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지금] 탈북민들의 음력설

북한음식을 차려놓고 설을 즐겁게 보내고 있는 김복순 할머니를 비롯한 탈북민들
북한음식을 차려놓고 설을 즐겁게 보내고 있는 김복순 할머니를 비롯한 탈북민들 (RFA PHOTO/장미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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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캐나다에서 관심이 높아가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탈북자들 그리고 한인사회 소식을 전해드리는 캐나다는 지금, 토론토에서 장미쉘 기잡니다.

전 세계적으로 음력설을 국가명절로 쇠는 나라는 중국과 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그리고 베트남입니다.

북한은 음력설을 국가명절이 아닌 민속명절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그래도 올해 설은 주민들에게 3일 동안 휴식하도록 했다는 소식에 이곳에 있는 탈북민들의 마음이 좀 가벼워졌다고 합니다.

캐나다사람들은 음력설은 쇠지 않지만 중국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음력설이 어떤 명절인지 잘 알고 있어 함께 어우러져 축제를 즐기기도 합니다.

캐나다의 스티븐 하퍼 수상은 해마다 설 명절이면 한인사회에 설 인사를 보내는 데요. 작년 설에 보낸 영상편지에서 그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우리말로 인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2013년 설 인사에서 하퍼 수상은 캐나다가 올해를 한국의 해로 정한 것만큼 한국의 전통을 알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라고 강조했습니다.

토론토 한인회관에서는 지난 9일 설날 대축제 행사를 열고 떡국을 끊여 나누어 먹으면서 윷놀이 등 민속놀이를 즐겼습니다.

이렇게 캐나다의 한인사회에서도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설 명절을 쇠는 분위기로 들떠있었는데요.

토론토 광역시의 북쪽에 자리한 핀치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는 올해 83세 되는 김복순 할머니를 비롯해 십 여명의 탈북민들과 한인들이 모여 소박한 설날잔치를 열었습니다.

(현장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날의 설 잔치를 위해 탈북민들은 각자가 집에서 할 수 있는 북한음식을 만들어 왔고 토론토의 유명한 한국음식점인 “만두향” 사장 홍사유씨는 탈북민들을 위해 만두를 비롯한 갖가지 설음식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식사를 시작하기 전, 탈북민들을 돕는 한인봉사자 음영상씨의 기도가 탈북민들의 마음을 울립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탈북동포들을 이 자리에 모아서 이 한마음 한 뜻이 되어 이 캐나다에서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통일이 될 때 그 역할을 감당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만두떡국, 순대, 송편절편, 함흥식혜 등 차려진 갖가지 음식들을 보면서 탈북민 임옥희씨는 눈물이 납니다.

임옥희: 우리 북한사람들은 설이 되어야 이렇게 쌀밥을 먹을 수 있는데 여기서는 매일 자기가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고, 정부에서 또 정착할 수 있게 돈도 나오고 그러니까…. 북한에 있을 때는 땅바닥에 떨어진 옥수수 한 알도 주어서 이렇게 먹었거든요. 종이컵 하나 정도면 한끼를 먹을 수 있었단 말입니다. 절구에 찧어서, 옥수수밥도 제대로 못 먹는데 배부를 때는 북한생각이 막…

올해 83세 되는 탈북민 김복순 할머니, 함경북도 회령이 고향인 할머니는 2003년에 북한을 떠나서 10년 동안 중국을 떠돌다가 작년에 이곳으로 왔다고 하는데요. 슬하에 하나밖에 없는 외동딸을 고난의 행군시기에 잃어버린 슬픔을 딛고 꿋꿋이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현장음)

기자: 여기 오셔서 첫 설을 쇠시는 거죠? 고향생각 많이 나세요?

김복순: 네 캐나다에서 첨이예요….그럼 많이 나요… 여기 (좋은)사람들이 많이 있으니까 즐겁습니다.

이번 설날 모임을 마련한 캐나다 탈북인권여성협회 김미연 대표는 이곳에 있는 탈북민들이 호소하고 있는 많은 어려움중의 하나가 외로움이라며 특히 탈북 어르신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설명절의 기쁨을 드리고 싶어서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습니다.

김미연: 다 북한음식 이예요. 명태식혜, 명태김치, 콩나물도

아까 탈북 분들이 먹어보니까 북한 음식 맛 그대로라고 너무 좋아했어요.

특별히 2013년 새해는 눈도 많이 오고 많이 추운데요. 저희가 언젠가는 꼭 통일이 된다는 염원을 가지고 저희들하고 같이 손잡고 탈북민들에게 저희가 힘이 되 주고 등불이 되는 그러는 2013년을 보내고 싶어요.

이제 굶을 걱정, 입을 걱정, 쓰고 살 걱정 없는 탈북민들이 새해 바라는 소원은 오직 하나, 통일입니다. 통일이 되어 자유롭게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고 먹을 것, 입을 것 등을 마음껏 나누고 싶은 바램입니다.

그 소원이 꼭 이루어지길, 2013년 음력설을 맞으며 간절히 기원합니다.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미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