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관심이 높아가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그 활동소식을 전하는 캐나다는 지금, 토론토에서 장소연기자가 전합니다.
최근 캐나다 토론토에 살고 있는 탈북민 김 씨는 지인이 알려온 전화에 황급히 몸을 피신해야 했습니다. 지인은 평소에 김 씨와 잘 알고 있는 북한선교활동에 열심인 한 목사였는데 어떤 두 명의 남성이 이 목사에게 만나자고 찾아와 사진을 보여주며 이런 사람을 본적이 없느냐고 물었다는 것입니다.
사진을 보고 그가 잘 알고 있는 탈북민 김 씨임을 바로 알아본 목사는 바로 김씨에게 전화에 몸을 피신할 것을 당부했고 김 씨는 일하다가 집에 들리지도 못하고 가족에게만 알려 황급히 몸을 숨겼습니다. 김 씨는 두 달 만에야 조심스럽게 살고 있던 아파트에 가보았는데 열쇠의 봉인이 뜯겨져 있고 집안에는 훔쳐간 물건은 없지만 분명히 사람이 침입한 흔적이 보였다는 것입니다.
북한 정찰총국에서 복무한 적이 있는 김 씨는 한국에서 익명으로 자서전도 내면서 활동하다 보위부의 추적으로 인해 이곳 캐나다에 와 살고 있는 지 8년째 되고 있는데요, 침입한 흔적으로 보나 자신의 살고 있는 것을 알아낸 수단으로 보아 분명히 북한정찰총국의 활동이 이곳 북미까지 뻗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들어 북한이 남한에서 활동하는 탈북자 인권활동가들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임의의 장소에서 임의의 시간에 테러를 가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북한이 북미지역에까지 깊숙이 들어와 활발히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진 것 은 김씨의 사례만이 아닙니다.
지난 25일, 미 연방 유타 중부지방법원 재판부는 미군용 야간 투시경 장비를 중국으로 밀반출 하려다 체포된 북한인 40대 남성에게 징역 3년 4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AP 통신 및 미주 지역 한인동포신문에 따르면 이 남성은 평양출신의 42세 김성일 씨로 캄보디아여권을 소지한 이중국적자로 미군이 사용하는 야간 투시경 장비 6세트를 미국정부 허가 없이 밀반출하려다 지난해 7월 하와이에서 체포되어 이번에 재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씨는 2종류의 야간 투시경 6세트를 현금 2만 여 달러에 구입해 중고 장난감으로 속여 중국으로 배송하는 과정에서 체포됐습니다.
김씨는 야간투시경 외에도 열상감시장비까지 구입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씨가 밀반출하려던 장비들은 미군 특수부대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미국 무기 수출통제법(Arms Export Control Act)에 따라 해외수출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씨가 소지하고 있는 캄보디아 여권에는 출생지가 평양으로 표기되어 있고 김씨가 밀반출을 기도한 최종목적지가 북한으로 보이며 대북문제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김씨가 2008년 캄보디아 국적을 취득한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외지사 청송연합회사 소속 공작원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습니다.
검찰은 김씨가 미국에서 널리 적용되는 유죄협상에서 무기수출통제법 위반을 시인함에 따라 김씨에게 적용된 미국에서의 불법 수출혐의를 철회하고 법원에 40개월 구금과 출옥 후 미국에서 추방되지 않을 경우 36개월 보호관찰을 구형키로 하는 감형에 합의했습니다.
캐나다의 자유총연맹 김홍양 회장은 이번 사건은 그 동안 북한 공작기관이 국제사회의 제재와 감시망을 피해 과감히 미국영토에까지 들어와 군용물자를 지속적으로 입수하고 있다는 의혹이 확인된 것으로써 김씨의 사건이 어떻게 다뤄지는 지는 북한정부에게도 초미의 관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홍양: 이북의 입장에서 보면 별거 아니게 처리가 되니까 점점 더 간첩 행위를 심하게 하지 않을 까 생각됩니다.
한편 또 다른 캐나다의 한 대북전문가도 이러한 사건이 만약 북한에서 일어났다면 당사자에게 사형, 또는 최소한 무기노동 단련 형이 내려졌을 것이라며 북한이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각종 도발과 방북 외국인 억류와 같은 인질 외교를 벌이고 있는 와중에 미국법원이 중대 스파이 혐의자인 김 씨에게 일부 죄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는 또한 유사사건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제사회 및 각국이 고강도 대북제재를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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