27일) 행사의 일환으로 토론토에 정착한 탈북자들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 것입니다.
북한인권협의회 이경복 회장은 관람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영화상영 사이에 간단히 설명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경복: 아우슈비츠, 다 죽이는 데로 보내기로 다 명령이 떨어졌거든. 자기가 부리는 사람들이 다 홀로코스트 태워 죽이는데 가게 되어 있단 말이야, 그때 자기가 수용소장하고 딜을 하는거야, 그래서 리스트야, 쉰들러 리스트 명단, 그 명단에 1100명이 올라간 거야, 300,400 800 해가지고 ....이제 아우슈비츠로 보내야 할 사람들을 클라스코프로, 고향 있는 데로 보내기로 계약을 했잖아, 그래서 여자 남자 따로 화차에 실었는데 여자를 실은 화차가 잘못해가지고 아우슈비츠로 간거야, 그러니까 다시 다이아몬드 뇌물을 써가지고 되돌려 오는 거야, 이제 하는 일마다 마음의 목표가 그거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 도와줄 사람을 살리려고 하는거야,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쉰들러가 "내가 좀 더 구출할 수 있었는데 ... " 하며 울먹이는 장면에서 탈북자들은 모두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자신들의 겪은 고통스러운 지난날들과 도움 받은 과정들이 너무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영화가 끝난 뒤 탈북자들은, 전기 철조망과 가스실, 고문실, 화장터, 유대인들을 실어 나르던 기차 등의 장면이 꼭 북한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며 북한에도 '쉰들러'와 같은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탈북자(김영옥): 북한에서는 유태인이라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었어요. '쉰들러'라는 주인공이 처음에는 나쁜 일로 시작해서 좋은 일로 끝났잖아요? 숱한 사람들을 구했고.. 당연히 북한에 대해 생각하면서 아 그래 북한에도 저런 좋은 사람이 그 숱한 북한 동포들을 구하고 그러면 얼마나 좋을 까? 그런 생각을 해봤어요. 저 사람들이 다 북한사람들이었으면 얼마나 좋을 까, 나도 영화를 보면서 '쉰들러' 보다는 못해도 나도 저런 일을 할 수 없을 가.
오늘 너무 감동 많이 받았어요. 참 좋은 영화예요.
북한인권협의회 박찬도 부회장은 유태인들의 대량학살은 이미 60여년 전에 끝났는데 북한의 대량학살은 현재 진행 중이라며, 북한주민들의 해방을 위한 '쉰들러 리스트 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찬도: 북한이 훨씬 더 심한 것이지, 67년동안이나 ...잠간 이지 그것은 2차세계대전시기에, 그것은 ... 찬찬히 생각을 해봐야 해...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학살을 하고 있는데 우리가 어떤 인권의식을 갖고 있는지 찬찬히 생각을 해봐야 하고 그러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는 거야, 이런 것을 눈앞에 벌어지고 있으니까 빨리 해방시켜야 합니다....
'쉰들러 리스트 운동'과 관련해 이경복회장은 유태인들이 벌리는 야드 바솀(Yad Vashen) 운동을 소개하며, 탈북자사회나 한인사회에도 이 같은 운동의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이경복: 이 사람들이 "야드 바솀"이라는 위원회를 만들어가지고 그 당시에 어떤 놈이 나쁜 일을 했나, 어떤 사람들이 좋은 일을 했나 다 수집을 해가지고 저렇게 하는 겁니다. 후손들이 해마다 무덤에 가서 절을 합니다. 얼마나 멋있습니까? 북한도 수 년 내에 일이 날 텐데 이 사람들 처럼 이런 일이 필요하다고, 수집해가지고 어떤 사람들이 훌륭한 일을 했는지 고마움을 표해야 하고.....
'야드 바솀'이란 '추모와 이름 a memorial and a name'이란 뜻으로 홀로코스트 순교자들과 당시 영웅적 행동을 한 사람들을 찾아내 추모 하는 운동입니다.
지난 1월26일 토론토 유태인사회에서는 나치 당시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주재했던 국민당 시절의 중국총영사가 수많은 유태인들에게 출국 비자를 발급해주었던 사실을 찾아내 감사를 표하는 행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홀로코스트 기념일을 맞아 영화 "쉰들러 리스트"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남기고 끝났지만,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2,300만 북한주민들 모두를 하루속히 해방의 명단에 올려줄 북한의 '쉰들러'가 나오길 간절히 바랬습니다.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미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